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역 출신' 신명진 휴런 CFO, 1년만에 시리즈B 유치 회계사·심사역서 '의료AI' 재무총괄로, 업계 최연소 타이틀
임효정 기자공개 2020-07-30 08:05:23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9일 10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9월 벤처캐피탈(VC)업계에 반향을 일으킨 인물이 있다. 공인회계사 출신의 심사역이 피투자사의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심사역이 벤처기업으로 이동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조직이 셋팅되지 않은 초기기업에 합류한 데다 동종업계 내 최연소 CFO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최근 시리즈B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휴런의 신명진 CFO(사진·이사) 얘기다.
◇피투자사 휴런에 합류…성장 잠재력 베팅
신명진 이사는 1986년생으로 AI의료업계에서 최연소 CFO로 꼽힌다. 휴런은 의사가 주축이 돼 설립한 AI진단 기업이다. 회계사이자 VC심사역 출신인 그와 의료AI업체는 어찌 보면 어울리지 않다. 하지만 그의 업력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는 회계사로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삼일회계법인 감사본부와 딜 어드바이저리(Deal Advisory)본부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SK, 롯데 등 그룹의 국내외 AI기업 투자검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는 AI와 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로는 바이오벤처를 더 깊이 알게 됐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바이오 1호 펀드의 핵심운용인력으로 참여했다. 휴런을 발굴한 것도 이 시기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7월 메가인베스트, 아주IB투자와 함께 총 30억원의 시리즈A 투자에 이름을 올렸다.
VC심사역이었던 그가 기업의 책임자로 변신한 배경 뒤에는 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는 "한국은 단일화된 건강보험 하에 의료데이터 체계가 구축돼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 의사가 주도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휴런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신 이사가 직종을 옮겨서까지 휴런에 베팅한 이유다.
AI기술은 이미 상향평준화돼 있어 제품 출시 이후 '상용화'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다. 휴런은 엔드유저(End User)인 의사가 개발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씻기에 충분했다. 대학병원 10곳과 함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소트프웨어 출시 후 시장을 침투하기에 유리하다.
성장 가능성은 높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한 칸짜리 오피스텔에 회사가 마련됐을 뿐 조직 셋팅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신 이사의 도전에 응원보다 걱정의 목소리가 컸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VC업계에는 심사역을 일정 기간 파견해 밸류업하는 제도가 있었지만 신 이사가 택한 건 ‘올인’이었다.
그는 "파견식으로 일주일에 한 두 번 간다고 해서 회사에 과연 큰 이득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며 "올인해서 전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리즈B 153억 유치 성공…신의료기술 등재 목표
신 이사가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투자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바로 신 이사의 주요 역할이다. 휴런에 합류한 그의 1차적 목표는 시리즈B 투자유치를 1년 만에 마무리 짓는 일이었다.
우선 회계, 재무 인력을 확충해 외부에 맡겼던 기장업무를 내부화했다. 의료AI 전문 변리사를 고용하며 조직의 틀을 갖췄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파킨슨 외에 다른 뇌신경질환에 대한 파이프라인을 확충해야하는 과제도 해결했다. 시리즈A 당시 파킨슨 하나에 불과했던 파이프라인은 1년 만에 파킨슨, 뇌졸중, 치매, 뇌종양·뇌전이암으로 확대됐다. 올 상반기 파킨슨, 뇌졸중, 치매에 대해 식약처로부터 국내 2등급 허가 3건도 획득했다.
이 같은 성과는 투자 유치하는 데 호재가 됐다. 시리즈A 유치 이후 1년 만에 153억원 규모의 시리즈B 유치에 성공한 배경이다.
신 이사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1년간 휴런의 성장을 함께 일궈냈기에 자신감은 더 컸다. 그는 "내년 상반기 20건 이상의 국내외 특허 등록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신의료기술 등재를 완료해 보험 수가를 적용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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