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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강자 태광산업도 고전, 위안거리는 '재무' ESG 평가도 최하위…이호진 전 회장 빈자리 '실감'

박기수 기자공개 2020-12-21 09:42:1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용한 강자' 태광산업도 올해만큼은 고전을 피할 수 없었다. 중국발 경쟁 심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악영향을 끼쳤다. 최근 재계의 화두인 ESG 평가에서도 좋지 못한 평가를 받으며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위안점은 재무 상태다.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이어가며 보유 현금을 늘리고 있다. 투자 등 외형 확장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위한 필요 조건은 하나 뿐이다. 총수 이호진 회장의 복귀다.

태광산업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연결 매출 1조3290억원, 영업이익 57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부진이다. 작년의 경우 매출은 2조2423억원, 영업이익은 250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매출은 40.7%, 영업이익은 무려 76.9%가 줄어든 수치다.

실적 부진은 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수요 급감했기 때문이다. 태광산업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태광산업의 주요 생산 제품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은 올해 3분기 톤 당 47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867달러)과 2019년(738달러)보다 절반가량 낮아진 가격이다.

아크릴로니트릴(AN)도 마찬가지다. 올해 3분기 AN의 국제가격은 톤 당 1112달러다. 이는 2018년(2029달러)보다는 45%, 2019년(1663달러)보다는 33% 낮아진 가격이다. 낮아진 가격은 태광산업 매출과 수익성에 직격탄이었다.


ESG등급에서도 아쉬움을 남긴 한 해였다. 태광산업은 올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으로부터 ESG등급 C등급을 부여 받았다. 이중 지배구조(G) 등급은 D등급으로 사실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 중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태광산업의 지배구조는 이사회 중심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지배구조연구소 등의 평가다. 태광산업 이사회의 의장은 현 대표이사인 홍현민 대표다. 사외이사 선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역시 홍 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사회에서 홍 대표 1인이 쥔 권력이 상당한 셈으로 이는 이사회 독립성을 해치는 요소로 평가 받는다.

올해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태광산업이 여전히 '조용한 업계의 강자'로 평가받는 핵심 요소는 재무지표다.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태광산업에는 1조2191억원의 현금성자산이 쌓여있다. 반면 차입금을 포함한 부채총계는 7363억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은 21.8%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단순 현금성자산만으로도 인수·합병(M&A) 빅딜에 참여할 만한 체력을 갖춘 셈이다.

이는 매년 실현하는 순이익을 대부분 유보하는 방식을 택한 결과다. 9월 말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무려 3조2988억원이다.


태광산업의 건실한 재무지표는 그룹 오너이자 대표였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부재와 맞닿아 있다. 다만 이 전 회장의 부재는 그간 별다른 투자가 없고 지배구조 역시 대세에 뒤쳐진 형태로 남아있는 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호진 전 회장은 태광산업의 29.4%의 지분을 들고 있어 최대주주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는 회사를 직접 챙겼던 경영형 오너였다"라면서 "이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대규모 투자 등이 올 스톱되고 그때부터 경영 기조가 보수적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2012년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으며 구속됐던 바 있다. 이후 정상적으로 수감 생활을 했다면 형기를 마칠 수 있었으나 구속 뒤 두 달여 만에 건강 이상이 발견돼 형 집행이 정지된 채 최근까지 불구속 상태로 있었다. 그러다 작년 '황제보석' 논란이 불거지면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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