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석 회장, 엔터메이트 재투자…노림수는 [오너십 시프트]④M&A 후 유증 참여…잔여분 평단가 756원, 차익실현 기회
박창현 기자공개 2020-08-21 08:20:1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8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진석 크리스에프앤씨 회장이 다시 한번 투자 승부수를 던졌다. 엔터메이트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미 두 배의 수익을 낸 데 이어 지분 재투자 결정까지 내렸다. 1년 전 M&A 파트너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재차 차익 실현을 노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우 회장 측의 엔터메이트 잔여 보유분 평균 매입 단가는 800원이 채 안되지만, 현재 주가는 2000원을 넘어선 상태다.우 회장은 엔터메이트 투자를 통해 대박을 터뜨렸다. 그 시작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 회장은 배우자 윤정화 씨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투자회사 '와이즈얼라이스'를 앞세워 엔터메이트 경영권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총 1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515만여주(23.54%)을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1년 뒤 보호예수 의무가 사라지자 우 회장은 엔터메이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당초 코스닥 상장사 '세미콘라이트'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추가 계약 미이행으로 협의가 결렬됐다. 계약 해지 후 다시 찾은 인수자가 2대주주인 '제이앤제이인베스트먼트(제이앤제이)'였다.
제이앤제이는 작년 우 회장이 엔터메이트를 인수할 때 함께 밑그림을 그린 핵심 재무적투자자(FI)다. 기업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공동 투자자 측에 경영권을 넘기면서 M&A 불발 후폭풍을 최소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우 회장은 인수자 측에 엔터메이트 보유 지분 중 75%에 해당하는 1136만여주만 팔았다. 주당 처분가격은 1320원으로, 최초 취득가격 660원의 2배에 달한다. 100% 프리미엄을 얹어 지분을 판 셈이다.
우 회장은 일부 지분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엔터메이트 지분 재투자 결정도 내렸다. 이번에는 경영권을 쥐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크리스에프앤씨'를 활용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엔터메이트 유증에 참여해 총 15억원을 투자했다.
크리스에프앤씨 최대주주는 '크리스에프앤씨인베스트(34.23%)'이지만, 우 회장 측 우호 지분을 모두 합치면 지분율이 역전된다. 당장 우 회장과 윤 씨가 개인적으로 각각 5.96%, 19.43%의 지분을 들고 있다. 여기에 가족 투자회사 와이즈얼라이언스 보유분(12.93%)까지 더하면 지배력이 38%까지 치솟는다. 대표이사직 역시 우 회장이 직접 맡고 있다.
우 회장 측은 엔터메이트 경영권을 내려놨지만 2대주주를 주축으로 한 우호 투자 세력의 경영권 안정화를 돕고, 다시금 차익 실현 기회를 잡기 위해 이 같은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와이즈얼라이스는 보호예수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잔여 지분 387만여주를 언제든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다. 주당 투자 단가도 660원에 불과해 차익 시현 마지노선도 낮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유증 참여 때 10% 할인율을 적용받으면서 주당 1000원에 엔터메이트 지분을 취득했다.
현재 엔터메이트 주가는 게임주들이 포스트 코로나 테마주로 각광을 받으면서 급등한 상태다. M&A 계약 당시 1200원 안팎 수준이었던 주가는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더니 지난주 2000원 벽을 넘어섰다. 우 회장 측의 엔터메이트 평균 투자 단가는 756원 수준이다. 따라서 현재 주가를 반영할 경우, 평가이익만 75억원에 달한다.
다만 크리스에프앤씨는 올해 3자 배정 유증에 참여해 지분을 취득한 만큼 1년간 보호예수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투자 원가 대비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만큼 여유를 갖고 투자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진석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와이즈얼라이언스, 크리스에프앤씨가 엔터메이트 경영권 매각 후에도 여전히 적지 않은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현재는 최대주주가 아닌 단순 투자자이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언제든 자금회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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