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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 소부장 점검]이엠텍, 완제품 비중 확대 'IT ODM사 변신'사업구조 개편 결실 가시화…적자 성장통 극복, 연내 흑자 전환 예상

방글아 기자공개 2020-11-04 08:33:39

[편집자주]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 논의가 급물살을 탄 지 1년여가 지났다. 당시 성장 드라이브를 걸었던 업체들의 성적표도 하나둘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시설 투자부터 증시 입성까지 다양하다. 더벨은 전자기기 업계를 중심으로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주요 코스닥 소부장 업체들의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대폰용 음향 부품 전문 '이엠텍(EM-TECH)'이 IT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과거 사업구조 개편 준비를 마치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든 헬스케어 신사업이 매출 성과로 이어지면서 제품사업 매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만 신사업이 시장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성장통도 앓고 있다. 전자담배 신사업의 품질 하자 문제로 환불 비용을 대거 부담하면서 지난해 적자로 전환한 탓이다. 현재 관련 이슈를 모두 해소한 만큼 올해 3분기부터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엠텍의 제품사업 매출비중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41.6%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0.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2018년 관련 매출비중이 처음으로 40%를 넘어선 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셈이다.


이엠텍은 설립 초창기 LG폰 스피커 납품사로 이름을 알린 업체다. 1996년 부산대 기술연구소에서 출발해 2001년 법인화했다. 이듬해 휴대폰용 마이크로스피커와 리시버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2년 LG전자의 거래처로 공식 등록됐다. 이후 LG전자 납품 실적을 레퍼런스 삼아 국내외 휴대폰 단말기 제조사로 거래처를 확장했다.

이를 위해 일찍이 국내법인과 해외법인 간 역할을 나눴다. 국내법인은 개발과 마케팅을, 해외법인은 생산과 판매를 도맡는 방식이다. 2003년 해외에 처음으로 청도법인(중국)을 세우면서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2006년 매출 250억원을 돌파하면서 법인화 6년만에 코스닥 상장 문턱을 넘었다. 상장 후 약 10년간 휴대폰용 음향 부품사업에만 집중했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IT ODM 업체로 변신을 시도한 건 2015년 무렵이다. 스마트폰이 전체 휴대폰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며 주류 디바이스로 자리 잡아가던 때다. 정승규 대표는 휴대폰에 다양한 신기술이 접목돼 가는 트렌드에 비춰 향후 성장 방향성을 '사운드·헬스케어' 등 2개로 잡았다. 이엠텍 초창기 멤버였던 황상문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선행기술 등에 관한 기술 자문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헬스케어 부문에서 2016년 KT&G의 개발업체로 등록하고 2018년부터 본격적인 전자담배 생산에 나섰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개발업체로 등록해 최근 LED 마스크 메이크온을 생산하고 있다.

사운드 부문에선 음향 기술력(DSP) 보강을 위해 2017년 말 보청기 벤처 비에스엘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어 이듬해 썬텔의 블루투스 헤드셋 사업부문을 통째로 인수해 외형을 확대했다.

그간 유지해 온 스피커·리시버 제조 단일 사업부도 부품·제품사업부 등 2개로 쪼갰다. 판매 포트폴리오가 다각화하면서 관련 개발도 2개 연구소에서 나눠 진행되게 따른 것이다. 주로 사운드 부품 위주의 기존 연구·개발(R&D)을 이어가고 있는 창원연구소와 헬스케어 등 신제품 위주의 평촌R&D센터 등로 운영되고 있다.

헬스케어 제품사업부 실적은 대형 거래처 확보와 맞물려 단기간 내 급성장했다. 2017년 152억원으로 매출비중은 7.8%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1274억원을 기록하며 44.5%로 확대됐다. KT&G의 주요 거래처가 된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2018년 매출 286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47.2% 성장했다.

다만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성장통도 앓고 있다. 2018년 어닝서프라이즈 주역이었던 전자담배 사업이 품질 이슈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엠텍은 KT&G에 전자담배와 카트리지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품질 하자 발생 시 그 손실은 이엠텍이 부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환불 비용이 대거 발생하면서 지난해 적자전환한 뒤 올해 상반기까지 회복에 부침을 겪었다.

이엠텍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에 관련 비용을 모두 반영했다"며 "3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연간 기준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부터 필립모리스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10월부터 KT&G를 통해 일본으로 수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음향 부품사업 위주로 성장했지만 지금은 부품사업과 제품사업 비중이 1대1 수준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하나의 사업 부침으로 인해 실적이 좌우되는 모델에서 탈피한 만큼 앞으로 보유한 역량을 토대로 균형적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주요 성장동력은 전자담배에 이어 뷰티기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온에 대한 기대감이 큰 탓이다. 전자기기와 바이오 기술을 융합해 만든 이엠텍의 첫 뷰티기기로 아모레퍼시픽을 통한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엠텍 관계자는 "휴대폰용 음향 부품을 주력 사업으로 LG, 삼성 등 엄격한 제조 기준을 요구하는 업체와 함께 성장한 경험을 토대로 사업 초기에 빠르게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작고 가벼운 제조에 경쟁력을 가진 만큼 이를 활용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몇 년 간 여러 사업에 뛰어들어 당분간은 이 분야 안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추가 M&A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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