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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일부 사업부 투자유치 검토 배경은 [항공업 구조조정]통합 시너지 밑그림…산은 통제밖 비즈니스 발굴 차원도

최익환 기자공개 2020-12-23 07:58:09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본부 등 사업부 투자유치 검토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와 같은 행보에 나선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차적인 이유로는 재무구조 개선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시너지 창출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이지만 산업은행의 통제에서 다소 자유로운 새 비즈니스를 키우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향후 대한항공의 마일리지사업부는 물론 토파스여행정보와 칼호텔네트워크 등에도 투자유치가 진행될지 여부에 시장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내부적으로 항공우주사업본부에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 한진그룹 차원의 최종 의사결정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논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우선 대한항공은 크레디트스위스(CS) 등과 자문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이 검토 사실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이미 시장에선 늦어도 내년 중 거래가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거래 종결을 앞두고 사전에 분사와 투자유치 작업을 마무리 지어, 항공업 통합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중정비 흡수 위해선 투자금 필요

특히 투자유치 대상으로 고려되는 항공우주사업본부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산하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정비수요를 흡수해야한다. 그동안 중정비를 루프트한자테크닉 등 해외 업체에 외주로 맡겨온 아시아나항공의 정비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선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정비 시설과 인력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곧 설비투자와 인력충원이 선행되어야한다는 뜻인데 대한항공 입장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통합작업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해 여력이 없다. 산업은행의 자금이 한진칼을 통해 유상증자 형태로 유입되더라도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설비투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때문에 항공우주사업본부의 경우 대한항공의 사업부 중 가장 투자유치가 유력한 대상으로 꼽혀왔다. 정부가 항공정비(MRO) 산업 재편을 위해 통합법인을 언급했지만 실현이 요원하고, 설비투자 비용을 FI의 투자로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추진되는 MRO 단지로 역량을 모을 기회도 생기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정비 역량은 상당한 수준으로 여객기의 화물기 전환개조 시장에 뛰어든 전 세계 몇 안되는 플레이어 중 하나”라며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중정비 수요까지 흡수하기 위해선 기존의 부산정비창 이외 신규 시설투자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동성 확보·기업가치 제고 예상…산은 영향력도 감안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항공우주사업부 등의 투자유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메리트는 유동성과 새 비즈니스의 성장 기회다.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재무 부담을 다소 덜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해 직원들의 상당수가 휴직상태에 있는 등 여전히 경영사정은 어렵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항공우주사업의 경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추후 대한항공이 항공우주사업부 투자유치를 진행할 경우 구주 일부와 신주를 함께 묶어 매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대한항공은 분사(Spin-off)한 사업부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끌어들일 수 있고, 사업부의 독립과 투자유치로 전체적인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통합을 가정했을 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선 앞으로 상당한 수준의 이익창출력 개선과 채무상환재원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사업부 매각을 통한 투자유치와 상장 등이 고려대상에 오른 것 역시 폭넓게 보면 기업가치 상승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책이 된다”고 전했다.

항공우주사업 등을 분할해 투자유치를 받을 경우 한진그룹 입장에선 산업은행의 영향력을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미 조원태 회장에게 경영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경영계약서를 산업은행과 체결한 상황에서, 본업인 항공운송업 이외에 한진그룹이 주도적으로 끌고갈 수 있는 비즈니스를 통해 경영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는 분석이다.

◇마일리지·호텔 등 타 사업부 향방에도 관심 모일 듯

항공우주사업부에 대한 투자유치 검토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FI들은 다른 사업부들의 투자유치 여부에도 관심을 모으는 모습이다. 당장 기내식기내판매사업부의 매각 이전부터 유동화 대상으로 고려되던 마일리지사업 등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해외에선 △에어캐나다(2005년) △라탐(2010년) △골항공(2012년) 등이 마일리지 사업을 분사해 상장한 사례가 있다.

마일리지사업부의 경우 앞서 해외 항공사들이 지분매각과 상장을 통해 일부 유동화작업을 실시한 선례가 있던 터라, 기내식사업부 다음 순위의 매각 혹은 투자유치 대상으로 꾸준히 부각돼 왔다. 그동안 마일리지사업부는 일부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관심을 보였으나, 유의미한 수준의 경쟁이 펼쳐질 정도의 원매자군이 형성되지는 않았다.

PEF 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반 동시다발적으로 태핑이 진행됐지만 매각이 흐지부지되었던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의 투자유치 등 거래에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마일리지사업부 등의 경우는 충분히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 한진칼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KAL호텔네트워크의 경우 국내 호텔을 한번에 인수할 원매자를 찾고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인해 거래 성사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텔업의 경우 역시 매각 대신 소수지분 투자유치로 선회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동시에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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