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상반기 장기CP 대거 인수…한국증권 2위 [Market Watch]KTB증권과 한양증권 각각 3, 4위…증권신고서 미발행분 대다수
이지혜 기자공개 2020-07-17 14:32:2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6일 0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상반기 장기CP(기업어음) 시장에서 키움증권이 가장 많은 물량을 인수한 증권사로 이름을 올렸다. 3500억원 규모로 장기CP를 발행한 롯데카드 물량을 대거 확보했다. 뒤를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도 1000억원 이상 장기CP를 인수했다.공모채 등 회사채 시장과 비교해 중소형사들이 장기CP 인수에 두각을 보였다. 투자자만 확보하면 발행할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중소형사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덕분에 중소형 증권사들이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부분의 장기CP가 증권신고서 없이 발행됐다. 전매제한 조치 등을 통해 증권신고서 제출의무를 회피한 인상이 강하다. 장기CP는 정보 비대칭성에 따른 투자자 보호 문제, 자본시장 왜곡 등 문제를 야기한다. 증권사도 이런 책임론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키움증권, 상반기 장기CP 최다 확보…롯데카드 덕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장기CP를 인수한 증권사는 키움증권이었다. 키움증권이 인수한 장기CP는 2000억원으로 상반기 전체물량의 25%가 넘는다. 롯데카드 물량을 대거 인수한 덕분이다.
롯데카드는 6월 11일 모두 3500억원 규모의 장기CP를 발행했다. 2년물 1500억원, 2년 3개월물 1500억원, 2년 5개월물 500억원 등이다. 키움증권은 이 중 2년물과 2년5개월물을 대거 인수했다. 나머지 물량은 KTB투자증권과 부국증권이 각각 1000억원, 500억원씩 인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키움증권의 뒤를 이어 장기CP를 많이 인수한 증권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의 인수물량은 모두 1600억원으로 금액기준 시장점유율은 21%다. 비록 금액은 키움증권에 밀렸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발행사의 주문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장기CP를 가장 처음으로 발행한 키움캐피탈 물량을 2월 300억원 규모로 확보하는 것을 시작으로 3월 또 장기CP발행한 키움캐피탈과 한화건설, 현대중공업(신설), 삼성중공업의 장기CP까지 인수했다.
인수물량 기준 3위와 4위는 각각 KTB투자증권과 한양증권이다. KTB투자증권은 롯데카드와 메리츠캐피탈의 장기CP를 각각 1000억원, 100억원씩 모두 1100억원 인수했다. 한양증권은 메리츠캐피탈 물량 300억원과 대한석탄공사 물량 500억원 등 모두 800억원의 장기CP를 확보했다.
KB증권은 대한석탄공사 500억원, 롯데지알에스 200억원 등 모두 700억원의 장기CP를 인수했다. SK증권은 롯데알미늄을, 부국증권은 롯데카드 장기CP만으로 각각 인수물량 500억원을 기록해 KB증권의 뒤를 이었다. BNK투자증권은 메리츠캐피탈 물량 400억원을 인수했다.
◇한국증권, 증권신고서 미제출 장기CP 대거 인수
특징은 이들 중 롯데카드와 메리츠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발행사들이 모두 사모 방식으로 장기CP를 찍었다는 점이다. 롯데카드와 메리츠캐피탈은 조달 수단을 다각화하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비용이 더 드는 것을 감수하며 장기CP를 찍었다. 그러나 나머지 발행사는 발행 후 1년 동안 전매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 편법을 통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장기CP를 발행했다. 단, 대한석탄공사는 특수채로 분류돼 증권신고서 제출의무를 면제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이 특히 이런 부류의 장기CP를 가장 많이 인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이 할인기관을 맡은 삼성중공업, 키움캐피탈, 한화건설, 현대중공업(신설)은 각각 수백억원 규모로 장기CP를 발행했지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장기CP는 공시나 증권신고서 제출에 부담을 느끼는 발행사들이 주로 활용하는 조달수단”이라며 “금융당국이 권하지 않는 조달수단인 점을 알면서도 크레딧에 약점에 있어 수요예측을 진행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장기CP를 찍는다”고 말했다.
공모채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중소형사들도 장기CP 인수행렬에 동참한 점도 눈에 띈다. KTB투자증권이나 한양증권, 부국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장기CP는 일반 공모채나 사모채와 투자자군이 다르다”며 “발행절차 등도 간편하다보니 중소형 증권사들도 투자자만 확보하면 인수주관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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