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시장에 데뷔어 발길 끊겼다 [Adieu 2020]전년 대비 반토막 '11곳', A급 이하 회사채 투심 위축 여파
이지혜 기자공개 2020-12-14 14:35:15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1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 신규 발행사의 수가 확 줄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2곳에 이르는 데뷔어가 공모채 수요예측 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올해는 반토막이 됐다. 데뷔어 수가 11곳에 그쳤다.1분기까지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데뷔어가 많아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공모채 시장 참여자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공모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숫자가 급감했다.
특히 A급 이하 데뷔어의 발길이 끊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용도 A등급 이하 이슈어가 훨씬 더 많았지만 올해는 AA등급 이상 우량 발행사 수가 더 많았다.
◇수요예측 데뷔어 ‘반토막’, 우량채 중심
10일 더벨 집계 결과 올 들어 현재까지 공모채 수요예측 시장에 데뷔한 발행사는 모두 11곳이다. 데뷔어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2조5630억원 정도다. 공모채 수요예측 물량이 모두 49조481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5.2%에 그친다.
데뷔어의 신용등급도 AA급 이상이 중심이 됐다. AAA부터 AA급까지 데뷔어는 모두 6곳인 데 반해 A급 발행사는 모두 5곳뿐이었다. AAA급으로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가 대표적이고 AA급으로는 삼성증권, 에스파워, 여주에너지서비스, 현대글로비스, 넷마블 등이 있었다.
A급에서는 신세계푸드와 보령제약, 현대오트론, 효성첨단소재,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데뷔어로 이름을 올렸다. BBB급 발행사는 아예 없었다.
지난해와 대조적이다. 2019년 공모채 수요예측 시장 데뷔어는 모두 22곳에 이르렀다. 이들이 발행한 회사채는 모두 6조2100억원 수준이다. 전체 공모채 수요예측 시장에서 데뷔어가 차지하는 금액 비중도 11.5%에 달한. 올해는 발행사 수는 물론 발행 규모에 있어서도 데뷔어가 반토막이 난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A급 이하 데뷔어가 강세를 보였다. AA급 이상 발행사는 7곳뿐이었지만 A급 이하 발행사는 모두 15곳이나 됐다. BBB급 데뷔어도 키움캐피탈, 한화호텔앤드리조트, JTBC 등 세 곳이었다.
상대적으로 올해 신용도가 우량한 발행사가 데뷔하다보니 미매각률도 더욱 떨어졌다. 올해 공모채 수요예측 시장에 데뷔한 발행사 가운데 미매각을 낸 곳은 없다. 지난해 한화투자증권(모집금액은 채웠으나 증액하면서 미매각분 발생)과 군장에너지 등 미매각 발행사가 2곳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들이 데뷔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시장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흥행에 자신감 있는 기업들만 공모채 발행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직격탄, 2021년 데뷔어 돌아올까
코로나19 사태로 A급 이하 공모채를 향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데뷔어들의 신용도는 대부분 A급 이하일텐데 올해 공모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자금 조달 방향을 틀었을 것”이라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설투자를 하기에도 부담스러워져 자금 조달 수요도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미매각을 낸 종목 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미매각 종목 수는 15건이었지만 올해는 32건에 이르렀다. 또 미매각 종목의 신용등급도 지난해에는 BBB급이 대부분이었다면 올해는 A급은 물론 AA급에서도 미매각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었다.
AA급도 고전하는 상황에서 A급 이하인, 심지어 공모채 발행 경험도 없는 데뷔어가 쉽게 나서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신용 스프레드 측면에서도 A급이 공모채를 발행하는 데 메리트가 크지 않았을 수 있다. 김상만 연구원은 “연초 신용 스프레드가 급등한 직후 AAA급은 이전 수준을 하향 돌파했지만 AA급은 절반의 회복을 이뤘을 뿐”이라며 “A급 이하는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2021년에는 데뷔어가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출시로 경제가 언제 정상화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도 “올해는 무방비 상태로 코로나19 사태를 맞닥뜨려 타격이 컸지만 내년에는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으로 예상돼 공모채 수요예측 데뷔어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카카오엔터, 투자 손실·법인세에 3분기 실적 '압박'
- [2024 이사회 평가]YG엔터, 빛나는 경영성과 뒤 불완전한 거버넌스
- [2024 이사회 평가]'팬덤 플랫폼 선두주자' 디어유, 이사회 기능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우수한 JYP엔터, 독립성은 '아쉬움'
- "어도어 실적 또 늘었는데"…민희진, 풋옵션 강행 '왜'
- '하이브 탈출 신호탄?' 뉴진스 제시한 14일 함의
- 뉴진스, 하이브와 '헤어질 결심'…계약상 법적 근거는
- [Earnings & Consensus]JYP엔터, '어닝 서프라이즈' 주인공…핵심IP 컴백효과
- [IP & STOCK]적자 발표에도 YG엔터 주가 견조, 증권가 재평가
- [Earnings & Consensus]YG엔터, 적자 불구 ‘어닝 서프라이즈’ 평가…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