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7년 연속 회사채 공급 최대…투심 견조 [2020 Big Issuer 분석]공모채 7.5조, 시장점유율 12%…2021년도 대규모 발행 지속 전망
이지혜 기자공개 2020-12-11 11:03:06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9일 0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올해도 공모 회사채 시장의 최대 이슈어 집단에 올랐다. 7년 연속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전체 공모채 시장에서 비중도 10%가 넘는다. 2위와 격차도 크다.미매각을 낸 사례도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한때 AA급 투심까지 휘청였지만 20곳에 가까운 계열사가 공모채를 무사히 발행했다.2021년에도 SK그룹이 빅이슈어 지위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기 도래 회사채 물량이 적지 않다. 더욱이 SK하이닉스가 최근 대규모 인수합병을 진행한 만큼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부문에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7년 연속 공모채 시장 1위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들어 8일까지 SK그룹이 발행한 공모채는 모두 7조514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최대 수준이다. 2위와 격차도 크다. 현대자동차그룹도 4조원이 넘는 공모채를 발행하며 빅이슈어로서 위상을 보였지만 SK그룹에는 한참 못 미쳤다.
SK그룹의 올해 공모채 발행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6%(1조110억원)가량 적다. 그럼에도 최대 발행사로서 지위는 견고했다. 전체 공모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26%에 이른다.
조 단위 발행사가 올해도 등장했다. SK㈜가 1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조달했고 SK하이닉스가 뒤를 이어 1조600억원 규모로 공모채를 발행했다. 다만 지난해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편이다.
지난해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1조원 이상 공모채를 찍은 곳은 SK텔레콤(1조2000억원), SK㈜(1조2000억원), SK에너지(1조원) 등 세 곳이었다.
SK그룹이 2014년 이래 7년 연속 공모채 시장의 최대 발행사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SK그룹은 2012년 공모채 시장에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 2013년 단 한 해를 제외하고 해마다 최대 발행사 지위를 이어왔다.
◇투자심리 ‘견조’…미매각 없었다
SK그룹이 7조원이 넘는 공모채를 발행했지만 투자심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미매각을 낸 계열사가 한 곳도 없다. 모두 19곳의 계열사가 공모채를 발행한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더욱이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투자심리가 나빴다. AA급까지 미매각을 내는 등 고전하는 사례가 적잖았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발행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덕분으로 분석된다. 올해 공모채를 발행한 계열사 19곳 가운데 신용등급이 AAA급인 곳은 SK텔레콤 1곳이며 AA급인 곳은 SK이노베이션 등을 포함해 모두 11곳에 이른다. 반면 A급인 발행사는 7곳에 그친다. 그나마도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A-급 이하 비우량채는 SK건설뿐이다.
그러나 SK건설은 올해 6월과 11월 두 차례나 공모채를 찍었는데도 오히려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6월에는 1000억원 모집에 1940억원, 11월에는 1000억원 모집에 7860억원의 참여금액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SK그룹 계열사인 데다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점, 친환경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는 점 등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등 AA급 주력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공모채 발행은 이들에게 쉽지만은 않았다. 실적이 크게 꺾였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수요예측에서 2조700억원의 기관자금을 확보해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썼고 SK이노베이션도 1조원이 넘는 주문을 확보했다.
AAA급 신용도를 자랑하는 SK텔레콤은 기관투자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조 단위 참여금액을 기록한 것은 물론, 20년 초장기물까지 증액발행했다.
◇2021년에도 최대 발행사 예약?
SK그룹이 2021년에도 최대 발행사로서 지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기 도래 회사채 물량이 적지 않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2021년 SK그룹의 만기 도래 회사채는 모두 5조5660억원 규모다. 사상 최대 발행기록을 썼던 2019년이나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는 5조3000억원이었다.
SK그룹은 더욱이 배터리부문과 반도체, 통신부문에서도 투자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배터리부문에 모두 3조8000억원 규모로 투자를 진행했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한국신용평가는 “대규모 설비투자 지출이 아직 남아 있는 데다 LG화학과 배터리부문에서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와 통신부문에서도 사업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계사업을 확장하는 데 힘쓰고 있다. SK텔레콤은 5G 네트워크 관련해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반도체부문에서는 신규 fab을 건설하고 있는 데다 올해 미국 인텔사의 낸드사업부문을 영업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양수대금은 모두 90억 달러(10조3000억원) 규모다. 인수한 이후에도 통합과정, 신규 제품군에 대한 연구개발 등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면서 차입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돼 IB업계에서도 SK그룹의 공모채 발행기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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