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닥터노아 "AI로 찾은 뇌졸중 복합제신약 내년 임상"이지현 대표, 박사시절 개발한 복합제 예측 시스템 사업화…제약계 잇단 러브콜
서은내 기자공개 2020-12-04 07:53:45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3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닥터노아가 희귀 질환 분야에서 AI기술을 활용한 복합제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실현해보이겠다."수원 광교 본사에서 만난 이지현 닥터노아바이오텍 대표의 일성이다. 닥터노아바이오텍(이하 닥터노아)은 AI신약개발 벤처다. 특별히 닥터노아의 기술력은 복합제 물질을 빠른 속도로 발굴해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신경계 질환 자체 복합제 개발도 힘을 쏟고있다.
2018년 프리 시리즈A 15억원, 지난 8월 시리즈A로 45억원을 펀딩받고 잇달아 AI의료 전문 JLK로부터 10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창업 4년차로 길지 않은 업력임에도 SK케미칼, 휴온스 등 굵직한 제약사, 바이오텍들로부터 신약 공동개발을 위한 러브콜을 수차례 받고 있다.
공동개발의 경우 닥터노아와 파트너사가 향후 개발에 따른 이익을 나누는 구조다. 닥터노아가 초기 후보물질 발굴 단계를 맡고 나면 파트너기업이 독성 등 전임상, 임상을 진행하게 된다.
사명인 닥터노아에서 '노아'는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사건에서 의미를 따왔다. 대홍수 재앙을 예견하며 산 위에 방주를 짓겠다는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지만 결국 사람들을 구해낸 것이 노아의 이야기다. 이 대표도 신약개발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일을 언젠가 꼭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굳혔다.
'닥터'는 영어 대문자 알파벳 D로 표현하며, 이는 기존 약물을 변경해서 사용하는 '드럭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약물 재창출)'의 뜻이 담겼다. 닥터노아바이오텍의 핵심 기술이자 비즈니스 모델인 복합제 신약 개발을 표현한 말이다.
보통 AI신약개발은 초기 리서치 단계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로 후보물질의 발굴 기간을 줄이고 비용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닥터노아의 강점은 그 중에서도 '복합제 전문 예측'으로 좁혀진다. 복합제란 서로 다른 몇 개 약물을 섞어 만든 약이다.
닥터노아는 신경계 질환의 서로 다른 약을 결합했을 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이같은 효과를 예측가능하게 하는 '컴비넷(CombiNet)'과 복합제 부작용을 예측해내는 '컴비리스크(CombiRisk)'란 두 플랫폼 기술이 회사의 강력한 소프트웨어로 자리했다.
AI신약개발 서비스를 단순 제공하기 보다, 자체 복합제 파이프라인을 발굴, 개발한 후 적절한 시기에 라이선스아웃하는 것이 사업모델이다. 현재 총 뇌졸중, 루게릭 등 6건의 자체 과제가 진행 중이며 그중 뇌졸중 후 치료를 돕는 복합제가 앞서가고있다. 1차 동물실험 효능을 확인했으며 독성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IND 신청이 목표다.
이 대표는 "뇌 혈관에 혈전이 막혀 피가 통하지 않으면 대부분 혈전 제거 시술을 받게되는데 혈전 제거가 늦어지면 뇌손상이 진행되고 혈전을 제거한다해도 이후 회복제가 없는 실정"이라며 "뇌졸중 이후 염증을 가라앉히고 뇌세포 회복을 돕는 복합제를 찾아 현재 동물실험 효능을 확인, 여러 투여량으로 효능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신약개발에서 시장 규모나 개발 현황을 보면 항암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레드오션에 함께 뛰어들기보다는 신경계질환에 주목했다"며 "질환의 종류가 매우 많은데 아직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다수이고 복잡하고 약효가 잘 듣지않아 어려움이 큰 분야"라며 신경계 질환 치료제에 애착을 갖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복합제는 임상에서 독성 문제가 없다고 밝혀진 약물을 사용해 섞기 때문에 비교적 초기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예측못한 두 약물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경계 질환의 경우 단일 단백질 하나만 타깃해서는 약효가 충분치 않을 수 있어 둘 이상에 접근해야 임상적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이지현 대표는 컴퓨터 사이언스와 약학을 함께 공부하며 IT와 BT 전문성을 두루 갖춘 전문가다. 영국 멘체스터대학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를 공부하고 서울대약대에서 약학과 박사학위를 졸업했다. 박사 시절 복합제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학 학부때부터 신약개발의 꿈을 키워오다 대학원 졸업 후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제약사 일을 경험하고 싶었지만 복합제 예측 시스템 개발을 주 전공으로 했던 제가 일할 만한 부서가 당시만해도 제약사에는 없었다"며 "최근에는 제약 업계에 AI, 바이오인포메틱스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지만 관심이 거의 없던 때였다"고 회상했다.
또 "진짜 약이 필요한 사람에게 하루라도 빨리 효과있는 약물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게 창업하면서 꿈꿨던 전부"라며 "내 손으로 신경계 분야 희귀질환자들에게 도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관건은 자체 개발 중인 뇌졸중 후 치료 복합제가 최대한 빨리 임상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AI신약이 아직 제대로 검증을 받지는 못했다"며 "임상에 들어간 약물이 없기 때문인데 닥터노아가 그 일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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