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콘텐츠투자 점검]클렙 설립한 엔씨소프트, '종합 콘텐츠 기업' 도약한다⑥기존 지분투자 기업들과 시너지 아직…김택헌 부사장 주축, 새판짜기 돌입
최필우 기자공개 2020-09-14 07:19:32
[편집자주]
유료방송 시장 인수합병전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ICT 기업들의 시선은 콘텐츠 투자로 향하고 있다. 방송 사업의 마지막은 콘텐츠 역량 강화로 귀결된다. 카카오, 네이버 등 IT 강자들도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더벨은 ICT 기업들의 콘텐츠 투자 현황을 통해 각사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9일 11: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할 채비에 나섰다. 기존에 지분을 투자한 콘텐츠 기업들과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어 최근 설립한 자회사 클렙이 콘텐츠 사령탑 역할을 맡아 새판을 짤 전망이다. 충성도 높은 팬층을 보유한 게임 지식재산권(IP)를 기반으로 영상, 웹툰, 음악, 공연 등 콘텐츠 전 분야를 아우르는 비즈니스 모델이 유력하다.엔씨소프트 2020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8억원을 출자해 자회사 클렙을 설립했다. 엔씨소프트 보유 지분은 66.7%다.
엔씨소프트는 클렙 설립 전부터 콘텐츠 관련 기업에 꾸준히 지분을 투자해 왔다. 2014년 레진엔터테인먼트에 50억원을 투자한 게 신호탄이었다. 이후 2015년과 2017년 만화 제작·기획사 재담미디어에 총 45억원, 2016년 웹소설 기획사 알에스미디어에 20억원, 2018년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작년에는 영화 제작·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에 100억원을 투자해 투자 영역을 넓혔다.
당시 엔씨소프트의 콘텐츠 기업 지분 투자로 IP 비즈니스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레진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2014년 공개된 레진코믹스 웹툰 '블레이드 & 소울: 주술사의 탄생'으로 협업이 이뤄졌다. 이 웹툰은 엔씨소프트 게임 스토리 시점의 3년 전에 주술사 캐릭터가 탄생한 배경을 담고 있다. 이같은 방식의 협업 확대는 물론 문피아 웹소설 배경과 인물을 게임에 활용하는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다만 엔씨소프트와 콘텐츠 기업들은 아직까지 눈에 띄는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엔씨소프트는 2016년 레진엔터테인먼트 지분 5만8230주를 매각한 데 이어 2018년 9만8039주를 팔았다. 각각 33억원, 38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레진엔터테인먼트 지분 9.6%와 등기이사 1인을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으나 당장 신사업을 도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문피아와의 협업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지난 2분기에는 알에스미디어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엔씨소프트는 자금 운용보다 시너지 효과에 초점을 맞춰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알에스미디어가 기획한 웹소설과 자사 IP 비즈니스를 연계하는 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의 콘텐츠 사업은 새로 설립된 클렙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클렙은 △영상, 웹툰, 출판물, 음악, 캐릭터 등의 제작, 배급, 저작권의 관리 및 기타 관련 사업 △온라인 음악서비스 제공업 △인터넷 방송업 △전시, 공연, 이벤트기획, 집행 및 기타 관련 사업 △저작물 창작 등에 대한 공인 매니저업 등 14개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대부분 정보통신기술(ICT) 경쟁사들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다.
엔씨소프트가 콘텐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면서 관련 투자 규모는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클렙이 주축이 돼 향후 콘텐츠 기업 신규 투자를 단행하고 각종 제휴를 추진한다. 엔씨소프트가 지분을 보유한 웹툰, 소설, 영화사와의 사업 연계 시도도 계속된다. 엔씨소프트가 꾸준히 주최해 온 문화 축제 '피버 페스티벌', '스푼즈(Spoonz)'로 대표되는 캐릭터 사업 등도 확장될 수 있다.
클렙 대표이사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이다. 여기에 김정하 엔씨소프트 엔터사업실장과 심세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사도 사내이사로 클렙에 합류했다. 각각 캐릭터 사업,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에 특화된 인물로 클렙이 관련 사업 역량을 갖추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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