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 온실가스 점검]롯데케미칼 배출부채 450억, 환경비용 '리스크'로지난해 150억, 올해 210억 예상…배출량 최고치 '경신 중'
구태우 기자공개 2020-08-18 10:01:33
[편집자주]
내년 국가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3차 시행기간에 들어간다. 정책 방향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할수록 더 많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유화업계는 제도 시행으로 직접 영향을 받는 업종이다. 더벨은 배출권 거래제로 인한 재무적 영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4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라스틱을 일컬어 '신의 선물'이라고 한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물성이 뛰어나다. 쉽게 가공할 수 있고, 강도도 우수하다. 이 같은 장점으로 인해 플라스틱은 일상생활에 깊숙하게 침투해 있다. 플라스틱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석유화학 기업들의 매출도 증가세다.석유화학 업체들은 업황 호황을 반기고 있다. 다만 온실가스는 석유화학 업체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플라스틱은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처리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나온다.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 기업에 징벌적 성격의 비용을 매기면서 기업의 재무적인 부담도 커졌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역대 최대 규모의 비용을 인식했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배출부채는 236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세를 고려하면 올해 45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이 수백억원의 환경비용(배출부채)을 회계에 반영한 건 이산화탄소 배출 때문이다. 기업은 정부가 제공하는 무상할당량을 초과해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유상으로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롯데케미칼은 탄소배출권 구입비용을 재무상태표의 충당부채 항목에 반영하고 있다. 배출부채 규모는 2018년 79억원이었는데, 지난해 157억원 증가하면서 23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정부의 배출권 거래제 2차 계획기간(2018년 ~ 2020년)이 끝나는 해다. 기업들은 3년 동안 쌓은 배출부채를 올해 정산해야한다.
롯데케미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처음으로 600만톤을 돌파했다. 지난해 총 61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는데, 2011년(430만톤)과 비교해 배출량이 30%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이 2차 계획기간 동안 제공받은 무상할당량은 총 1677만톤이다. 롯데케미칼은 매해 559만톤을 할당했는데, 매년 초과분이 발생했다.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2018년 30만톤을 초과해 배출했고, 지난해 58만톤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68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초과량은 12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량이 늘면서 배출량이 자연적으로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재무적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탄소배출권 수요가 급감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도 낮아졌다. 지난해 톤당 3만원 후반대에서 거래됐는데, 13일 종가 기준 1만7700원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이를 기준으로 올해 배출부채를 예상하면 214억원 수준이다.
올해 말 롯데케미칼이 지불해야 할 배출부채는 450억원을 가량이다. 지난해까지 쌓은 236억원의 충당부채에 올해 추가분 214억원을 합한 규모다.
이는 연간 이자비용을 넘는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사채 이자로 360억원(기타 이자비용 제외)을 지출했다.
과거 온실가스 등 환경비용은 기업의 재무상황에 큰 부담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고, 기업의 배출 규모가 늘면서 환경비용은 기업의 '재무 리스크'로 부상했다.
내년부터 배출권 거래제 3차 계획기간(2021년 ~ 2025년)이 시행되는데, 탄소배출권 가격은 오를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온실가스 초과 배출로 인해 원가 부담이 높아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배출량 증가로 인해 국내외에서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온실가스 공정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저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여수공장에서 22건의 온실가스 저감 활동을 진행해 총 1만3000톤을 적게 배출했다. 대산공장과 울산공장에서 저감한 양은 각각 2만5000톤, 8000톤이다.
롯데케미칼의 전사적 노력에도 초과분 규모가 커 재무적 부담을 낮추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