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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동그라미 산후조리원 법정관리행 몰랐다 사전 교감 없이 회생신청···이상 징후 작년 5월께 감지, 부실 대거 드러나

이명관 기자공개 2021-01-18 10:02:2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5: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와이케이동그라미(이하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VC)은 법정관리 행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의 사주와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사전 교감이 전혀 없었던 까닭이다.

물론 VC가 이상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시기상 너무 늦게 인지한 탓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재산보전 처분 나오기 까지 VC 인지 못해

14일 VC업계에 따르면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에 투자했던 VC들은 법정관리 신청 소식을 뒤늦게 접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의 법정관리 신청은 설립자인 김영광 대표 주도로 진행됐다. 그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시기는 작년 12월 31일이다.

이후 해당 사건은 서울회생법원 재판부 제11부에 배정됐다. 이후 지난 5일 포괄적 금지명령이 내려졌다. 그런데 이때까지도 VC들은 법정관리 신청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에 투자한 한 VC 관계자는 "지난주 말께 다른 경로를 통해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을 접했다"며 "이후 회사 측에 사실관계를 문의하면서 전후 사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에 투자한 VC는 포스코기술투자를 비롯해 SBI인베스트먼트, 수림창업투자,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포커스자산운용 등이다. 이들 VC는 모두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를 매입하는 형태로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에 투자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가장 먼저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에 투자했다. 투자액은 30억원이었다. 이외에 SBI인베스트먼트 30억원, 수림창업투자 20억원, 유안타인베스트먼트도 6억7000만원, 코리아에셋투자증권 10억원, 포커스자산운용 20억원 등이다.

VC가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에 매력을 느꼈던 요소는 최초의 기업형 산후조리원의 성장성이다. 특히 중국 진출이란 청사진에 끌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VC의 투자를 받은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은 전국 각 지역에 지점을 신설하며 적극적으로 몸집을 불려나갈 수 있었다. 가파른 성장의 VC가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하지만 정작 사세가 기울어가는 상황에서 VC는 의사결정에서 배제됐다. 이에 시장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과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한 때 동고동락했던 투자자들과 사전 교감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라며 "앞선 2019년 CB를 전액 상환 받지 않았다면 피해는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CB의 경우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의 중국 진출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VC는 조기 자금 회수를 위해 CB 상환을 요구, 2019년 중 전액 회수했다. 반면 RCPS의 경우 회생을 거치면서 감자 혹은 소각돼 사실상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2019년 말 기준 김 대표는 지분 51.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VC의 경우 포스코기술투자 6.21%, SBI인베스트먼트 7.55%, 수림창업투자 5.03%, 유안타인베스트먼트 2.52%,코리아에셋투자증권 1.02% 등이다. 이들은 모두 의결권이 수반된 우선주 주주다. 포커스자산운용은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주주로 4.76%의 지분을 들고 있다.

◇작년 5월께 이상 징후 감지

물론 VC가 이상징후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캐팩스(CAPEX) 투자를 위한 신규 차입의 필요성을 느낀 VC는 자체적으로 재무담당자를 파견키로 중지를 모았다. 그렇게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으로 면접을 통해 채용한 CFO를 작년 5월께 파견했다. 이때부터 사태의 심각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VC 한 관계자는 "CFO가 회사 사정을 살펴본 결과, 감사보고서를 만들기 힘들 정도로 숫자가 맞지 않았다"며 "그간 수면 아래에 있던 부실이 이때부터 불거진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다수의 지점에 대한 통제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실이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의 2019년 감사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로 예정된 시점을 훨씬 지나 공개됐다. 통상 3월께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가 돼 왔다. 그런데 작년엔 8월 25일에 공시됐다.

감사보고서를 통해 본 동그라미 산후조리원의 부실은 상당했다. 매년 쏠쏠하게 이익을 내오던 곳이 갑자기 2019년 70억원의 영업손실과 17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VC는 이상 징후를 느끼고도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투자금을 회수하기엔 이미 회사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던 탓이다. 포스코기술투자를 비롯한 VC는 RCPS 상환 청구를 했지만, 전액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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