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에 IPO 시장 노심초사 대규모 IR 취소, 다시 비대면 모드…유통시장 급락 가능성도 배제못해
이경주 기자공개 2020-08-20 14:59:57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8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IPO(기업공개) 시장 관계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IPO시장과 직결돼 있는 국내 주식시장이 또 다시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코로나19 초기는 확산세가 일부 지방에 한정됐다. 반면 이번 유행은 수도권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조기진화가 안될 경우 투자자들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해 투심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
당장 내주 기관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 올 하반기 최대어 ‘카카오게임즈’가 시험대에 서게 됐다.
◇학습효과 의미 없어…전국 재유행 땐 '새국면'
정부는 지난 16일부터 서울·경기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 모임·행사가 금지되고 다중시설 운영금지, 근무인원 제한 조치(재택근무) 등이 다시 시행된다. 12일부터 닷새간 전국적으로 801명, 수도권에서 666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대유행 초기' 국면이 분명해진 탓이다.
당장 IPO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6~7월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하나 둘 시행했던 대규모IR이 다시 불가능해졌다. 한 초대형IB IPO본부장은 “일부 발행사와 계획했던 대규모IR과 기자회견 취소를 결정했다”며 “당분간은 코로나19 초기 때와 같이 소규모IR과 온라인IR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IR에 대한 제약은 작은 문제다. 예측불허 상태가 된 증시를 가장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직전 파장과는 다른 형태로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올 3월 코로나19 파장이 시작됐을 땐 증시는 예상외의 반전을 거듭했다. 코스피지수가 1300선까지 떨어졌지만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현재는 2400선으로 회복됐다.
동학개미운동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와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가 반면교사가 됐다. 대형 악재 직후 급락한 증시가 1~2년 뒤 원상복귀된다는 것을 깨달고 코로나19 위기에선 선제투자를 했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번 재유행은 증시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IB업계 시각은 달랐다. 코로나19 초기엔 신천지사태로 확산세가 대구와 경북 지역으로 한정됐다. 이번 재유행은 인구가 밀집한 서울과 수도권 중심이다. 대유행으로 번질 경우 투자자들이 새국면이라고 판단해 증시가 다시 급락장세로 돌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선 본부장은 “사람(투자자)들은 경험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선 무조건 두려워 한다”며 “이번 재유행이 조기 진화되지 않고 크게 확산되는 경우가 바로 경험하지 않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면 학습효과도 무용지물이 되고 주식시장과 IPO시장 모두 다시 침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증시가 실제보다 고평가돼 있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코스피 2400선은 코로나19 파장 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번 재유행이 증시 조정에 대한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선 본부장은 “시장은 항상 핑계를 찾아 반등이나 반락 분위기를 형성한다”며 “코스피가 1300으로 빠졌을 때 반등 기미를 찾았듯이 거꾸로 과열돼 있는 현재는 작은 이유로도 조정을 받는다. 이번 재유행이 하락장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최대어 카카오게임즈가 투심 가늠자
당장 내주 공모를 앞두고 있는 올 하반기 최대어 카카오게임즈가 IPO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딜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26~27일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규모가 3200억원(공모가 하단기준)이르는 빅딜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장단점이 있는 발행사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언택트 수혜주인 게임 퍼블리싱 기업이다. 글로벌 메가히트작 배틀그라운드 PC버전을 국내 유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오히려 실적이 개선세에 있다. 반면 고평가 지적도 있다. 퍼블리싱 사업구조 탓에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데 IPO밸류(기업가치) 산정에 적용한 주가수익비율을(PER)은 35배 수준으로 높게 정했다.
때문에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판단은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 규모와 이에 따른 증시 분위기가 수요예측 결과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초대형IB IPO본부장은 “IPO주자들은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나서 6개월의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한 번 실패해도 재도전에 나선다는 각오로 차분히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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