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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AI를 움직이는 사람들]윤송이 사장, 'AI'서 엔씨 미래 경쟁력을 보다①게임사 최초 AI 연구 조직 꾸려…"AI, 게임에 획기적 변화 가져올 것"

서하나 기자공개 2020-12-14 08:27:16

[편집자주]

인공지능(AI)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이 다가왔다. 얼마전만 해도 AI 투자는 직접 돈을 버는 것과 거리가 멀단 인식이 강했지만 어느덧 많은 산업에서 AI를 떼놓고는 미래를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부터 전문 연구조직을 꾸려 AI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현재는 전문 연구 인력만 200명에 이를 만큼 커졌다. 더벨이 NC AI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와 KB증권이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자문사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는 소식에 업계가 들썩였다. 한때 리니지로 게임 업계를 평정했던 엔씨가 어느새 세상이 주목하는 AI 강자로 변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엔씨의 미래 경쟁력이 될 것이다."

2011년 윤송이 글로벌 CSO, 사장(사진)의 확신은 엔씨가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인공지능(AI) 전문조직을 설립하는 배경이 됐다. 윤 사장은 AI 기술을 통해 게임 개발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근본적 혁신을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NC AI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올해 게임 업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엔씨와 KB금융의 AI 기반 투자자문사 설립이었다. 리니지 개발사로 유명하던 게임사가 어느새 AI 기술력을 인정받고, 금융업에 첫발을 내디뎠단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하지만 이는 결코 우연히 빚은 성과가 아니었다. 업계에선 근 10년간 AI에 투자해온 엔씨의 뚝심이 빛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엔씨는 2011년 초 AI 연구·개발(R&D) 조직을 설립했다. 이는 국내 게임사 중 최초였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AI의 중요성이 한창 주목받기도 전이었다. 일찌감치 AI 연구 조직을 꾸린 배경엔 윤 사장이 있었다.

윤 사장은 서울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와 미국 매사추세츠대(MIT)에서 컴퓨터신경공학을 전공한 수재다. 메켄지와 와이더댄닷컴, SK텔레콤 최연소 임원 등을 거쳐 엔씨에 합류했다.

AI 기술에 관심이 많던 윤 사장은 엔씨에 합류한 이후 AI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 개발의 어려운 문제를 풀어보고자 했다. 그러다 점차 엔씨가 보유한 방대한 게임 데이터가 눈에 들어왔다. 이는 곧 AI 기술이 엔씨의 미래 경쟁력이 될 것이란 확신으로 변했다.

처음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게임 개발에만 집중해도 모자란 데 돈 한 푼 벌지 못하는 AI 조직에 투자하는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AI 조직이 계속 커진 덴 윤 사장과 그의 남편 김택진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특히 윤 사장은 초창기 AI 매니저로서 조직을 셋업하고 방향성을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윤 사장의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도 AI 연구에 힘을 보탰다. 현재 AI 두 연구 조직을 이끄는 이재준 AI 센터장과 장정선 NLP(자연어처리) 센터장은 모두 윤 사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두 사람과는 SK텔레콤 시절 지능형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를 함께 개발하며 인연을 맺었다.

미국 유학 시절 쌓은 인적 네트워크도 위력을 발휘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3월 스탠퍼드대가 설립한 HAI 연구소(Stanford Institute for Human-Centered AI) 자문위원으로 합류했다. AI·데이터가 광범위하게 쓰이는 사회에서 문제의식 있는 각계의 인사를 주축으로 꾸려진 HAI 연구소 자문위원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 리드 호크만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제리양 야후 공동 창업자, 제프 딘 구글 AI 책임자 등 막강한 인물이 모였다.

이재준 AI 센터장은 2018년 열린 엔씨 AI 미디어 토크에서 "(윤 사장이) 이곳에서 교류하고 얻은 정보 등은 엔씨의 AI 조직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라며 "우리가 어떤 일이나 이슈에 대해 고민할 때 윤 사장이 어디의 누구와 연락해보라며 코멘트를 줬다"고 말했다.

2019년 12월 18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서울에서 열린 '한국-스웨덴 비즈니스 서밋' 행사에 연사로 참여한 윤송이 사장.

윤 사장은 AI를 활용해 게임 개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고 기존 기능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근본적인 혁신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게임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도구로 바라보던 AI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 그는 엔씨를 AI 전문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언급할 만큼 AI 기술이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적용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게임은 항상 새로운 기술과 함께 발전해왔다. 그리고 앞으로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리켜 왔다. 이제 AI가 게임 업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차례다." 윤 사장은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 등이 참석한 한국-스웨덴 비즈니스 서밋 프로그램에 연사로 참여해 이렇게 발언했다.

윤 사장은 최근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시대를 맞아 AI 윤리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그는 엔씨 블로그를 통해 "몇 년 전만 해도 구글 검색창에 CEO를 검색하면 상위 결과값의 50개가 모두 백인 남성이었다"라며 "이는 엔지니어의 편견이 아닌, AI 학습 데이터에 백인 남성 데이터가 많았기 때문이다"고 지적하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기술은 편견이나 불공정함을 여과 없이 담지만 이를 그대로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어 위험을 더한다"라며 "그럼에도 AI 기술은 미뤄 놓았던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단 점에서 편견을 강화하지만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1년 2월 윤 사장의 전폭적 지지로 설립된 AI TF는 1년 만에 AI LAB으로 개편됐다. LAB이란 이름은 당시 학습과 연구는 물론 시도, 실험 분석을 해보자는 취지였다. 2016년 1월 AI 센터, 2017년 9월 AI 센터와 NLP센터로 분리 확대한 조직은 현재 AI센터와 NLP센터를 두 축으로 △게임 AI랩 △스피치랩 △비전 AI랩 △언어 AI랩 △지식 AI랩 등 5개의 하위 랩(Lab)을 운영하고 있다. 엔씨엔 AI 연구 전문 인력만 200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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