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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실적돌풍 주역은 '젊은 피' [thebell interview]민은기 투자금융본부장 “원스톱 솔루션이 비결”

이경주 기자공개 2021-01-21 12:57:0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9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양증권은 업계에서 가장 핫한 증권사다. 드라마틱한 실적개선 덕이다. 2017년 49억원이던 순이익이 2019년 221억원으로 껑충 뛰더니 지난해에는 3분기누적으로만 387억원을 달성했다.

IB(투자은행) 전문가인 임재택 사장이 주도한 결과물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2018년 대표 취임 이후 “무엇이든 도전하라”며 혁신을 주문했고 성과보상에 대해서는 나이와 직위를 불문하는 파격을 보였다.

임 사장이 제대로 깔아놓은 판에 화답한 건 놀랍게도 가장 젊은 조직이었다. 한양증권 뿐 아니라 업계 최초로 30대 본부장이 된 민은기(사진) 상무가 이끄는 투자금융본부다. 구성원도 20~30대가 주축을 이룬다.

유통업계로 치면 마치 쿠팡과 같았다. 대형증권사라서 하지 않았거나 못했던 일을 찾아 악착같이 해냈더니 어느덧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강자로 부상했다. 작년 주선한 거래액이 2조원에 이른다. 업계 침체에도 고공성장을 이뤘다.

최근 민 상무를 만나 경쟁력 비결을 샅샅이 들어봤다.

◇작년 영업수익 300억…한양증권 내 '톱'

투자금융본부는 IB(투자은행)업무가 주력이다. 3부 체제이며 전체 인력은 20명 내외다. △특수금융부 △복합금융부 △투자금융부가 있다. 이외 변호사 등으로 구성돼 자문역할을 수행하는 투자금융RM팀(가칭)이 있다.

지난해 투자금융본부는 300억원에 가까운 영업수익을 올렸다. 한양증권내 톱이다. 영업직원(대리급 이상) 인당 20억원 규모의 매출을 낸 셈으로 높은 생산성을 자랑한다.

성장세도 놀랍다. 투자금융본부가 꾸려진 것은2018년 5월이다. 2018년엔 반년(5~12월)도 안되는 기간 동안 100억원 수익을 냈다. 2019년엔 약 200억원을 벌었다. 매년 성장률이 100%다.

주력은 부동산PF로 전체 영업수익의 50% 가량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DCM(부채자본시장)과 담보대출, 기업금융 등에서 수익을 낸다.

정부규제로 작년 부동산PF 시장이 침체기로 돌아섰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규 주택건설에 대한 제한은 부동산PF 위축으로 이어진다. 증권사에 대해선 유동성 관리가 이슈가 됐다. 이에 부동산PF 최강자인 메리츠증권은 관련 자산 매각에 나서기도 했다.

반면 한양증권 투자금융본부는 주선한 금액이 사상 최대치였다. 증권사가 직접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인수주선만하는 부동산PF 딜만 놓고 보면 한양증권이 업계 최상위권이라는 설명이다. 민 본부장은 “연간 전체 조달규모를 합친 것이 2조원이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형사엔 없는 '원스탑 솔루션' 비결

투자금융본부 최대 경쟁력은 주요 고객사인 시행사나 시공사에게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부동산PF는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업무다. 단순한 듯 보이지만 수많은 난관이 있다. 가령 시행사나 건설사(시공사)가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면 업계용어로 우선 지주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지주작업은 땅을 매입하는 일이다. 땅 주인이 기업일수도 있고 민간인일수도 있다. 이 땅을 적절한 가격에 매각하도록 개별 소유주들을 설득해야한다.

두 번째는 계약금과 잔금을 소유주들에게 지불하는 일이다. 통상 계약금은 시행사가 내고 잔금을 부동산PF로 조달한다. 이 자금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얻어내는 것이 하우스의 역량이다. 자본력이 있는 대형 하우스는 자체 북(예산) 투입을 병행한다.

이후 개발사업 진행을 위한 당국 규제리스크 점검과 부동산관리회사(PM) 등 파트너 물색, 개발 이후 미분양 발생시 필요한 담보대출도 증권사 업무에 포함된다.

그런데 대형증권사는 보통 자금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행사 입장에선 갑이 된다. 단계별로 필요한 솔루션을 시행사나 파트너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투자금융본부는 이 틈을 노렸다. 지주작업부터 딜의 마무리까지 발품을 팔아 챙겼다. 노하우가 쌓이자 독보적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애초 한양증권이 모든 리스크를 통제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한양증권에 부탁하면 바로 해결이 됐다. 쿠팡에 비견하는 이유다. 당일배송과 같은 서비스를 도입했다.

민 본부장은 “지주작업부터 함께하면서 소유주들의 세금 문제 등 개별적 사정을 모두 꿰뚫고 시작 한다”며 “상황에 맞는 조달계획을 수립하면서 리스크를 최대한 완벽히 통제하려 노력한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투자금융본부는 북을 넘어 실력으로 대부분의 딜을 승부하기 때문에 사업적 리스크도 매우 낮다. 증권사 자금이 묶일 위험이 타사 대비 현저히 적다.

◇전 직장 부도, 전화위복 기회…최고 선수로 어벤저스 꾸려

놀라운 건 민 본부장 나이다. 1982년 생으로 만으로 39세다. 민 본부장은 전 직장인 케이프투자증권에서 차장이었다. 2018년 한양증권에 IB사업부장으로 합류한 이후 실적에 힘입어 2020년 상무대우로 초고속 승진했다.

첫 직장이었던 솔로몬저축은행이 파산한 것이 큰 자극이 됐다. 나만의 ‘무기’가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 이 때 구상한 것이 ‘원스톱 솔루션’이다. 다양한 직장과 업무를 의도적으로 경험했다. 하나캐피탈로 이직해 장기간 심사역(투자자)까지 경험했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생리를 터득하려 노력했다.

투자금융본부 조직 셋팅도 연장선이었다. 자신과 거래하던 각종 파트너들을 직접 영입해 딜의 시작과 끝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금융RM팀'(가칭)은 본부 자체예산으로만 특별히 꾸린 팀이다. 오로지 투자금융본부 딜만 자문하기 때문에 리스크통제 면에서 타하우스보다 뛰어나다. 덕분에 다른 직원은 온전히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민 본부장은 “저축은행과 캐피탈, 은행, 대기업 자금팀, 시공사, 컨설팅펌, 분양대행사, 신탁사 등 딜에 관여하는 모든 파트너사 인재 가운데 최고 선수만 영입했다”며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다. 언제 어디에서 문제가 생겨도 바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투자금융본부의 또 다른 강점은 조직문화다. 본부에 합류하면 대리급부터 영업기회를 준다. 대형하우스는 부장급은 돼야 얻는 기회다. 중요한 일은 빨리 경험할수록 좋다는 지론이다. 민 본부장이 직접 체득했다.

민 본부장은 “저는 대리급부터 단돈 100만원짜리 딜이라도 직접 영업을 해내 따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만 자기 영업스타일에 대해 빨리 깨우치고 직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딜을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자신감과 사기가 향후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노력에 대한 보상은 기본이다. 민 본부장은 “본부직원들이 성과보상으로 작년 내 집 마련에 성공한 것에 대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올해도 조직 확대를 통해 보다 많은 후배들이 기회를 갖도록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은기 한양증권 투자금융본부장 약력

전) 하나캐피탈 기업금융팀, 심사팀
전) KTB투자증권 SF사업팀
전) 케이프투자증권 SF사업팀
전) 한양증권 IB사업부장, 투자금융실장
현) 한양증권 투자금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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