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애물단지서 복덩이로]골프존카운티, 퍼블릭 전환 '규모의 경제' 달성영업이익률 30% 육박…피인수 골프장 간 영업 노하우 공유로 '시너지'
이정완 기자공개 2020-07-21 08:04:34
[편집자주]
골프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퍼블릭과 회원제 불문 '풀 부킹'이 된지 오래다. 과거 취약한 재무구조 탓에 퇴출 1호로 몰리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애물단지 신세를 벗었다. 영업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회원권 시세는 수직상승했고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차입 의존도가 높았던 사업장은 서서히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성공하고 있다. 주 52시간제와 온화한 기상여건에 더해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변수도 우호적인 경영환경을 만들고 있다. 더벨이 변화무쌍한 골프장 현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7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존카운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골프코스를 운영하는 골프장 체인 기업이다. 2012년부터 골프장 운영 사업을 시작한 골프존카운티는 부실에 처한 회원제 골프장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했다.스크린골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골프존은 골프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골프장 인수를 시작했다. 현재 골프존카운티는 연간 3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골프존뉴딘그룹의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골프존카운티는 인수한 골프장 사이의 영업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 부실 골프장 사들여 브랜드 '탈바꿈'…MBK 손잡고 대거 인수
골프존은 스크린골프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회사다. 골프존으로 시작해 기업집단인 골프존뉴딘그룹으로까지 규모가 커졌다. 골프존카운티는 골프존뉴딘그룹의 지주사인 골프존뉴딘홀딩스의 지분 100% 자회사로 출발했다.
골프존카운티는 2011년 12월 대한전선으로부터 약 480억원에 선운산CC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골프장 운영사업을 시작했다.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했던 대한전선과 종합 골프전문 기업이라는 비전이 있던 골프존뉴딘그룹 사이의 수요가 부합해 맺어진 계약이었다.
이후에도 골프존카운티는 부실에 처한 기업이 가지고 있던 골프장 매물을 사들이며 보유 골프장을 늘렸다. 2013년 부산저축은행 파산에 따라 미완공 상태로 남아있던 골프클럽Q 햄튼 인수와 2014년 법정관리에 처한 동양네트웍스의 웨스트파인CC 등이 그 사례다.
골프존카운티의 골프장 인수는 2018년 MBK파트너스 투자를 계기로 더욱 힘이 실렸다. MBK파트너스는 2017년 일본에서 골프장 체인기업인 아코디아골프를 인수한 적이 있어 대규모 골프장 운영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우리나라보다 앞선 1990년대 후반 골프장 부실을 겪은 일본은 재무적투자자가 중심이 돼 골프장 통폐합을 실시했고 골드만삭스가 세운 아코디아골프는 그 시장을 선점한 사업자였다. MBK파트너스는 골프산업 성장 기대감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골프존카운티와 협업해 동일한 사업 모델 적용에 나섰다.
골프존카운티는 2018년 5월 레이크힐스 순천, 같은 해 11월에는 국내외에서 6개의 골프장(선산CC, 제이스CC, 제이스 시사이드CC, 호텔 니치난 리조트, 고바야시 골프코스, 가노야 골프코스)을 인수했다. 2019년 2월에는 사천CC를 매입했고 올해 초에는 아트밸리CC를 인수해 퍼블릭 전환까지 마쳤다.
골프존카운티는 2017년 9월 MBK파트너스와 장기적으로 1조원을 투자금으로 유치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2018년 1월에는 기존 골프존카운티를 존속법인 골프존카운티자산관리와 사업회사 골프존카운티로 분할한 뒤 MBK파트너스가 골프존카운티에 1140억원 유상증자를 하기도 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에도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골프존 창업자인 김영찬 골프존뉴딘그룹 회장의 아들 김원일 전 골프존 대표가 지분 42.89%를 가지고 있는 골프존뉴딘홀딩스의 골프존카운티 보통주 지분율은 기존 100%에서 40%대 중반으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지분 일부를 포기하고 사업 확장을 택한 셈이었다.
MBK파트너스는 한국골프인프라투자라는 특수목적법인(SPC)를 통해 골프존카운티 보통주 지분 47.59%와 우선주 4.82%를 가지고 있다. 골프존뉴딘홀딩스의 보통주 지분율도 MBK파트너스의 보통주 지분율과 동일한 47.59%다.
◇ 영업이익률 30% 육박…골프장 운영 '노하우' 공유 활발
골프존카운티는 현재 국내외에서 총 387홀의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골프존카운티는 매출 1355억원, 영업이익 382억원을 기록해 2018년 매출 674억원, 영업이익 112억원 대비 각 101%, 241%씩 실적이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0%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골프존카운티는 여러 골프장을 인수해 하나의 브랜드를 구축했다. 지난해 골프존카운티의 영업이익률 상승 전략도 통합된 영업 전략에서 나왔다. 골프존카운티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각 골프장의 지배인을 중심으로 골프장이 운영됐는데 지난해부터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등 지역별 코스사업부장을 중심으로 조직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조직 개편 덕에 피인수된 골프장이 가지고 있던 노하우를 지역 내 다른 코스에서도 쉽게 공유할 수 있었다. 골프존카운티에 인수된 골프장이 부실을 이유로 주인이 바뀌기는 했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던 장점을 모으다 보니 긍정적인 점이 많았다.
골프존카운티는 퍼블릭 골프장이 갖는 이미지를 잘 활용하기도 했다. 골프존카운티는 스크린골프처럼 골프의 대중화를 꾀했기 때문에 퍼블릭 전환이 핵심 전략이다. 현재도 골프존카운티 선산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퍼블릭 체제다.
이를 잘 드러내는 것이 할인 혜택이다. 골프존카운티는 같은 골프장을 5번 방문할 시 그린피 5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회사 관계자는 "골프존카운티만의 할인이 고객에게 아이덴티티로 자리매김했다"며 "특히 가격이 비싼 수도권 지역 고객 후기로는 '가성비 갑'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에 2018년 인수한 골프존카운티 순천·선산·구미·감포 모두 2018년에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이들 골프장 중 순천을 제외하곤 모두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2월 인수한 골프존카운티 사천은 인수 직후부터 100억원이 넘는 매출과 순이익 65억원을 기록해 40%가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골프존카운티 감포와 더불어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에는 골프장을 인수해 운영하는 것이 아닌 임차 운영 실적도 눈에 띄게 늘었다. 골프존카운티 종속기업인 골프존카운티매니지먼트는 골프장 운영대행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지난해 골프존카운티매니지먼트의 매출은 128억원, 순이익은 9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매출 60억원, 순이익 2억원보다 매출은 2배 늘고 순이익은 4배 넘게 증가했다.
골프장을 인수해 운영하는 경험이 쌓이다보니 운영 대행 분야에서도 전문성이 높아졌다는 평이다. 이 덕에 지난해부터 골프존카운티 브랜드로 신규 운영을 시작한 골프장은 인수보다 임차 비중이 높아졌다. 골프존카운티는 지난해 신규 6곳의 골프장 운영을 시작했는데 4곳이 임차 운영하는 골프장이었다.
지난해 7월에는 무주안성 CC, 11월에는 크리스탈카운티, 레이크힐스 안성, 레이크힐스 용인, 레이크힐스 경남과 임차 운영 계약을 체결하거나 골프장 운영권을 사들여 브랜드를 바꿔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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