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소프트뱅크, 라인 JV 절묘한 경영권 배분 이사회는 소뱅, 상품권한은 네이버에 무게…국적 고려해 소뱅 연결자회사로 변경
원충희 기자공개 2020-08-27 08:12:22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6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인(LINE Corporation)과 야후재팬, Z홀딩스를 거느릴 합작법인(Joint Venture, JV)의 이사회 구성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2대 3으로 결정됐다. JV의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대 50으로 나눠 가질 예정이지만 이사회 멤버는 소프트뱅크 측이 한명 더 많다. JV의 지배력이 소프트뱅크로 넘어가기 때문이다.다만 공동대표 체제를 갖추되 이사회 회장은 네이버가, 최고경영자(CEO)는 소프트뱅크가 갖고 재무임원(CFO)은 양쪽 동수로, 최고상품책임자(CPO)는 네이버 측이 확보했다. 어느 한쪽이 주도하기 어렵게 경영권이 절묘하게 배분됐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추진하는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의 핵심은 현재 네이버의 종속기업인 라인을 JV로 만드는 것이다. 이 회사 밑으로 Z홀딩스, 라인 사업부문, 야후재팬을 두어 공동경영하는 게 골자다. 라인은 네이버가 지분 72.44%를 갖고 있지만 공개매수 등을 통해 이를 50대 50으로 바꾸려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분은 동률로 하되 지배력은 소프트뱅크 측에 넘기기로 했다. 공개매수 후 지분조정이 끝나면 네이버는 JV가 될 라인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고 소프트뱅크의 연결자회사로 편입된다. 네이버 입장에서 지금은 라인의 적자가 연결재무에 그대로 반영되지만 경영통합이 시작되면 지분법으로 회계처리를 바꿔 조 단위 장부상 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라인, Z홀딩스 모두 글로벌 경영을 추구하고 있지만 본사가 일본에 있는 만큼 일본그룹(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 두는 게 여러모로 편리할 것"이라며 "소프트뱅크 산하로 편입시키는 게 한·일 갈등이 달아오를 때마다 불거질 수 있는 국적논란을 불식시키기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JV의 이사회 구성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에 2대 3으로 배분된 연유도 여기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분이 동률이면 이사도 동수로 맞추는 게 관행이지만 라인 JV는 소프트뱅크 측이 한 석 더 가져갔다. 대신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에서 한명씩 선임한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네이버 측 대표이사는 이해진 GIO(겸 라인 의장)이 맡고 소프트뱅크에선 미야우치 켄 사장이 나섰다. 이 GIO에게 이사회 회장(Chairperson of the Board) 자리가, 미야우치 사장에게 CEO 자리가 주어졌다. 경영총괄은 소프트뱅크 인사가 하되 네이버 인사가 이사회를 통해 감독·견제가 가능한 구조다.
황인준 라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후지하라 가즈히코 소프트뱅크 CFO도 이사회에 합류한다. CFO는 동수로 선정해 재무전략을 공동으로 경영키로 했다. 나머지 이사 1인은 소프트뱅크에서 네이버의 동의를 받아 추후 선임할 계획이다.
이사회 산하에 핵심기구라 할 수 있는 '상품위원회(Product Committee)' 구성안도 윤곽이 나왔다. 라인과 야후재팬에서 각각 5명씩, 총 10명의 인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라인 측에서는 이데자와 다케시 대표와 신중호 고객감동책임자(CWO), 박의빈 최고기술책임자(CTO), 마스다 준 전략마케팅책임자(CSMO), 황인준 CFO가 참여한다.
상품위원회는 CPO가 주재한다. 3년 임기인 CPO는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선임 및 해임이 가능토록 했다. 상품위원회의 의사결정은 과반수 찬성을 원칙으로 하되 동수가 나올 경우 CPO가 캐스팅보트를 갖는 것으로 정했다. 첫 CPO는 신중호 라인 CWO가 내정됐다.
네이버 측 CPO를 가져갔지만 CPO 신임여부는 이사회 3분의 2를 차지한 소프트뱅크가 사실상 결정하는 셈이다. 전반적으로 지배력과 경영권 분배가 절묘하게 이뤄졌다. 이사회 구성과 경영총괄은 소프트뱅크로 기울어졌으나 의장직을 네이버에 주고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함으로써 균형을 맞췄다. 핵심기구인 상품위원회는 동수로 구성하되 CPO를 라인 측 인사에 주면서 상품권한은 네이버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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