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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펀드 실사해보니 '건질 게 없다' 부실투자 아닌 '허위투자', 자산회수 요원…판매사 주도 보상 굳어질 듯

허인혜 기자공개 2020-10-08 12:58:0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7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부른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자금회수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선 다른 펀드 사고들이 투자 리스크를 오판한 부실투자였다면 옵티머스운용은 투자처 자체가 허위라서다. 자금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가교운용사를 설립하는 등의 대안보다는 판매사가 나홀로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옵티머스펀드 대부분 허위투자…판매사 "회수자금 기대 없어"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가 이르면 이달에서 내달 사이 판매사인 NH투자증권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삼일회계법인은 라임운용 펀드 실사와 마찬가지로 펀드에 남은 자금을 A, B, C 등급으로 구분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 회수할 수 있는 자산이라면 A, 일부만 회수할 수 있는 자산이라면 B, 회수가 불가능하다면 C등급이다.

업계는 사실상 옵티머스운용 펀드로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이 거의 없다고 전망한다. 현재 옵티머스 펀드는 46개 설정돼 있다. 투자 원금은 5151억원으로 24개의 펀드, 2401억원이 환매 연기 중이지만 앞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들도 환매 연기가 예정돼 있다. 설정잔액 중 NH투자증권의 판매잔고가 4528억원으로 87.55%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판매잔고도 각각 407억원, 300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일부 펀드를 상환해 287억원이 남았고 이중 90%는 선지급을 완료했다.


앞서 일어난 펀드 사고들이 투자 위험성을 오판하는 등의 부실한 투자를 했다면 옵티머스운용은 아예 투자설명서·명세서와 다른 곳에 투자했다. 옵티머스운용은 편입자산의 95% 이상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펀드를 판매했지만 실제로 펀드 자금이 흘러들어간 곳은 대부업체와 부동산컨설팅업체 등이다. 5109억원이 비상장사 사모사채 투자 건으로 대부분이 C등급에 해당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나오면 판매사에 통지할 것"이라며 "실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과 별개로 사실상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이 없지 않겠느냐는 게 내부적 판단"이라고 답했다.

금감원도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동회 금감원 부원장보는 옵티머스운용 관련 질의응답에서 "상당부분 회수가 어렵거나 자산가치가 낮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운용 펀드의 자금 80%를 상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가 철회한 배경도 사실상 자산회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내부적 판단에 따라 일어난 일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어 "감독당국이 검토없이 공문을 발송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팎의 관심이 커지자 확정적이지 않다는 해명으로 공문발송을 철회했을 뿐 내용까지 부정한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판매사 주도 보상, 수탁사·사무관리사 책임론 가능성

가교운용사를 통한 자금 회수도 가능성이 낮다. 라임운용이 선례를 남겼지만 라임과 옵티머스는 '환매 중단'이라는 결과만 같을 뿐 과정은 다르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라임운용 판매사들은 라임운용에 남아있는 펀드들을 가교운용사인 웰브릿지자산운용으로 이동해 6년간의 회수 작업을 거치기로 합의하고 지난달 출범을 마쳤다. 가교운용사 설립이 가능했던 이유는 라임운용 펀드의 회생 가능성 때문이다. 라임운용은 정상 펀드가 남아있었고, 라임운용이 잘못된 투자 판단을 했을 뿐 허위 투자를 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라임펀드를 이관받아 수익을 낸 자산운용사도 등장했다. 안다자산운용은 라임운용에서 운용하던 200억원 규모의 코스닥벤처펀드를 이관 받았다. 펀드 편입자산을 매도하고 포트폴리오를 새로 구축하는 방법으로 펀드를 개편해 원금을 회복하고 수익을 냈다.

또 엮여있던 판매사가 20곳에 이르는 만큼 각각의 판매사가 낸 출자금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라임운용 가교운용사 설립 당시 판매사들은 기본 출자금 5000만원에 판매사별 판매 금액에 대한 책임을 합한 금액을 지원했다. 판매금액이 많았던 순으로 추가 출자금을 냈지만 최대 금액이 20억원을 밑도는 등 출혈이 크지 않았다.

선례대로라면 옵티머스운용 펀드 가교운용사의 절대적인 책임은 NH투자증권이 짊어지게 된다. 옵티머스운용 펀드 자금회수가 요원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굳이 가교운용사 설립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옵티머스운용의 모든 인원이 부실 사태 이후 회사를 떠나 책임자가 전무하다는 점도 난항이다. 라임운용의 경우 일부 백오피스 인력과 중견 운용역들이 남아 이관 전까지 펀드를 관리한 바 있다.

결국 판매사 주도의 보상으로 옵티머스운용 사태가 갈무리되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판매사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은 이미 70% 유동성 공급부터 전액배상 등 보상안을 마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94명에게 투자 원금의 90%를 선지급하고 나머지 10%에 대한 상환 계획을 구축했다. NH투자증권은 70% 유동성 지급을 우선 결정하고 추가적인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수탁사와 사무관리사에게까지 책임론이 커질 수도 있다. 앞선 펀드 사고는 여러 판매사가 연루됐다면 옵티머스 사태는 NH투자증권의 나홀로 보상이 예상돼서다. 금감원은 판매사에만 책임을 물었던 전과 달리 하나은행과 한국예탁결제원도 옵티머스 사태 관련 현장검사 대상으로 올리며 책임론을 확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판매사 주도의 책임론을 부각해왔지만 옵티머스운용 사태는 NH투자증권이 도맡아야하는 배상액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NH투자증권의 단일 배상금액이 지나치게 많아져 보상액 마련이 어려워지기보다 관계 금융사로 책임론을 넓히는 편이 빠른 해결을 위한 방안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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