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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윤사' 앞세운 신동주, 달라진 전술의 의미 이사 재선임 포기, 신동빈 해임에 집중…공격의 정당성 설정

최은진 기자공개 2020-07-24 09:25:5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15: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반격에 '광윤사'를 앞세웠다. 그간 본인의 이사직 복권에 집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윤사를 내세워 주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고 나선 최근 행보는 꽤 달라진 전술이다.

'신동주' 개인을 내세운 전략이 더이상 교섭력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에 대한 반격 프레임을 주주로서 당연한 '권리'라는 논리로 설정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광윤사'는 신동빈 회장이 어쩌지 못하는 최대 약점과도 같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신동빈 회장을 끊임없이 공격할 정당성을 부여한다.

부친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작고한 뒤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분쟁이 재점화 된 건 6월 말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주주총회에서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앞서 신동빈 회장 이사해임 및 정관변경 안건을 주총에 상정했지만 묵살됐다. 신동빈 회장의 견고한 '원톱' 체제까지 구축되며 신동주 회장의 재반격을 좌절시켰다.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신동주 회장의 최근 움직임은 여러가지로 의미하는 바가 많다. 우선 이번 롯데홀딩스의 주총에서 이사직 해임과 정관변경이라는 '주주제안'이 있었다는 점과 신동주 회장 본인의 이사회 입성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직에서 해임된 이후 줄곧 매 주총마다 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엔 본인의 '자리'가 아닌 신동빈 회장의 '해임'에만 집중했다.

주총에서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꺼내든 카드는 소송이다. 당연히 '광윤사'가 소송 주체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이고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 지분 '50%+1주'를 가지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2%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송의 주체가 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송과 함께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광윤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의 대표이사로서 관계자 멘트로만 등장했다.


미세하지만 신동주 회장의 전술이 달라지는 조짐이 감지된다. '준법경영'이라는 당연히 실현해야 하는 기치를 내세워 최대주주로서의 '주주제안'이라는 정당한 권리로 포장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 뒤에 감춰진다. 신동주 회장이 전면에 나서 '이사직에 올려달라'거나 '부친이 인정한 장자 신동주를 믿어달라'는 호소에 의존하던 기존 전술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실제로 신동주 회장은 본인이 직접 경영에 나서기보단 롯데그룹의 '정상화'에 주력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CEO)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물론 그 전제는 신동주 회장이 경영권을 쥔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신동주 본인이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 몰두하던 기존 행보와는 크게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신동주 회장 개인의 교섭력이 그만큼 추락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신동주 회장측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은 이번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본인을 이사로 올리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은 게 맞고, 본인이 직접 경영한다기 보다는 준법경영을 통해 그 누구라도 전문경영인으로서 원칙을 실현시켜주면 된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신동주 회장이 본인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광윤사를 앞세웠다는 점은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꽤 부담스러운 지점이다. 신동주 회장은 이사직에서 해임될 정도의 부정행위를 했다는 명확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있는 문제였다. 일본 대법원 판결로도 신동주 회장의 이사직 해임은 정당하다고 결론이 났기 때문에 신동주 회장이 저지른 '부정행위'의 심각성은 인정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광윤사는 신동주 회장과는 별개의 주체다. 신동빈 회장이 부정할 수도, 쉽게 없앨 수도 없는 존재다. 광윤사는 가문재산 관리업무를 위해 출범한 법인으로, 직원은 약 10여명 정도다. 실적이나 롯데홀딩스와의 재무 연결고리 등 밝혀진 건 없다. 단지 신동주 회장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정도가 알려진 것의 전부다.

신격호 회장이 작고한 상황이니 광윤사의 '가문재산 관리'라는 업무도 상당부분 퇴색될 것으로 보인다. 온전히 신동빈 회장과 롯데홀딩스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될 여지만 남은 셈이다. 신동빈 회장이 광윤사라는 존재를 끊을 수 없는 한 분쟁은 지속될 수 밖에 없고 그 정당성도 쉽게 무시하고 넘길 수 없다. 광윤사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 28%는 법적으로 주주제안 및 이사해임 등을 할 수 있는 법적장치가 부여 돼 있다.

광윤사를 통해 궁극적으로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고 나선 신동주 회장은 무엇을 원할까. 공식적으로는 주주로서의 정당한 권리행사, 그리고 '준법경영' 및 '창립이념'에 입각한 롯데그룹 정상화다. 광윤사가 일본 롯데홀딩스에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와 신동빈 회장이 아닌 자신의 철학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속내를 롯데그룹 정상화라는 말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의 다른 말인 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은 본인이 이사직에서 물러난 당시 해임 무효소송을 내고 대법원까지 가서 결국 패소한 상황에서 이제 반대로 신동빈 회장에게 같은 방식의 전술을 쓰고 있다"며 "이미 신동주 회장에 대한 신뢰기반이 상실된 상황에서 갑작스레 광윤사를 내세워 주주제안을 하고 나선 것에 당황스러울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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