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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신성통상 모회사 가나안, 잇단 지분 매입…오너 지배력 강화나흘간 28억 들여 주식 쇼핑, 승계구도 염두 관측

정미형 기자공개 2020-11-04 10:05:54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산 패션브랜드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의 모회사인 가나안이 신성통상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0%에 육박한다.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신성통상의 유통 주식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가나안은 가방·텐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이다. 2002년 신성통상을 대우그룹으로부터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가나안을 설립한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은 신성통상 대표이사인 동시에 가나안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가나안은 10월 21일부터 29일 사이 나흘에 걸쳐 신성통상 주식 156만여주를 사들였다. 이전까지 30.01%였던 지분율이 1%포인트 넘게 높아져 31.1%가 됐다.

눈에 띄는 점은 이틀 간격으로 주식 쇼핑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달 21일 약 1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이틀 뒤인 23일 6억원어치 주식을 매입했다. 이후 27일 또다시 6억원어치를 매입하고 29일에도 약 32만6777주를 샀다. 29일 취득단가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으나 29일 종가(1880원)로 대략 추산하면 이날도 약 6억원어치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가나안이 신성통상 주식을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6월 염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신성통상 지분 200만주를 장외매수로 사들였다.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양상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가가 52주 신고가인 2645원보다 30% 가량 낮은 가격대에 형성되자 지분 매입을 통한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를 주가가 낮은 틈을 타 염 회장이 오너 2세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바라본다. 가나안은 염 회장 장남인 염상원씨가 지분 82.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가나안→신성통상’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인물인 셈이다.

염 씨는 올해부터 신성통상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때문에 가나안의 신성통상 지배력 강화가 염 씨의 승계 구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신성통상에 대한 가나안의 지배력이 높아지면 후계자인 염 씨의 지배력도 동시에 높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성통상의 사세 확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더 늦기 전에 승계 구도를 확실히 하고자 하는 의도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성통상은 지난 회계연도(2018년 7월~2019년 6월)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회계연도에도 일본 불매 운동에 따른 수혜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염 씨가 직접 신상통상의 지분을 늘리는 방법도 있으나 자금 마련 측면에서 가나안을 통한 지배력 강화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 주력 사업체인 은 2011년 이래 배당에 나서지 않고 있어 배당 재원을 통한 자금 마련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가나안이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사들이다 보니 유통 주식 수가 점점 줄고 있다. 신성통상은 대주주 지분율이 70%에 가깝기 때문에 유통 주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구조다. 보통 유통 주식 수가 적으면 매수세가 집중될 때 주가 변동 폭이 커진다. 가나안이 신성통상 주식을 매입한 시기 주가는 직전 대비 4~7% 가량 급등했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가나안으로부터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으나 내부에선 신성통상 주가가 기업 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며 "이에 주가 보호 차원에서 모회사가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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