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 시멘트·부품소재 기둥 세웠다 [진격의 중견그룹]①유니온머티리얼 인수로 사업 확대, 매출 2000억대 도약
김형락 기자공개 2020-07-29 09:19:37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4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니온그룹은 국내 유일 백시멘트 생산기업으로 초석을 다졌다. 특수시멘트를 개발해 생산품목을 다양화하며 견실한 시멘트 회사로 성장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부품소재 분야로 사업영역도 넓혔다. 시멘트와 부품소재 사업을 기둥으로 자산 3000억원 규모 중견그룹으로 발돋움했다.코스피 상장사 유니온은 부품소재 기업 유니온머티리얼(코스피 상장), 호환성 공구 제조기업 유니온툴텍(비상장)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창업주 고(故) 이회삼 선대회장, 2세 이건영 회장을 거쳐, 올해 3세 이우선 대표가 그룹 운전대를 잡았다. 이회삼 회장은 OCI 창업주 고(故) 이회림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유니온은 경기도 부천 백시멘트(건물 내외장·끝마감 바름용) 공장에서 출발했다. 이회삼 회장은 1964년 1월 '유니온백양회공업주식회사(현 유니온)'를 세운 뒤, 기술 도입과 공장 건설을 진두지휘했다.
1960년대는 경제개발 열풍으로 각종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였다. 이회삼 회장은 마감재인 백시멘트 수요가 늘어나는 기미를 보이자, 시멘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백시멘트는 건축물 내부도장에 없어선 안되는 필수소재였다.
유니온은 백시멘트를 독점 생산하며 사세를 키웠다. 1982년 충청북도 청주로 공장을 확장한 뒤 생산품목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후 수입에 의존하던 특수시멘트 분야로 눈을 돌렸다. 타일시멘트(타일 압착·내외장 줄눈공법용), 알루미나시멘트(고온에 견디는 물질인 내화물 원재료), 초속경 시멘트(긴급 토목공사에 사용) 등을 개발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건축 자재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용융알루미나(캐스터블 내화물 골재), 시멘트 급결제(터널공사 숏크리트 시공용), 몰탈(시멘트와 모레를 섞어 만든 자재) 제품 등을 공급했다. 매출이 늘면서 1996년 7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백시멘트와 알루미나시멘트는 유니온 주력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약 70%다. 기타 특수시멘트는 20~40% 수준이다.
다만 시멘트 위주의 사업구조는 한계가 분명했다. 건설경기 변동에 취약했다. 국내 건설경기가 위축될 때마다 백시멘트 등 건축자재 매출 감소를 피하기 어려웠다. 알루미나시멘트 등 내화재료도 2015년부터 철강 경기가 침체되자 영업 활동에 어려움이 커졌다.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17년 승부수를 던졌다. 792억원을 들여 쌍용머티리얼(현 유니온머티리얼) 지분 52.17%를 인수했다.
시멘트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는 M&A 이후 △시멘트 제조 △페트라이트(자동차용 모터에 사용하는 페라이트 자석 등 제조) △세라믹(절삭공구·전자레인지용 마그네트론 스템·수도밸브용 디스크 등 제조) △환경기계(탈수기·여과기 제조) △호환성 공구(자동차 제작용 공구 제조) 등 총 6개로 늘었다.
수익구조도 시멘트 제조와 부품소재 사업이 균형을 이루는 형태로 바뀌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연결 기준)에서 시멘트 제조(804억원)와 페트라이트·세라믹 등 부품소재 사업(1054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8%, 49%다.
매출 규모도 2배 늘었다. 2016년 92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M&A 직후인 2017년 1811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2000억원 벽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124억원을 찍었다.
수익성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이후 바닥까지 내려온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반등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109억원의 영업이익과 함께 영업이익률 5%를 기록했다.
유니온머티리얼 인수 효과가 컸다. 지난해 유니온머티리얼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전년대비 32억원 늘어난 36억원으로 집계됐다. 원재료 단가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과 환율 상승 수혜를 봤다. 유니온머티리얼은 전체 매출 가운데 약 70%가 수출에서 나온다.
유니온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유니온머티리얼 자동차 부품 사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본업인 시멘트 사업에서 수익을 유지해 실적 방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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