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구조조정]모트롤BG 매각 순항할까…시장선 '반신반의'해외공장 실사제한·노조문제 등 암초 지적
한희연 기자공개 2020-06-23 10:58:0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2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의 모트롤사업부(BG) 매각을 위한 원매자 실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매각측은 적격인수후보자(숏리스트)를 넉넉하게 선정했으나, 오히려 이 점이 딜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며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전략적투자자(SI)들이 다수 발을 뺀 상황이지만 희망매도가격과의 갭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해외공장 실사, 노조문제 등 산적한 과제도 많아 순항 여부가 주목된다.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 모트롤BG 매각과 관련 매각측과 인수후보들은 이번주부터 경영진 인터뷰(MP)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상세 실사 과정의 중반 정도를 지나고 있다.
두산 모드톨BG 매각의 경우 지난달 28일 예비입찰을 실시했으며 숏리스트를 추려 이달 2일부터 가상데이터룸(VDR)을 개방한 상태다. 인수후보들은 VDR 실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MP 등 일정을 거쳐 최종 인수 의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VDR이 내달 초 닫힐 예정이기 때문에 본입찰은 내달 초중순 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초 모트롤BG 매각과 관련 숏리스트는 4곳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후 2개 정도가 추가돼 6곳이 실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모두 재무적투자자(FI)로 구성돼 있다. 당초 SI와의 컨소시엄을 꾀한 곳도 있었지만 고심하던 SI가 불참 의사를 밝힌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딜 중 모트롤BG 매각은 두산솔루스나 두산인프라코어 등에 비해 순항 가능성이 점쳐졌던 딜이었다. 마케팅 과정에서도 다수의 인수후보가 관심을 보이며 흥행이 예견됐다.
하지만 2라운드를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딜에 대한 열기는 다소 식은 모습이다. 인수후보 대다수는 아직 자문사 없이 자체 역량으로 모트롤BG를 들여다보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으로 딜에 뛰어들기엔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후보들의 태도가 소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경쟁자 수가 과도한 데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각측이 경쟁을 유도하려는 의도에서 상당히 많은 숏리스트를 선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나치게 소문난 잔치'라는 인식에 오히려 인수후보자들의 열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를 들여다볼수록 자세히 짚어봐야 할 점이 눈에 띄는 것에 반해 본입찰 일정까지 시간이 얼마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트롤 BG의 경우 사업부이기 때문에 캡티브 물량 파악과 독자적인 생산력 등 따져봐야 할 것이 일반적인 회사보다 더 많다는 설명이다. 또 방산부문의 분리와 관련된 것도 아직 정해진 게 없어 원매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코로나19 등 여파로 해외공장 등을 직접 보지 못한 채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모트롤BG의 경우 지난 2012년 중국 장쑤성에 장인공장을 세우고 상당량의 제품을 생산해 내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모트롤BG의 유압기기 생산실적은 국내 4만9067대, 해외 3만6353대를 나타냈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16만4257대, 해외 12만2129대의 생산실적을 나타냈다. 보고서에 잡힌 해외 생산실적은 모두 중국 공장의 실적으로 볼 수 있다.
해외공장 생산량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인수후보 입장에서는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 후 가격 산정에 반영해야 하는데 코로나19의 여파로 본입찰 전까지는 실사 등을 거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이럴 경우 일단 인수 의향서를 내고 본입찰까지 진행한 후 추후 실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원매자 입장에선 이 부분을 바인딩오퍼 가격 산정에 어떻게 녹여낼지 고심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PE업계 한 관계자는 "초반에는 그나마 모트롤 딜이 성사 가능성이 있는 딜로 여겨졌으나 최근엔 분위기가 반전된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 자문사를 선정해 자세하게 실사를 진행하는 곳도 거의 없다고 들리는데 인프라코어 매각 가능성에 따른 캡티브 물량 변화 가능성, 해외 실사에 대한 제한, 복잡한 노조문제 등 원매자로서는 상당히 불확실성이 큰 딜이라는 인식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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