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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제약, 200억 BW 발행…금리 8%→2.5% 8년전보다 기업가치 4배 상승·매출 3배 증가·흑자기업 변모

강인효 기자공개 2020-11-13 08:04:2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2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들제약이 지난 2012년 이후 8년 만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고 자금 조달에 나선다. 채권(Bond)의 이자율은 8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진 반면, 신주인수권(워런트) 행사가액은 현재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서 책정됐다. 8년간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하고 흑자전환한 것이 자금 조달 조건에 반영됐다.

우리들제약은 11일 이사회를 열고 200억원 규모의 제32회차 비분리형 사모 BW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홍콩계 펀드인 SC로이(SC Lowy Financial (HK) Limited)와 미국 린든캐피탈(Linden Capital L.P)이 100억원씩 BW에 투자한다. 대금 납입일은 오는 19일이다.

BW 채권의 표면 및 만기 이자율 모두 2.5%다. 채권은 BW 발행일로부터 3년까지 효력이 있다. BW 투자자에게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도 부여됐다.

앞서 우리들제약은 2012년 2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24억원 규모의 사모 분리형 BW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8.0%였다.

2012년 당시 워런트 행사가액은 주당 652원이었고, BW 대금 납입일(2월 6일) 주가는 959원이었다. 당시만 해도 분리형 BW 발행이 가능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BW 투자자들은 채권 이자 수익과 워런트 행사 후 차익 실현 등 두 가지 모두를 기대할 수 있었다.

2012년 2월 당시 460억원에 불과하던 우리들제약 시가총액은 8년 만인 현재 1840억원으로 4배 뛰었다. 2012년 303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하 연결기준)은 지난해 951억원까지 상승했고 당시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엔 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468억원, 영업이익은 10억원이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할 때 다소 부진한 실적이지만 8년전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8년 전과 비교할 때 BW 이자율이 크게 낮아진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와 기업가치의 성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분리형 BW 발행을 전면적으로 금지했다가 2015년부터 공모 발행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여전히 사모 BW 발행은 비분리형으로 해야만 한다.

이번 32회차 비분리형 사모 BW의 경우 채권 이자 수익보다 워런트 행사 이후 차익 실현을 염두에 두고 구조가 짜였다. 워런트 행사가액은 주당 1만4900원이다. BW 발행을 결정한 11일 주가 대비 약 20% 할증된 수준이다.

BW 투자자가 워런트를 행사하게 되면 우리들제약 신주 134만여주가 발행된다. 이는 전체 발행 주식수의 9.12%에 해당하는 규모다. 워런트는 BW 발행일로부터 1년 뒤인 내년 11월 19일부터 2년간 행사 가능하다.

다만 우리들제약 주가가 하락할 경우 워런트 행사가액은 5960원까지 조정될 수 있다. 리픽싱 한도인 최초 워런트 행사가액의 40%까지 떨어지게 되면 발행 신주수도 336만여주로 늘어난다. 최대주주를 비롯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더 희석된다.

우리들제약의 최대주주는 임직원들로 구성된 펀드인 ‘에이치디투자조합’으로 지분 6.34%를 보유 중이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더라도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7%에도 못 미치는 만큼 지배력이 취약한 상황이다.

에이치디투자조합은 지난 6월 기존 최대주주였던 김수경 전 대표가 갖고 있던 우리들제약 주식 87만주 전부를 120억원에 장외 매수하면서 새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이 조합의 최대주주는 한의상 우리들제약 회장이며, 대표 조합원은 박희덕 우리들제약 대표다.

BW 투자자의 워런트 행사는 현금 납입이 아닌 해당 차수 채권으로만 납부하는 ‘대용 납입’으로만 가능하다. 투자자는 채권을 우리들제약에 양도하고 그 대가로 워런트를 받아 이 회사 신주를 확보하게 된다. 회사 입장에선 부채가 줄어든 만큼 자본은 늘게 된다.

우리들제약 측은 이번 BW 발행에 대해 “연구개발(R&D), 신제품 개발, 인건비, 마케팅비 등 제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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