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노리는 중견게임사]위메이드 잇단 승소로 'IP' 확장 날개⑫'미르의 전설2' 中서 돌풍, 긴 법정 분쟁 끝 승소 수익 6000억 ↑
서하나 기자공개 2020-07-20 08:16:34
[편집자주]
게임 업계 '허리'가 사라지고 있다. 수년간 각종 규제와 중국 게임사의 진격 등 어려운 환경이 지속하면서 자금력을 갖춘 대형 게임사만 살아남았다. 국내 게임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 게임사의 동반성장이 필요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중견 게임사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7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2'로 중국에서 게임 한류를 주도했지만 IP를 둘러싼 긴 법정 싸움으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최근 주요 소송에서 연이은 승소로 승기를 쥐고 있다. IP 가치를 온전히 펼쳐 재도약할 기회가 눈앞에 다가왔다.위메이드는 게임 개발자 1세대 중 한 명인 박관호 의장의 꿈에서 출발했다. 박 의장은 국민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짜는 동아리 선배들의 모습에 반해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6년 컴퓨터 동아리 친구들과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액토즈소프트를 설립했다.
그는 액토즈소프트 게임 사업부에서 국내 1세대 MMOPRG 미르의 전설1을 개발한 핵심 멤버였다. 하지만 당장 돈을 벌기보단 좋아하는 게임을 만드는 데 더욱 집중하고 싶어 2000년 2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현재의 위메이드)를 세웠다. 분사 과정에서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 지분 40%와 미르의 전설 IP의 공동소유권을 가져갔다.
순조롭던 양사의 관계는 2001년 6월 '미르의 전설2'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흔들렸다. 이 게임은 중국 출시 한 달 만에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넘고 중국 게임 순위 1위에 올랐다.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2의 IP를 무단 도용한 게임이 무분별하게 등장했다. 특히 샨다게임즈는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2 서비스를 맡기로 했지만 일방적으로 로열티 지급을 중지하고 IP를 도용한 전기세계를 출시했다.
공동 IP를 보유한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2003년 1월 샨다게임즈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중국 베이징인민법원에 공동소송을 제기했다. 이때 두 회사간 노선 차이가 갈등의 불씨가 됐다. 액토즈소프트는 샨다게임즈와 미르의 전설2 서비스를 연장하고 밀린 로열티를 전액 지급받는 계약을 맺었지만 위메이드는 사전협의 없이 진행된 양사의 계약에 반발하며 소송을 걸었다.
이후 중국 인민법원의 화해 조정에 따라 위메이드는 전기세계 저작권을 인정하고, 샨다게임즈에 걸었던 미르의 전설2 저작권 침해 소송 등을 취하했다.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간 수익 배분 비율도 정해졌다.
그러나 2004년 샨다게임즈가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하면서 양사의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위메이드는 2007년 샨다게임즈와의 계약 종료가 이뤄지면 제대로 된 이용자 데이터베이스와 업데이트 콘텐츠 등을 제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중국 내 미르의 전설2 제휴를 직접 관리하겠단 입장을 보였다.
2014년 3월 위메이드를 이끈 장현국 대표(사진)는 숙원사업으로 미르의 전설 IP 가치의 온전한 회복을 꼽았다. 합당한 로열티 수익을 받겠다는 계획도 내세웠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을 졸업하고 넥슨, 네오위즈 최고재무책임자(CFO), 네오위즈모바일 대표를 지냈다. 위메이드 계열사 아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위메이드와 인연을 맺었다.
위메이드는 2017년 액토즈소프트와 샨다게임즈가 맺은 미르의 전설2 중국 내 독점 라이선스 재계약에 대한 무효를 주장했다. 또 킹넷, 37게임즈 등과는 미르의 전설 IP에 대한 독자 계약을 맺었다. 샨다게임즈와 액토즈소프트가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며 다시 장기 법정 공방이 이어지게 됐다.
3년 넘게 이어진 소송에서 위메이드는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다. 매 분기 수십억대의 지급수수료를 지출하고 미지급 로열티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2017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60억원을 냈지만 2018년엔 -36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93억원을 냈다.
그럼에도 소송을 멈출 수 없었던 배경은 IP에 대한 권리를 다시 찾아오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올릴 수 있고, 미지급 로열티 만으로 손실을 단번에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배상금 최소 3000억원과 별개로 미지급 로열티, 미르의 전설 IP 기반 수익 등을 합쳐 승소에 따른 수익이 약 5000억~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위메이드의 연간 매출(1136억원)의 약 5배다.
위메이드는 최근 주요 법정 분쟁에서 승기를 쥐고 있다. 샨다게임즈와 액토즈소프트와의 IP 저작권 침해정지 및 손해배상청구 1심과 2심, 37게임즈를 상대로 한 소송, 킹넷의 자회사 지우링을 상대로 한 모바일 게임 용성전자 계약 위반 및 로열티 미지급 소송 등에서 모두 승소했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싱가폴, 한국, 중국법원 등에서 총 40여 건에 이른다.
위메이드는 다수의 소송 승리를 배경으로 한층 공고해진 미르 IP를 활용해 라이선스 사업을 확대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하반기 모바일 게임 '미르4'의 출시를 필두로 미르의 세계관을 활용한 영화, 드라마, 웹툰, 소설 등 다양한 IP 확장 등을 준비하고 있다.
최진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액토즈·샨다와 소송에서 싱가포르 법정이 내린 위메이드 승소 판정문은 동사가 그동안 진행한 70여건 소송 중 가장 중요한 건"이라며 "IP 권리 확보를 위한 결실과 함께 라이선스 사업의 본격화에 돌입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