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0월 06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이 현장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통BU(사업부문)장인 강 부회장은 추석 연휴에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을 찾아 현장을 살폈다. 영등포점은 최근 리뉴얼이 한창인 곳이다.길 건너편에 위치한 경쟁사 신세계백화점이 점포명까지 바꿔가며 대대적인 리뉴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자 강 부회장도 현장을 찾아 점포 리뉴얼을 챙기는 모습이다.
사실 ‘롯데맨’들에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현장경영은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 때부터 내려온 경영철학이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를 본받아 현장을 강조하며 수시로 사업장 방문에 나서고 있다.
강 부회장에 앞서 유통BU장을 지냈던 이원준 전 롯데그룹 부회장도 현장경영을 실천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수시로 계열사를 찾아다니며 임원간담회를 진행했고 전국을 순회하며 현장 직원들과 직접 소통을 마다치 않았다.
강 부회장은 이를 바로 옆에서 지켜봐 온 인물이다. 본인 역시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본점장과 상품본부장 등을 지낸 현장 전문가다. 롯데백화점 대표로 있을 때도 자주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평창에서 운영한 올림픽 스토어도 직접 찾아 살핀 것은 대표적인 일화다.
강 부회장의 현장경영은 올해 들어 그 빈도가 더욱 잦아졌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주중에 유통BU 산하 계열사들을 살피고 나면 주말에는 꼭 현장을 찾는다고 했다. 신 회장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 사업장 안팎에서 위기감이 고조되자 현장경영 행보를 더욱 확대하고 있어 가만히 있을 수 없었을 터다.
특히 강 부회장이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점은 현장을 더욱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 부회장은 유통BU 핵심인 롯데쇼핑이 그룹 내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내자 전체 점포 중 30%를 줄인다는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다. 어디를 줄이고 어디를 살릴지를 결정해야 하는 강 부회장 입장에선 탁상공론만으로는 현장과 괴리된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다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현장은 리스크를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곳이자 위기의 돌파구가 될 기회가 상존하는 곳이다. 이미 강 부회장은 연초 BU장으로 선임된 이후 조직개편에 나서며 현장으로 본부 인력의 10%를 내려보냈다. 현재는 답을 찾고 있는 과정 중에 있는 셈이다.
아직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연말이 다가올수록 강 부회장을 필두로 유통BU 수뇌부들의 발걸음이 더욱 바빠지고 있다. 강 부회장도 머리를 맞댄 영등포점을 필두로 현장에서 ‘유통 롯데’의 명성을 되찾을 해답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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