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기업 리뷰]'실탄 마련' 고려시멘트, 재무전략 바꾼 사연은①'부업' 지분 투자 감소, 투자활동현금흐름 114억 유입…건설소재 사업 확장 대비
김형락 기자공개 2021-01-06 07:50:58
[편집자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이 증시 입성 등용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12개 기업이 스팩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다. 스팩 합병 상장은 대대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일반 기업공개(IPO)와 달리 이미 조달된 자금을 품에 안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상장 이후에도 주목받지 못한 기업들이 많다. 더벨은 스팩 합병 기업들의 사업 현황,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31일 11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고려시멘트가 투자 실탄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중단된 레미콘사업을 대체할 신규사업 투자금을 비축하기 위해서다. 스팩 합병 상장 이후 활발하게 진행했던 지분 투자 부업을 일부 정리해 현금 곳간을 채웠다.고려시멘트 재무전략이 180도 바뀌었다. 공격적인 지분 투자를 멈추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선회했다. 지난해부터 관계기업 투자주식을 처분해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신규사업 투자재원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지난해와 올해 관계기업 투자주식을 팔아 각각 42억원, 60억원을 손에 넣었다. 지난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79억원이다.
레미콘사업 중단이 도화선이었다. 고려시멘트는 지난해 8월 레미콘사업부문 생산을 중단했다. 2013년 4월부터 임차운영하던 광주 레미콘 공장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대인이 계약기간 연장 협의를 거절했다.

당장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 2016~2018년 850억~900억원을 오르내리던 매출액은 지난해 70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매출 159억원(매출비중 19%)을 책임지던 레미콘사업이 빠졌기 때문이다.
매출구성은 시멘트 단일사업으로 회귀했다. 고려시멘트는 호남권(광주, 전남, 전북)을 주영업권역으로 한 시멘트 생산회사다. 레미콘사에 장기적인 공급계약을 기반으로 매출 규모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2016~2019년 시멘트사업부문 매출액은 700억원 안팎이다.
달라진 재무전략은 현금흐름에 여실히 드러난다. 2018년까지 유출됐던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부터 유입되기 시작했다. 투자자산을 처분해 현금화했다는 의미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46억원, 100억원이 투자활동에 쓰였다. 지난해와 올해는 투자활동에서 각각 24억원, 114억원(지난 9월 말 기준)을 거둬들였다.

고려시멘트는 2017년 스팩 합병 이후 부업으로 지분 투자를 전개했다. 그해 5월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3호(스팩)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스팩 예치금 105억원은 투자 밑천이 됐다.
상장 첫해에는 골프장사업에 꽂혔다. 2017년 6월 37억원을 투입해 담양레이나CC를 운영하는 에이취.에이취레저 지분 23%를 취득했다. 그해 8월에는 90억원을 써서 무등산CC를 운영하는 동광레저개발 지분 16.01%를 인수했다.
시멘트 연관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회사 투자도 병행했다. 2018년 1월 신설 레미콘 제조업체 강동레미콘제이에스에 4억원을 출자해 지분 25%를 취득했다. 그해 12월에는 신설 레미콘 제조업체 대원레미콘(옛 강동레미콘엔제이)에 10억원을 출자해 지분 29%를 거머쥐었다.
관계기업 투자이익은 지분법 손익으로 잡혔다. 2017년과 2018년 지분법 이익으로 각각 3억원, 5억원이 발생했다. 2016년 12억원이었던 관계기업 투자금액은 2018년 186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지분 투자 부업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5월 관계기업 강동레미콘제이에스 지분 전량(25%)을 4억원에 고려콘크리트로 매각했다. 12월에는 관계기업 고려콘크리트 지분 전량(29%)을 최대주주인 강대완 고려시멘트 회장에게 넘겼다. 처분금액은 38억원이었다.
올해에도 대규모 자금이 들어왔다. 신규사업에 쓸 자금을 만들어두려는 전략이다. 지난 6월 관계기업 에이취.에이취레저 지분 전량(23%)을 매각해 약 60억원을 쥐었다. 장·단기대여금 90억원도 회수했다.
고려시멘트 관계자는 "시멘트사업에 새로운 신규사업을 붙이기 위해 투자금을 마련해두고 있다"며 "레미콘사 인수 등 건설소재 사업으로 확장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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