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1월 07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가(家) 막내 조현민 ㈜한진 부사장의 그룹 내 코드명은 'EMQ'다. 영문명 '에밀리(Emily)'와 '마케팅 여왕(Marketing Queen)'의 첫 글자를 땄다. 고 조양호 회장(DDY)과 조원태 회장(DDW), 조현아 전 부사장(DDA)이 '돌림자(DD)'를 쓴 것과 달리 본인이 직접 코드명을 지었다. 당찬 성격과 마케팅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실제 조 부사장의 마케팅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대한항공 재직 시절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등 광고 캠페인으로 각종 어워드를 휩쓸며 여객 탑승률 상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 청바지·캡모자 유니폼을 도입해 보수적인 한진그룹 색깔을 지운 것도 그였다. EMQ의 손 끝에서 젊고 활기찬 LCC가 탄생했다.
그런 조 부사장이 최근 물류사인 ㈜한진의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연말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류경표·노삼석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끈다. 이는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 조 부사장은 외국 국적이어서 현행법상 항공사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다.
현재 한진그룹에는 항공(대한항공)과 물류(㈜한진)라는 커다란 두 줄기만 남아있다.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호텔·레저 등 비핵심사업을 축소한 결과다. 이번 인사를 통해 조 회장이 항공을, 조 부사장이 물류를 책임지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조 부사장의 역할은 미래 성장전략 및 마케팅 부문 총괄이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커지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 대응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공유가치창출(CSV) 사업을 확대하는 업무다. 그간 한진칼에서 그룹 전반의 신사업 개발과 사회공헌 등을 맡아왔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문제는 세간의 시선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점이다. 과거 부적절한 행동이 대중의 기억에 깊숙이 남아있는 탓이다. 조 부사장을 겨냥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주주제안도 들어왔다. 이제 막 첫 발을 떼려는 차에 힘이 빠질수 밖에 없다. 하지만 동시에 능력을 입증해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조 부사장은 젊은 감각과 파격적인 아이디어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주무기인 마케팅을 활용해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닌 사회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개인 이미지 제고 뿐 아니라 기업가치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 구체적으론 답보상태인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 해결이나 재계 트렌드인 ESG경영 확대에 팔을 걷어붙일 수 있다. 변화된 모습엔 우호적인 여론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매출에 도움이 되는 캠페인을 펼치겠다." 조 부사장이 2014년 세계적 권위의 마케팅상 '에피어워드 코리아' 대상을 받고 밝힌 소감이다. 이때부터 이미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알고 있었던 듯 하다. EMQ가 이끄는 ㈜한진의 모습에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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