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단 스튜디오드래곤]해외 진출 준비 완료…'현지제작'도 노린다③미국법인 3곳 설립, 글로벌 드라마스튜디오로 도약 목표
정미형 기자공개 2020-08-28 08:03:53
[편집자주]
설립 4년 만에 2조원의 콘텐트 공룡으로 거듭난 스튜디오드래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에 의한 언택트(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는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도약하는 스튜디오드래곤은 곧 국내 콘텐츠 시장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평가다. 이에 더벨은 스튜디오드래곤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향후 성장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5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상반기 중 미국 현지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지난 몇 년간 준비해온 미국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올해 초부터 현지 법인 설립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진척이 조금 더디긴 했지만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이미 구체적인 목표도 세운 상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타임워너, 월트디즈니와 경쟁할 정도의 세계 톱10 미디어 콘텐츠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내걸었다. 국내와 아시아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지 기획부터 제작까지 '국내 첫 사례'
현재 스튜디오드래곤이 미국 현지에 설립한 법인은 세 곳이다. 해외법인 투자와 관리를 담당하는 스튜디오드래곤인베스트먼트(Studio Dragon Investments, LLC)를 1월 설립하고 이어 방송 프로그램 제작 및 공급업을 주로 하는 스튜디오드래곤프로덕션(Studio Dragon Productions, LLC)과 스튜디오드래곤인터내셔널(Studio Dragon International, INC.)을 차례로 세웠다.
설립한 현지 법인 숫자와 역할만 봐도 스튜디오드래곤이 의미하는 해외 진출이 어떤 모습인지 대략 짐작해볼 수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제작사의 해외 진출이라 하면 국내에서 제작한 작품의 해외 시장 공급이나 판권 판매에 그쳤다. 그대로 수입해 현지에서 방영하거나 국내 드라마 ‘굿 닥터’가 미국 ABC에서 동명 드라마로 리메이크된 것처럼 다시 만들어지는 게 전부였다는 이야기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원하는 현지 진출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기존 지적재산권(IP) 판매와 더불어 현지 제작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 작가와 현지 배우들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현지 시장에 납품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 등 현지 제작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이미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부터 밑 작업을 차근차근 준비해온 상태다. 지난해 글로벌 1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넷플릭스와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미국 TV드라마 명가로 꼽히는 HBO와 손잡고 영화 ‘기생충’을 리메이크해 공동 드라마 제작하는 데 합의했다. 또, '터미네이터'와 '미션임파서블'로 유명한 할리우드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스튜디오드래곤 IP인 드라마 ‘호텔 델루나’ TV 시리즈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신규 시리즈를 위한 현지 드라마 작가 섭외도 함께 진행해 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프로젝트가 가시화되며 성장 잠재력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OTT 업체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추가 OTT 공급 계약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검증된 작품 IP만 160여개 '믿을 구석'
이미 아시아 시장에서는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검증된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심지어 아시아권을 넘어 미국과 유럽, 인도 등지에서도 한국 드라마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달 초 일본 넷플릭스 종합 순위 1위와 2위에 모두 스튜디오드래곤 작품이 올랐다. 1위는 ‘사이코지만 괜찮아’, 2위는 ‘사랑의 불시착’으로 모두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 시장에서도 한국 드라마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품들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이 확보하고 있는 대량의 IP는 가장 든든한 뒷배다. 2분기 말 현재 보유 IP만 해도 161개에 이른다. 게다가 매년 30편에 가까운 작품들이 새롭게 추가되고 있다. 이는 해외 현지 법인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의 IP가 새로운 작품으로 리메이크되는 사례가 계속해서 늘어날 수 있음을 추측하게 해준다.
글로벌 시장을 바탕으로 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미국 시장 진출이 현실화되고 구체적 성과에 도달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이 자체만으로도 사업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동 기획뿐만 아니라 제작 참여가 이뤄지는 것 자체만으로도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쟁력 제고로 직결될 수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아직 미국 현지에서 편성이나 제작까지 확정을 시킨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시도를 통해 편성까지 노출되게끔 노력하고 있다”며 “완성 콘텐츠의 단순 판매가 아니라 현지 작가, 배우, 감독 등을 써서 겉으로는 한국 드라마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제작하고자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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