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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회장의 성공 방정식 'M&A'…다음 후보는 1.8조 투자 계획에 대상은 미정…키워드 조합하면 디즈니 유력

서하나 기자공개 2020-06-05 08:17:4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4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이 1조8000억원을 투자할 '글로벌 엔터사'는 어디일까. 키워드는 능력있는 CEO·IP·엔터테인먼트사·상장사·하드웨어 등으로 압축된다. 김정주 NXC 회장이 수차례 닮고 싶다고 언급한 '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를 비롯해 닌텐도, Electronic Arts(EA), 넷플릭스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작은 벤처에서 출발한 넥슨은 인수합병(M&A)으로 급성장했다. 시총 20조 기업이 되기까지 굵직한 M&A만 20회가 넘는다. 김정주 회장과 넥슨의 일대기를 풀어낸 책 '플레이'는 "넥슨이 미래를 창조한 방식은 미래를 사들이는 것이었다"고도 표현했다. 이번에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할 전망이다.

넥슨은 3일 "오랜 시간 여러 방식으로 강력한 지적 재산을 만들고 유지하려는 넥슨의 비전을 공유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상장사를 찾고 있다"며 "훌륭한 경영진이 운영하는 곳이자 뛰어난 IP를 창출 및 유지하는 능력이 입증된 회사에 15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피투자사에 대한 여러 가지 힌트를 남겼다. 여기에 김 회장이 그동안 밝혀온 "하드웨어 회사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소신 등을 조합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다.

맨 먼저 물망에 오른 기업은 '디즈니'다. 김 회장의 각별한 디즈니 사랑은 잘 알려졌다. 그는 오래전부터 디즈니를 가장 닮고 싶은 기업으로 꼽았다. 그는 "디즈니처럼 모든 콘텐츠 분야를 아우르는 회사가 되려면 갈 길이 멀다"며 "디즈니처럼 회사를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직접 디즈니를 찾아가 넥슨 인수를 제안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로버트 아이거' 회장은 15년간 디즈니를 이끌었다. '디즈니 왕국'을 만든 주역으로 평가되는 로버트 회장의 사퇴 소식 이후 회사 주가가 3.6% 내리기도 했다. 디즈니는 대표적인 엔터사이자 IP 기업이다. 캐릭터를 라이선스 상품,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했다.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김 회장이 언급한 '하드웨어 기업'이란 조건에도 부합한다.

일본 상장사 닌텐도도 유력 후보다. 닌텐도는 1947년 설립돼 무려 반세기 역사를 지닌 게임사다. 닌텐도의 CEO는 슌타로 후루카와는 1972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리더에 속한다. 2018년 키미시마 타츠미의 뒤를 이어 닌텐도 6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닌텐도는 강력한 콘텐츠와 IP의 보유사일 뿐 아니라 실제 게임기를 제조해 판매한다.

미국 스포츠 게임사의 강자 EA도 거론된다. EA의 설립자인 트립 호킨스는 애플에서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다 회사를 나와 EA를 설립했다. 심즈, FIFA 시리즈, NHL 시리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을 개발했다. 김 회장은 "EA는 단순히 게임 몇개를 보유한 회사가 아니다"라며 "문화가 쌓여서 조직 안에 생존력과 경쟁력과 창의력이 생긴 회사"라고 평가했다. EA는 2013년부터 전문경영인 앤드류 월슨 CEO가 이끈다.

2002년 나스닥에 상장한 넷플릭스도 후보다. 넷플릭스는 지속적인 자체 제작 콘텐츠 투자로 강력한 IP 보유사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약 1조9000억원(16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넷플릭스의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2010년 포춘지의 '올해의 기업인 50명'으로 꼽혔을 정도로 경영 능력을 입증받았다. 다만 넷플릭스를 하드웨어 기업으로 보기는 어렵다.

1994년 설립된 넥슨은 창업 10년차부터 인수합병으로 급성장했다. 2004년 '메이플스토리'의 개발사 위젯스튜디오 인수(약 400억)를 시작으로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 등을 인수(약 3800억)해 회사의 캐시카우로 키웠다. 올해까지 굵직한 인수합병만 20건이 넘는다. 주로 중소형 게임사에 투자하던 넥슨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2013년 레고거래 사이트 '브릭링크'와 2014년 명품 유모차 회사 '스토케' 등을 계기로 완전히 달라졌다. 2017년에는 비트스탬프와 코빗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는 의류회사 무스너클에도 600억원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해 매각이 무산된 넥슨은 올해 들어 자금을 차곡차곡 모으며 재정비에 나섰다. 자회사 네오플 등으로부터 '운영 및 투자재원'을 목적으로 약 2조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다. 넥슨의 곳간은 넉넉하다. 3월 말 기준 현금자산 약 5조8000억원(5176억엔)을 보유 중이다. 2019년 매출 약 2조3389억원(2087억엔), 영업현금흐름 약 1조1778억원(1051억엔)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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