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이어 '소부장' 진격…'포스트 코로나' IPO 주도 [Market Watch]예비심사 6곳 중 5곳 차지…정책 수혜 기대
전경진 기자공개 2020-06-10 15:16:4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9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상장 예비심사 청구가 빗발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발생한 증시 충격이 완화되자 앞다퉈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핵심 소부장 기업에 대한 정부 정책 수혜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코로나 여파로 실적 부침을 겪는 다른 업종과 비교해 소부장 제품 수요는 정책 지원 속에 꾸준히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는 덕분이다.시장에서는 바이오기업들의 IPO 흥행을 소부장 기업들이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IPO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한 기업이 등장하면서 투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6월 예심 83% '소부장'…제품 수요 반등, 정부 정책 '기대'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스팩 제외) 6곳 중 5곳(83%)이 소부장 업종 기업이다. 이외에도 복수의 기업이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넥스에 상장돼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이전상장 움직임도 포착된다. 제조 장비 업체 라온테크가 대표적이다. 현재 라온테크는 기술특례 제도를 활용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을 세웠다. 기술성 평가가 완료되는 대로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증시 충격이 완화되자 소부장 기업들부터 미뤄온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모양새다. 제조업체 중에서 IPO에 나서는 곳은 사실상 소부장 기업들 뿐이다.
시장에서는 코로나 이후 실적 회복이 가장 빠를 산업이 소부장 업종으로 꼽히면서 IPO를 비교적 손쉽게 추진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 자동차, 전자기기 등 완성품(전방) 제조 기업들은 코로나 여파로 국내외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수요 감소'라는 부침에 직면했다. 이에 시장 수요가 한번에 'V'자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런 제조기업들은 잇달아 외부 차입을 통해 사업자금을 마련하고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시장 수요는 떨어졌지만 신제품 출시를 통해 위기 국면을 모면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완성품 제조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은 소부장 기업들의 실적으로 들어간다. 핵심 소재, 부품, 장비들이 납품되는 추세는 최종 소비자 수요와 무관하게 꾸준하게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특히 정부의 정책 지원은 소부장 기업들에게 든든한 '뒷배'가 되고 있다. 지난해 촉발된 일본과의 무역갈등이 길어지자 정부는 핵심 소부장 기업 지원대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2019년 12월에는 직접 육성할 기업 100곳을 추려 선정하는 등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를 대내외적으로 독려하는 중이다.
즉 기업들의 설비 투자 흐름에 더해 정부의 정책으로 소부장 제품의 시장 수요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공모주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상장 기업의 IPO 후 주가 상승과 차익 실현을 기대하며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소부장 기업이 알짜 투자처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제조업 투심 소부장으로 이동 전망…바이오 IPO와 경쟁
일각에서는 소부장 기업 IPO가 바이오 업계 투심을 이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류로 부상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코로나 진단키트 개발에 잇달아 뛰어들면서 기업가치를 높였다. 질병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바이오 섹터 전체에 투심 역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소부장 기업 중에 IPO 흥행을 달성한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대표 주관한 엘이티가 대표적이다.
엘이티는 지난 4일부터 이틀간 공모가 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바 있다. 총 219만7000주를 공모하면서 제시한 희망가격은 6400원 ~7800원이었다. 그런데 경쟁률은 무려 1256대 1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를 웃도는 흥행을 기록했다. 이에 공모가도 희망밴드 최상단인 7800원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소부장 기업에 대한 투심을 살펴볼 수 있는 사례라는 평가다.
시장 관계자는 "당분간 제조기업들에 대한 공모주 투심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소부장 기업이 일반 제조업 기업들에 대한 투자 수요를 고스란히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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