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금채권 유동화, 성장세 뚜렷…여전사·대기업 '윈윈' [Market Watch]매출채권 ABS 시장 선두, 단말기할부채 빈자리 메워…기업 조달 도구로 부상
피혜림 기자공개 2020-08-24 14:30:0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1일 0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성장세가 매섭다. 올 상반기에만 5조원에 육박하는 물량을 쏟아내 매출채권 유동화 시장 규모를 키웠다. 매출채권 유동화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단말기 할부대금채권 ABS의 발행세가 주춤해진 사이 카드대금채권 유동화물이 새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해당 유동화물의 경우 카드사와 기업 양측이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카드사의 경우 기업 카드대금채권을 활용해 조기에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 역시 카드사를 매개로 자금 조달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규제차익(regulatory arbitrage)을 기대할 수 있다.
◇카드대금채권 ABS, 매출채권 유동화 시장 성장 견인
지난달 기업 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 규모는 8665억원 수준이었다. ABCP 시장에서 발행된 매출채권 유동화물(1조 5287억원)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특수목적회사(SPC) 비케이에이스제십오차(2916억원), 써니드림제이차(1134억원), 지아이비랩제일차(1069억원), 에스알월드제일차(1060억원), 비케이에이스제육차(750억원), 비케이에이스제십삼차(639억원), 비케이에이스제십이차(536억원), 드래곤라인(511억원), 엔젤레스제십오차(49억원) 등이 발행한 결과다. 해당 SPC는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 현대제철, LG디스플레이, LG화학, 삼화페인트공업 등의 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물을 조달했다. 당초 카드대금채권을 보유했던 곳은 신한카드와 우리카드 등이었다.
카드대금채권 유동화물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법인회원에 대한 구매전용카드대금채권 유동화 규모는 4조 9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대금채권 유동화물은 2018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존재감이 희미했으나 그해 3분기를 기점으로 꾸준한 발행세를 이어오고 있다.
매출채권 유동화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달라졌다. 올 상반기 휴대전화 단말기 할부대금채권(3조 8000억원)을 뛰어넘는 발행 규모를 기록한 것은 물론 매출채권 유동화 시장 내 비중을 42.7%로 끌어올렸다.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 탓에 성장이 정체된 단말기 할부대금채권 유동화물의 공백을 톡톡히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카드사·기업, 유동성 확보 용이…발행세 이어질 듯
관련 업계에서는 카드대금채권 ABS를 통해 카드사와 기업이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발행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카드사의 경우 기업 카드대금채권을 SPC에 넘겨 자금 마련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카드대금채권이 줄어든 만큼 해당 기업에 대한 결제 한도를 늘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점유율(MS) 개선과 수수료 상승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카드대금채권 유동화의 장점은 상당하다. 결제 한도 증가로 카드사를 매개로 한 자금 조달 규모를 늘릴 수 있다. 더욱이 카드 이용 금액은 차입금으로 잡히지 않는다. 카드대금채권 유동화의 경우 대부분 기업 크레딧에 연계해 등급을 부여하지만, 해당 기업의 차입지표를 악화시키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유동화 대상이 되는 카드대금채권 채무자는 대부분 크레딧 이슈가 부상했거나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선 기업들이었다. 일례로 지난달 발행된 카드대금채권 ABCP의 30% 가량(약 2640억원)이 LG디스플레이 채무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물량이었다. LG디스플레이 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물의 경우 꾸준히 시장에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AA급 크레딧이 올해 A+까지 하락하는 등 신용도 하방 압력 부담에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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