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6월 12일 15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의 방향성이 가장 쉽게 바뀔 수 있는 계기는 무엇일까. 기업을 이끄는 수장의 변화다. 대표의 변화로 최근 방향성에 큰 변화가 포착되는 국내 정유사가 있다. GS칼텍스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각각 사장과 회장에 차례로 부임하면서 GS칼텍스는 정유업과 석유화학업에 국한된 사업 범위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포착된 두 갈래 어젠다는 '모빌리티'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두 분야 모두 얼핏 생각하면 정유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다만 GS칼텍스는 그룹 대표 계열사로서 그룹 전체가 생존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를 앞장서 모색하고 있다.
◇주유소 이용한 모빌리티 사업 구체화
GS칼텍스의 모빌리티 분야 진출은 허 사장이 GS칼텍스의 등기임원으로 발탁됐던 2016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GS칼텍스는 신사업 모색을 담당하는 '위디아(We+Idea)' 팀을 신설했다. 위디아팀은 신설 당시 회장 직속 조직이었다가 이후 경영기획실 산하 조직으로 개편돼 현재까지 GS칼텍스의 신사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새 조직이 만들어진 2016년부터 GS칼텍스는 자동차 O2O 서비스 업체 '카닥'과 밴처캐피탈 '스톤브릿지 성장디딤돌 투자조합'에 투자하며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모바일 주유할인 플랫폼인 '오윈'과 실시간 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엔쓰리엔(N3N)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N3N의 경우 현재는 모든 지분을 털어낸 상태다.
2018년은 타기업과의 협업이 시작됨과 함께 모빌리티 신사업에 관한 행보가 바빠진 시기였다. GS칼텍스는 당해 롯데렌탈의 자회사이자 카셰어링 업체인 '그린카'에 지분 투자를 단행함과 함께 SK에너지와 신개념 C2C 택배 서비스 '홈픽', 주유소 기반 스마트보관함 '큐부' 등을 런칭했다.
위디아팀이 신설되고부터 2018년까지의 모빌리티 사업 투자 행보를 살펴보면 주유소와 관련이 깊다. 주유소는 GS칼텍스가 보유하고 있는 핵심 자산이자 소비자와 물리적으로 맞닿아있는 오프라인 자산이다. 석유화학사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오프라인 자산을 GS칼텍스는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 이후부터 GS칼텍스는 주유소 자산을 가지고 어떻게 사업 확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SK네트웍스의 직영주유소 인수를 고려했던 점도 주유소를 이용한 신사업 확장과 궤를 함께 한다.

작년 초 허세홍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자 GS칼텍스의 행보는 본격화됐다. 전기차 충전사 인프라업체인 '소프트베리'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LG전자와 기아자동차 같은 대기업은 물론 그린카, 시그넷이브이 등 스타트업과의 업무 양해각서(MOU)를 다수 체결하기 시작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글로벌 1위 전동킥보드 공유기업인 '라임'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유사업'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셈이다. 출발지(인근 GS 편의점, GS 주유소 등)에서 인근 주유소까지 전동 킥보드를 타고, 주유소에 주차된 공유 차량으로 환승해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이동이 GS가 그리고 있는 밑그림이다.
◇'디지털 전환' 특명 내린 허태수 회장
이렇게 모빌리티에만 집중하고 있던 GS칼텍스가 올해 허태수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부임하며 또 하나의 중책을 맡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이다. 허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부임한 후 GS칼텍스에는 DX팀이 신설됐다. 그룹 차원에서의 DT를 GS칼텍스가 선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GS칼텍스는 올해 영국 원유 데이터 분석업체 '오일엑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네이버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협업과 신사업 발굴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더욱 바쁜 행보를 보였다. 기존 모빌리티 사업 역시 주유소를 거점으로 활용한 드론 배송 시연 행사를 개최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이다.
GS칼텍스 내부 관계자는 "이전부터 조금씩 시도하고 있었지만 허세홍 사장이 대표로 부임한 후 모빌리티 관련 신사업에 대한 드라이빙이 강력하게 걸린 것이 사실"이라면서 "DT 작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허태수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부임하면서 중요성을 강력히 전파하면서 GS칼텍스 차원의 투자 속도가 더욱 붙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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