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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인베스트먼트를 움직이는 사람들]'게임 체인저' 홍원호 대표, 1조 AUM 도약 사령탑①'톱 노치 픽' 선도업체 투자 전략, 아시아 타깃 펀드레이징

박동우 기자공개 2020-09-03 08:02:52

[편집자주]

2006년 문을 연 SV인베스트먼트는 펀드레이징, 투자실적 측면에서 명실상부한 업계 상위권 하우스로 자리매김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브릿지바이오 등 유망 기업에 과감한 베팅을 하면서 의미 있는 트랙레코드도 쌓았다. 이제는 사모펀드(PE) 운용과 해외 투자까지 보폭을 넓히며 벤처캐피탈의 모범으로 거듭났다. SV인베스트먼트의 전성기를 여는 핵심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범 15년차에 접어든 SV인베스트먼트는 운용자산(AUM)이 1조원을 웃도는 대형 하우스로 도약했다. 사령탑을 맡은 홍원호 대표(사진)는 '새로운 15년'을 설계할 준비에 나섰다. 업계 선두권을 달리는 회사에 투자하는 '톱 노치 픽(Top Notch Pick)' 전략을 내걸었다.

홍 대표는 벤처 투자의 판도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승승장구했다. 은행과 벤처캐피탈에서 경력을 쌓으며 '중국 투자의 베테랑'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노하우를 살려 아시아 전역을 타깃으로 한 펀드 결성에 힘을 싣고 있다.

◇ '중국 투자 베테랑' 명성, '모험가' 박성호 대표 러브콜로 합류

홍 대표는 1990년대 장기신용은행에서 커리어의 첫 단추를 뀄다. 국제금융부에 배치된 인연으로 남들보다 빠르게 글로벌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영국 런던지사 시절에는 폴란드의 소프트웨어 업체를 발굴해 원금 대비 7배의 수익을 거둔 경험도 얻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과 합병하면서 그도 새 길을 모색했다. 2000년 코스닥 시장이 팽창하고 창업 열풍이 부는 상황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자연스럽게 벤처캐피탈에 눈길이 갔다. 지인들의 권유를 받아 KTB네트워크에 합류했다.

외국 근무 경력은 귀중한 자산으로 통했다. 당시 미국 시장을 개척한 KTB네트워크는 벤처 투자의 깃발을 중화권에도 꽂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홍 대표는 약 1000만달러(120억원) 규모의 역외 펀드 운용역을 맡으며 중국과 처음으로 연을 맺었다.

그는 KTB네트워크의 중국 투자 기틀을 다진 일등공신으로 거듭났다. 2006년부터 13년간 중국 상하이 사무소를 이끌었다. 800억원의 '차이나 옵티멈 펀드' 등 조합을 5개 운용했다.

여기서 쌓은 포트폴리오 60여건을 들여다 보면 유니콘 기업이 7곳이나 된다. 입시학원 'TAL에듀케이션',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 '투도우' 등이 대표적이다.

SV인베스트먼트의 지휘봉을 잡은 시점은 작년 하반기다. 하우스의 문을 연 박성호 대표의 러브콜이 결정적이었다. 해외 투자를 발판 삼아 '톱티어(top tier)' 벤처캐피탈로 도약하자는 비전에 이끌려 주저없이 손잡았다.

두 사람은 같은 시기에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면서 현지 투자 및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홍 대표는 심천캐피탈을 펀드 결성의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박 대표의 집념에 감탄했다.

홍 대표는 "박 대표는 모험가의 기질이 다분해 리더의 모범으로 통한다"며 "2010년대 중반부터 미국·중국을 겨냥한 펀드를 만드는 데 힘쓰는 행보를 지켜보면서 SV인베스트먼트는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벤처캐피탈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 'SaaS·2차전지' 등 신산업 선정, '동남아' 투자환경 정비

취임 직후 홍 대표는 투자 전략을 재정비하는 데 에너지를 쏟았다. '톱 노치 픽(Top Notch Pick)'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가장 앞서 나가는 업체를 선별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산업군의 트렌드를 이끄는 기업, 시장 점유율 또는 기술 진보의 관점에서 최상위권에 놓인 회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해 신산업 투자 카테고리를 설정하는 움직임은 탄력이 붙었다. 인터넷·모바일 부문에서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협업 툴, 클라우드 관련 스타트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영역에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접목한 진단 플랫폼·치료제 회사가 물망에 올랐다. 뉴미디어 등 콘텐츠 분야 신생기업, 2차전지 공급망 연관 업체의 사업 동향도 홍 대표의 관심사에 속한다.

글로벌 투자의 로드맵 내용도 보강했다. 핵심 키워드는 '동남아'다. 올해 초 현지 벤처 생태계에 이해가 밝은 방정헌 이사를 영입했다. 이어 싱가포르 법인도 설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딜 소싱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발빠르게 투자 환경을 정비해 나갔다.

홍 대표는 "동남아 국가들의 산업 변화 양상이 한국과 비슷해 유망 스타트업을 물색하는 데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한다"며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 등 아세안 권역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집행 비중을 늘려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SV인베스트먼트의 '몸집 불리기' 기조는 여전하다. 2014년부터 매년 신규 펀드 결성에 성공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작년에는 AUM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약정총액이 1000억원을 웃도는 'Gap-Coverage 3호 펀드'를 포함해 △유니콘 성장 펀드(645억원) △컨슈머 제1호 PEF(545억원) 등을 잇달아 만든 덕분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활발하게 펀드레이징을 이어간다. 중국·동남아시아·인도 등 아시아 전역의 신생기업을 타깃으로 삼는 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해외로 진출하려는 국내 업체를 지원하는 방안도 염두에 뒀다.

심천캐피탈 등 국내·외 유한책임조합원(LP)의 출자금을 받아 연말까지 1억달러(1180억원) 수준에서 1차 클로징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멀티클로징을 통해 최종 2억달러(2370억원) 안팎의 자금을 운용하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홍 대표는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수립해 하우스를 이끌고 있다"며 "신산업 육성, 글로벌 시장 개척 기조를 이어가면서 국내 최상위권 벤처캐피탈로 입지를 단단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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