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28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란만장(波瀾萬丈)'문양근 회장과 글로벌텍스프리(이하 GTF)가 처한 현실이 꼭 그렇다. 연초만 해도 작금의 상황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이 천재지변을.
GTF는 국내 택스리펀드 1위 기업이다. 택스리펀드 사업자는 외국인이 국내서 물건을 구입할 때 포함돼있는 '부가가치세'를 다시 되돌려주는 환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금 환급 과정에서 받는 수수료가 매출 원천이다. 결국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해 물건을 구입할수록 실적이 좋아지는 구조다.
2010년을 기점으로 한류 열풍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자 GTF도 고공 성장을 이어갔다. 이미 영업 플랫폼이 깔려있는 상황에서 고객이 늘자 매출 증가분이 고스란히 수익으로 연결됐다. 거칠 것이 없었다. 2016년 매출 407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달성하며 정점을 찍었다. 영업이익률은 25%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듬해 뜨거웠던 분위기가 단숨에 식었다. 사드 이슈가 휘몰아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최대 고객이었던 중국 방문객들이 발길을 끊자 실적이 곧바로 반토막 났다.
깨달은 바가 컸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았다. 뒤도 돌아보고, 바닥도 살피면서 가야 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값비싼 수업료까지 내면서.
외교 이슈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인내만이 답이었다. 그렇게 길고 긴 고난의 길을 걸었다. 다만 다시 찾아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했다. 위기 상황에 오히려 3위 사업자를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다. 치킨게임의 승자가 되기 위한 승부수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한한령 여파에도 매출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시장 공력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위기 속에서 더 단단한 기업을 만들었다. 지난해 최대 매출 실적을 경신했고 영업이익 역시 3년만에 7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한한령 해제와 한류 열풍 재확산 등 올해는 더 아름다운 꽃길만 열리는 듯 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덮치기 전까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다. 사드 때보다 더한 충격이 전해졌다. 아예 가게 문을 열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설립 후 처음으로 적자가 발생했다. 최악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정도였다.
심해, 그 바닥에서 문 회장과 GTF는 두번째 와신상담의 길을 걷고 있다. 문 회장은 GTF를 살릴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 모태였던 브레인콘텐츠를 팔기로 결정했다. 팔, 다리를 자를지언정 다시 일어나겠다는 절박함이 묻어난 거래였다.
영원한 겨울은 없다. 봄은 다시 오기 마련이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다. 맞춤형 해법을 찾기 위한 도전이 시작됐다. 위기에 더 강했다. 섶에 눕고 쓸개를 씹는 와중에도 언제나 새로운 길을 열었다. 다시 한번 증명할 때다. 개척자 문 회장과 GTF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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