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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그레이트 CJ'? 제일제당에 재무통 심었다 지주 CFO 겸 경영총괄 최은석 부사장 대표 선임…전임 신현재 대표 행보와 유사

최은진 기자공개 2020-12-14 09:15:1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의 수장에 관리직을 등용하는 법칙은 이번에도 변함이 없었다.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지주사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경영총괄 역할을 맡던 최은석 부사장을 선임했다. 한창 '그레이트 CJ'를 부르던 당시에도 지주에서 같은 역할을 하던 인물을 대표이사로 올린 것과 오버랩 된다.

하지만 그 의미는 다르게 비춰진다. 당시엔 외연확장을 위해 재무통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구조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 인재가 필요하다. 수익성 중심 경영이라는 기치 하에 불필요한 사업 및 투자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최 부사장에게 힘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10일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교체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최대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연쇄적 교체다.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총괄 부사장이 CJ대한통운으로 이동해서 박근희 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이룰 예정이다.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지주사 CJ㈜의 CFO이자 경영총괄 역할인 최은석 부사장이 맡는다. 다만 사장 승진인사 없이 대표이사라는 직책만 부여받았다. 선임 CEO들의 연령대나 직급 등을 고려할 때 최 부사장의 사장 승진은 아직 논하기에도 이르다는 판단이 배경이 됐다.


주목되는 점이 있다면 CJ제일제당은 최근 몇년간 관리직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임자인 강 부사장 역시 경영전략 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인물이었다.

특히 지난해까지 강 부사장과 함께 CJ제일제당 공동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던 신현재 CJ기술원장의 이력이 새삼 눈에 띈다. 신 원장 역시 CJ㈜의 CFO이자 경영총괄 역할을 하다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올랐다. 최 부사장의 이동인사와 상당히 닮아있는 셈이다.

신 원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영공백 당시 CJ㈜에서 경영총괄 역할을 맡으며 주요 의사결정을 진행했던 인물이다. 이 회장이 복귀하자마자 가장 먼저 챙겨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보냈다.

명분은 분명했다. 이 회장이 강조하던 '그레이트 CJ'를 추진하기 위한 전열을 갖추는 차원이었다. 신 원장은 구조조정, M&A, 재무, 전략 등의 조직을 두루거치며 전략 및 재무통으로 인정받은 만큼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화 및 외연확장을 추진할 적임자로 꼽혔다.

전례를 고려하면 신 원장의 후임으로 CJ㈜의 CFO와 경영총괄 자리를 물려받은 최 부사장을 CJ제일제당의 대표이사로 바통을 이어받게 한 것 역시 전략적 판단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분기부터 수익성 중심의 구조혁신이라는 기치 하에 자산매각, 제품 및 거래처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레이트 CJ라는 기치 아래 추진되던 대규모 해외기업 인수가 재무부담을 악화한 데 따른 조치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인회계사로서 재무전문가인 최 부사장의 역할은 명확하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현재 진행 중인 구조혁신 작업을 가속화 하라는 의미다.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과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사명도 안는다.

기반은 다져졌다. CJ대한통운 제외, 현금곳간을 두둑하게 채우면서 5조원에 육박하던 순차입금을 4조5000억원대로 낮췄다. 가양동 부지매각 등 유형자산 매각에 속도를 낸 결과다. 실적 역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재무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CJ제일제당 중심으로 재무건전성 및 수익성 중심 경영구도를 확립하면서 잠시 움츠렸던 '그레이트 CJ' 전략을 재추진 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CJ그룹 내부적으로 돈은 안되더라도 상당한 상징성이 있었던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내다 팔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룹에 신성장 엔진을 장착하는 데 앞으로 CJ제일제당의 역할이 더욱 분명해 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이 회장과 가장 가까운 지주에서 신뢰를 쌓은 최 부사장이 적임자로 꼽히는 건 자연스런 수순이라는 평가다. 신임 대표이사가 된 최 부사장은 더벨과의 전화에서 "지금은 통화가 어렵다"는 짧막한 얘기만 남겼다. 외부에 일찍 전해진 이동소식에 세간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CJ그룹 관계자는 "관리직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건 수년여 전부터 이뤄진 기조"라며 "최은석 부사장은 지주에서 총괄 역할을 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있어 상당한 역량보여줬던 인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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