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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전환 러시' 비에이치, 139억 추가 전환 가능성↑ 전환가액 최저기준으로 하락, 주가와 괴리감 커…이경환 대표 지분율 희석

임경섭 기자공개 2020-07-23 08:21:57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1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업체 '비에이치'의 투자자들이 전환사채(CB) 전환청구권 행사에 나서고 있다. 올해에만 총발행주식 수의 2.16%에 해당하는 물량이 전환됐는데 그중 대부분이 최근 한 달 사이에 집중됐다. 대기 물량도 상당히 남아 있는 데다 현 주가와 전환가액의 괴리가 크다는 점에서 추가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비에이치는 올해 제3회차 CB 72만4701주(2.16%)의 전환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올해 1월 14만6922주가 전환됐고, 6월 17일부터 7월 15일까지 한 달 사이에 57만7779주가 보통주로 전환됐다. 청구금액도 123억에 달한다.

주목할 부분은 여전히 대기물량이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CB 전환이 집중되면서 제3회차 물량 중 대부분이 보통주로 전환됐음에도 여전히 139억원가량의 미전환 CB가 남아있다.

현재 주가와 전환가액의 괴리가 커 전환권청구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종가 기준 비에이치의 1주당 가격은 2만3600원선에서 형성됐다. 전환가액 1만7038원과는 6000원 이상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비에이치가 제3회차 CB를 발행한 것은 2017년 9월이었다.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으로부터 총 500억원을 조달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였고 발행 1년이 지난 2018년 9월부터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2017년 비에이치는 애플에 아이폰X 디스플레이용 FPCB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2016년까지 매년 3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2017년에는 7000억원에 육박했다.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고 해외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규 투자 유치가 절실했다. 비에이치는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베트남과 중국, 그리고 인천 본사에 시설투자를 집행하는 등 곧바로 400억원을 사용했고, 1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했다.

CB 발행 이후 수차례 리픽싱을 거치면서 전환가액은 최저 조정가액까지 내려갔다. 이 때문에 전환청구권 행사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1주당 2만2717원이었다. 하지만 2018년 3월, 10월, 11월에 전환가액이 조정되면서 1만7038원으로 하락했다. 전환가능 주식수도 당초 220만994주(6.58%)에서 293만4614주(8.58%)로 늘었다.

낮아진 전환가액으로 주가와 격차가 커지면서 2018년 말 이후 전환권행사 청구가 줄을 잇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까지 178억원 어치가 전환청구돼 신주 104만6684주를 발행했다. 이어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하락한 기간에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자 전환권행사가 재개됐다.


대규모 CB 물량의 전환은 최대주주인 이경환 대표의 지분율 하락을 동반하고 있다. 이 대표의 지분율은 2017년 말 23.13%를 기록했다. 그러나 발행주식이 증가하면서 올해 3월 말 22.02%로 하락했고, 이달 전환된 물량을 고려하면 21.54%까지 낮아진다. 현재 남은 CB도 모두 보통주로 전환되면 이 대표의 보유 지분율 21%대 유지도 어렵게 된다.

비에이치는 국내 주요 FPCB 전문 제조업체 중 하나다. 디스플레이용 FCPB가 주력 제품으로 유연성을 갖춘 절연기판을 활용해 제조한 배선판을 주로 공급한다. 전기 신호를 전달하며 스마트폰과 자동차 전장, 의료장비 등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신성장 동력으로 5G 안테나모듈용 케이블을 개발해 사업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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