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LG화학 녹색채권 인증 수주 '6000억 빅딜' 비금융 민간기업 SRI채권 중 최대
오찬미 기자공개 2021-01-28 13:03:1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0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신용평가가 LG화학(AA+, 안정적)의 첫 녹색채권 발행 인증을 맡았다. LG화학은 공모채 모집금액을 6000억원으로 제시했다.지금까지 발행한 비금융 민간기업의 SRI채권 최대 규모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조2000억원까지 증액할 가능성도 있다.
◇LG화학 녹색채권 '1조' 신화쓸까
2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공모채 발행 준비를 본격화했다. 모집금액은 6000억원이다. 만기구조는 3·5·7·10·15년물 5개로 세분화했다.
수요예측은 2월 9일 진행하며 2월 19일 공모채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주관업무는 KB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이번 공모채는 LG화학이 처음 발행하는 녹색채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녹색채권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처럼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의 한 종류다.
이번 채권은 비금융 민간기업의 SRI채권 최대 규모 발행이다. 증액발행할 경우 1조원대 발행도 가능하다. 현재까지 최대 발행기록을 세운 기업은 SK에너지로 2019년 녹색채권으로 5000억원을 조달했다.
비금융 민간기업 SRI채권은 올해 현대제철을 시작으로 현대오일뱅크, 롯데글로벌로지스, SK렌터카 등이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중 모집금액이 3000억원에 이르는 기업은 없다.
현대차가 모집액을 3000억원으로 제시해 2월 초 SRI채권 발행에 나섰고, 현대제철이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녹색채권을 증액 발행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5000억원 규모다. 2월 중순 이후 녹색채권 발행계획을 세우고 있는 기아차도 최소 3000억원 이상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체적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LG화학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 'AA+, 안정적'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선두권 종합화학업체로서 석유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첨단소재, 전지, 생명과학, 농화학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있다"며 “석유화학산업의 업황 등락에도 불구하고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영업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 주관사 접촉 확대로 시장 영향력 확장
LG화학의 녹색채권 사전검증은 한국신용평가가 맡아 진행한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제철을 비롯해 현대차, 기아차의 녹색채권 사전검증도 수주했다. 공모채를 주관하는 증권사와 적극 접촉하면서 올 들어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KB증권뿐 아니라 신한금융투자, SK증권 등 SRI채권과 관련해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증권사와 관계를 다지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6월 평가방법론을 발표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첫 수주는 한국중부발전의 지속가능채권 인증을 통해 10월에야 이뤄졌다. 첫 발을 내딛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이내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11월 롯데카드의 사회적채권 인증을 맡았고 2021년에는 신용보증기금, 현대제철, 롯데글로벌로지스, SK렌터카, 기아차 인증을 맡게됐다.
한신평이 SRI채권 인증기관 중 실무작업과 자문을 동시에 진행한 점은 사업을 확대하는데 긍정적 요소다. 한신평의 김형수 본부장과 김병진 센터장이 환경부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작업에 각각 실무작업반과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전문성 검증이 이뤄졌다.
한신평 내부적으로도 채권 인증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김형수 본부장을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시킨 게 그 첫 단추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한국신용평가에서 SRI채권 인증사업을 지휘해 온 인물이다. 모회사이자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경영방침 아래 SRI채권 인증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신평은 SRI채권 인증의 평가방법론을 제시하며 체계적인 분석력을 강조하고 있다. 투자평가 관련 조직에서 인력을 공유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분간 SRI채권 인증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딜로이트안진과 삼정KPMG, 삼일PwC, EY한영 등 국내 빅4 회계법인까지 합류해 신용평가3사와 경쟁하게 된다. Fn가이드까지 인증 트랙레코드를 보유했거나 인증사업 개시를 발표한 기관까지 감안하면 모두 8곳에 이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