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에너지 패러다임 변화, 신용인 한화솔루션 전무 '선견지명'선제적 1.2조 유증 결정…글로벌 '톱티어' 그린에너지 발판
박기수 기자공개 2020-12-23 10:54:5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중견기업을 가리지 않고 올해 기업들의 최대 화두는 '현금 마련'이었다. 코로나19 여파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창구인 자본시장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첨단소재·화학 종합회사인 한화솔루션도 예외는 아니었다.올해 초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현금창출력 대비 석유화학과 태양광의 투자와 이에 따른 차입 부담이 크다는 이유였다. 자금 조달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시장의 시선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부담 요소다.
코로나19의 종식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과 재무 부담으로 인한 신용도 전망 하락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화솔루션은 성장을 위한 골든 타임에 있었다.
올해는 세계 주요 국가들이 탄소 중립 목표를 범국가적 목표로 발표하는 등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이 사회적 컨센서스로 자리잡은 이정표같은 해다. 그린에너지 분야에서 선두주자를 점하려는 한화그룹, 한화솔루션이 시장 선두로 치고 나가기 위해 올해가 중요한 시기였다는 의미다.
이 시점에서 한화솔루션은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경영 판단의 중심에는 최고재무전략자(CFO)이자 전략부문 재무실장인 신용인 전무(사진)가 있었다.
◇예상 밖 시나리오 배제할 수 없는 CFO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한화솔루션의 총차입금은 6조2241억원이다. 이중 1년 안에 상환 기한이 도래하는 유동성차입금은 3조2081억원으로 비중으로 따지면 51.5%이다.
평시라면 그리 급박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1조3073억원이라는 현금성자산을 보유 중이고, 도합 8조원에 달하는 매출채권 및 유형자산도 최악의 경우 재무적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또한 만기가 도래하는 사채 등 채무 역시 차환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다만 CFO 입장에서는 '예상 밖의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나 여러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칠 경우 올해 1분기와 같은 단기 자금조달 시장이 경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 유증 없이 자체 조달만으로 그린에너지 시장에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부담이다. 부정적으로 바뀐 신용도 전망이 현실화 해 실제 국내·글로벌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이는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에 신 전무는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경우 향후 자금경색 상황이 재발해도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라면서 "사업 확장 시기에 있는 한화솔루션으로서는 적기에 대규모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순위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2조 선제적 유증, 한화솔루션 성장 발판으로
한화솔루션은 21일 유상증자 발표와 함께 외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컨퍼런스 콜을 개최했다. 신 전무는 CFO 자격으로 총 발표자를 맡았다.
이번 유상증자의 핵심 키워드로 태양광과 수소다. 유상증자액 1조2000억원 중 4000억원은 태양광 차세대 제품 개발 및 생산에, 3000억원은 태양광 발전자산 취득 및 개발 역량 강화에, 3000억원은 태양광 분산형 발전 기반 에너지 사업에 쓰인다. 또 1000억원은 수소 생산 인프라에, 나머지 1000억원은 수소 저장 및 유통 인프라 구축에 쓰일 예정이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기존 태양광 셀(태양전지)·모듈(셀을 이어 붙인 판) 제조에서 확장해 차세대 모듈 생산, 태양광 발전사업, 분산형 발전기반 에너지 사업까지 총망라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에만 태양광 사업에 5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솔루션이 내세운 목표는 2025년 태양광 사업 매출 12조원 달성이다.
태양광 발전 사업은 미국과 유럽에서 발전소 프로젝트를 선별해 개발부터 건설까지 진행하는 사업을 뜻한다. 프로젝트를 인수하고 1~3년 안에 매각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까지 15기가와트(GW) 규모의 프로젝트를 매각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제조 뿐만 아니라 발전사업까지 태양광 밸류체인을 관통하는 토탈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하나의 키워드인 수소 역시 그룹 차원에서 모든 밸류체인을 관통하는 사업전개를 통해 시너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소 생산과 저장 유통, 충전 시스템까지 갖춘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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