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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M&A]산업은행, 매각시점 저울질…영도조선소 활용법 관건용도변경시 토지가치 급상승…부산시 보수적 스탠스 눈길

진현우 기자공개 2020-07-14 08:26:0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0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 매각 타이밍을 재고 있다. 태핑에 나선 많은 원매자들의 관심이 영도조선소에 쏠려있는 만큼 토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시장 내 분위기를 충분히 살펴보고 매각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셈법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가 '보수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13일 금융업계 따르면 산업은행은 영도조선소 소재의 토지가 상업용도로 변경되면 토지가격이 약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을 비롯해 국내 건설사들이 한진중공업 M&A에 눈독을 들이는 건 온전히 이 부지 때문이다. 조선소가 들어선 부지 규모는 약 8만평 정도로 개발 호재 측면에서 가장 확실한 인수 메리트로 손꼽힌다.

물론 산업은행이 조선·건설 부문의 분리매각이 아닌 통매각 방침을 세워놓은 상황이라 원매자들의 접근법도 아직까지 신중 모드다. 사실 영도조선소 부지 용도가 바뀔 수 있다는 확신만 서면 채권은행들이 들고 있는 지분(Equity) 인수대금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관건은 해당 부지의 용도변경 권한을 지닌 부산시의 스탠스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산시는 한진중공업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시는 최근 수년간 해운대 해수욕장 앞 101층짜리 엘시티 조성사업 과정에서 특혜성 용도변경과 유력 정관계 인사의 비리가 적발되며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세간의 이슈인 한진중공업 부지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부산시는 영도조선소 용도변경과 관련해 조선소를 따로 떼어내 부산시 안에서 이전해 영위한다면 용도변경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영도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수백 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계속해서 부산 안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일종의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반대로 한진중공업 조선사업 부문에 관심을 갖고 있던 다른 지역 내 조선업체들의 경우 인수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 애초 본거지에 영도조선소를 떼어다 붙이고 그 부지는 따로 활용하는 방안을 세워뒀을 수 있지만, 부산시가 부산이라는 지역 내로 조선소 이동의 제한을 두면 의사결정이 또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매도자인 산업은행은 부산시와 원매자들 사이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계속해서 주시하며 최소한 1~2곳 이상의 확실한 원매자가 나타났을 때 매각일정을 공식화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는 분위기다. 매각 진행과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이 결정권을 쥐고 있지만, 사실상 영도조선소 부지변경을 결정하게 될 부산시의 행보가 거래 성사 여부에 키(Key)가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영도조선소 활용법을 찾는 원매자가 한진중공업 인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며 “산업은행도 진행상황을 다각도로 살펴보며 매각작업에 속도조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산업은행은 지난해 공식 매각절차에 착수한 KDB생명보험도 1년여가 지난 최근에서야 원매자가 확실하다는 판단 하에 본입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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