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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IPO 재개 전 영업확대…자산건전성은 후퇴 [카드사 조달 리스크 점검]⑤레버리지 경영, 차입금 급증…코로나 대비 3.5조 유동성 확보

오찬미 기자공개 2020-12-14 14:33:46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신용카드업계의 조달 다변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위기 대응능력을 키워 유동성 경색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카드사들은 다양한 조달 전략을 구사하며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7개 카드사의 조달 전략과 유사시 대응 능력을 살펴보고 리스크 관리 방안을 모색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0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가 업계 '탑 3' 진입을 위한 전략 모색에 나섰다. 올해 미뤄진 기업공개(IPO) 재개를 위한 몸만들기 차원에서 영업확장에 뛰어들었다. 동시에 현금을 비축하고 크레딧라인을 보강하며 3조5000억원 이상의 유동성도 쌓아 리스크 관리에 착수했다.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위해 영업자산을 급격히 늘리면서 차입규모는 13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자산이 크게 늘어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레버리지 배율이 5.6배까지 급증하고 업계 내 유일하게 자산건전성 지표가 하락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현대카드 밸류 높이기 치중, 자산건전성 후퇴

현대카드는 지난 1년간 영업자산을 크게 늘려 왔다. 2019년 3분기 14조2640억원 규모에 이르던 총영업자산은 올해 3분기 16조508억원으로 2조원 가량이 급증했다. 덕분에 수익률은 큰 폭에 개선되면서 밸류에이션 책정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2%에서 올 3분기 2.6%로 개선됐다.

다만 확장 경영의 반사효과로 자산건전성은 나빠지기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 실질연체율을 1% 수준에서 관리하며 건전성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지표를 보유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1년 새 실질 연체율이 1.4%로 상승하면서 건전성 지표가 업계 내 유일하게 후퇴했다. 지난해 3분기 1490억원에 이르던 실질연체채권은 2316억원 규모로 1년 사이 1000억원 가량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7%에서 1%로 증가했다.

업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에서 관리돼 오던 기조를 깨고 '건전성'보다는 '효율성'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손충당금을 올 3분기 4930억원까지 쌓았지만 건전성 지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부실채권이 급격히 늘어났다. 업계 내 유일하게 400%대에서 관리된 대손충당금/고정이하여신 비율이 305.1%로 크게 감소했다.

매년 현대캐피탈에 조기 매각해왔던 부실채권의 매각규모가 올해 들어 크게 감소한 영향도 있었다.

◇레버리지 급증…상장 통한 자본적정성 회복 관건


보수적 건전성 관리 기조가 한 걸음 후퇴하자 현대카드의 레버리지 배율도 올해 5.6배로 훌쩍 뛰었다. 최근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 한도가 기존 6배에서 8배로 확대되면서 영업 확장의 빗장이 열렸다.

2018년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됐었지만 할부 및 카드론 자산을 증가시키면서 레버리지배수가 과거 수준으로 복귀했다. IPO를 위해 몸집을 키워야하는 현대카드는 보다 공격적으로 영업자산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자본적정성이 악화되는 것이 부담이다.

향후 현대카드의 자본적정성 관리는 IPO 성사에 달려있다. 일찍이 상장에 성공한 삼성카드는 신주매출을 통해 자본적정성을 끌어올렸다. 당시 삼성카드는 구주매출로 2880억원을 확보했다. 그 덕에 삼성카드의 올 3분기 조정자기자본비율은 32.9%, 레버리지는 3.5배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카드의 경우 영업자산 확대 노력에도 IPO가 또다시 늦어지면 자본적정성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어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자기자본이 3조440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차입부채가 13조802억원으로 약 2조원 상승했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8%로 하락했다.

현대카드는 올 3분기 현금성 자산을 2조5000억원 수준으로 늘리고 1조원 규모의 크레딧라인을 확보해 3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비축했다. 지난해 2조4000억원 수준에서 1조1000억원이나 더 쌓은 셈이다. 5년 새 가장 많은 금액을 확보하면서 코로나19로 유동성 경색이 일어나는 상황을 사전적으로 대비했다.

◇회사채 중심 조달여건…부채 만기는 평균 2년


현대카드는 회사채 중심으로 조달 비중을 늘려오면서 자금 포트폴리오도 관리하고 있다. 올해 3분기 회사채 조달 비중은 68.9%로 늘리고,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기업어음 조달을 축소해 포트폴리오를 관리했다.

올 3분기 기준 차입부채는 회사채 9조250억원, 유동화차입금 2조1485억원, 기업어음 1조2150억원, 일반차입금 7136억원으로 이뤄진다.

현대카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조달 전략을 다소 크게 바꾸는 행보를 보여왔다. 2018년에는 기업어음(CP) 비중을 2년 전(8.9%) 대비 14.5%포인트 증가한 23.4%로 크게 늘렸다. 대신 같은 기간 회사채 비중은 65.5%에서 55.8%로 대폭 줄였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비중도 19.3%에서 15.5%로 축소했다.

반면 올해에는 회사채 비중을 늘렸다. 올해 3분기 말 비중은 68.9%로 5년 중 그 비중이 가장 높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가장 안정적 자산으로 조달 포트폴리오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단기조달 창구인 CP는 9.3%로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눈에 띄는 점은 일반차입금은 유일하게 외부 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5~6%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부채 만기 구조가 길지 않은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2017년 이후 부채 만기 구조를 평균 2년 수준에서 유지해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업계에서는 만기 구조를 확대하는 모습이지만 현대카드는 조달 만기 구조에 큰 변동을 주지 않았다. 자산만기가 1.4~1.6년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돼 올 3분기 금융자산 평균 만기 대비 차입부채 평균 만기 비율을 뜻하는 자산부채관리(ALM)지표는 130.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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