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을 움직이는 사람들]허인철 부회장 ‘오른팔’ 박성규 부사장⑥20년 넘게 호흡…지원본부 맡으며 영향력 확대
정미형 기자공개 2020-08-25 07:58:12
[편집자주]
‘초코파이 정(情)’으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제과업체로 우뚝 선 업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오리온그룹이다. 1956년 설립돼 창립 64주년을 자랑하는 오리온그룹은 현재 오너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 원칙으로 외부 수혈도 마다치 않는 모습이다. 허인철 부회장을 중심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오리온그룹을 이끄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4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과 박성규 오리온 부사장의 인연은 자그마치 20년이 넘는다. 허 부회장과 박 부사장은 신세계그룹 시절부터 이마트까지 오랫동안 업무 호흡을 맞춰온 선후배 사이다. 허 부회장이 오리온으로 와 가장 처음 영입한 외부 인재이기도 하다. 허 부회장이 오리온에서도 손발을 맞춰 살림을 꾸려갈 인물로 박 부사장을 낙점한 것이다.박 부사장은 허 부회장 부임 이듬해인 2015년 오리온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왔다. ‘오리온맨’이 된 지 5년여가 흐른 현재 박 부사장은 지원본부 수장으로 재무뿐만 아니라 인사, 기획, 총무 등을 총괄하며 업무 반경을 넓히고 있다.
◇허인철 부회장과 '신세계·이마트' 인연
박 부사장은 업계에서도 알려진 ‘재무통’이다. 입사 이래 재무 관련 부서에만 몸담아왔다. 1986년 신세계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박 부사장은 오리온으로 이직하기 전까지 신세계와 이마트 재무담당 상무를 지냈다.
박 부사장이 허 부회장과 연이 닿은 것은 1999년 허 부회장이 신세계 경영지원실(현 경영전략실) 경리팀장을 맡으면서다. 박 부사장은 이때부터 허 부회장이 2011년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사장으로 승진할 때까지 10년 넘게 직속 부하 직원으로 있었다. 허 부회장이 사장 승진할 당시 후임 상무로 승진한 이도 박 부사장이었다.
특히 신세계 경영전략실 출신이라는 점에서 박 부사장은 검증된 인재나 다름없었다. 신세계 경영전략실은 그룹의 컨트롤타워로 엘리트 집단의 산실로 통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이곳을 거쳐 갔고 허 부회장도 경영전략실 사장을 거쳐 이마트 대표까지 올랐다.
2012년에는 허 부회장과 함께 이마트로 나란히 자리를 옮겼다. 2011년 5월 신세계가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으로 인적분할 한 뒤 이듬해 2월 이마트 수장으로 허 부회장을 보내면서다. 당시 인적 분할을 진두지휘한 인물이 허 부회장으로 박 부사장도 이를 서포트했다.
오리온으로 온 이후 맡은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도 오리온 인적 분할이었다. 오리온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기존 오리온을 분할해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으로 나누어야 했다. 이미 신세계와 이마트에서 회사 분할을 경험해 본 박 사장은 재무 총괄로 역량을 발휘하며 성공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 지었다.
◇‘재무’ 전공 살리며 부채비율 개선
박 부사장은 허 부회장의 부름에 응답한 이후 오리온에 신세계그룹 DNA를 심는 데 일조하고 있다. 회사 체질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실제로 박 부사장이 살림을 맡은 이후 오리온 부채비율은 꾸준히 감소했다. 2014년 109.1%(분할 전)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47.1%로 줄었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실적이 고꾸라지기도 했지만 재무건전성 제고에 주력한 덕분이다.
지난해 말부터는 조직 내 중량감이 더 커졌다. 지난해 오리온그룹은 인사와 함께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기존 16부문 60팀에서 4본부 17팀으로 정비했다. 이때 경영지원과 재경 등의 부서를 묶어 지원본부를 신설하고 첫 지원본부 총괄로 박 부사장을 앉혔다.
이 밖에도 박 부사장은 오리온 농구단인 고양 오리온스 단장을 맡고 있다. 오리온으로 옮겨온 이후 지금까지 약 5년간 단장을 맡았다. 오리온 농구 단장은 오리온 내 주요 임원이 맡아온 자리로 이 전에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비서실장인 백운하 전무가 맡아왔다.
오리온 관계자는 “재경업무를 총괄하며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고 효율 경영 체제 기반을 구축해 그룹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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