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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배터리 분쟁]"부끄럽다" 정세균 총리, '국익' 논란 재점화28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SK "소송은 국익 훼손" vs LG "소송은 국익 보존"

박기수 기자공개 2021-02-01 10:58:1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9일 11: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에서 벌어지고 있는 LG화학(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분쟁을 두고 조속한 합의를 촉구하면서 지난 3년 간 양사가 주장해온 '국익'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SK이노 손 들어준 정세균 총리, SK이노는 '화답'

정 총리는 이달 28일 서울시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양사의 법적 다툼에 대해 "정말 부끄럽다"며 "자기들끼리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큰 세계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그런 상황을 빨리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정 총리는 "양사 최고 책임자와 연락도 해 봤고 만나서 '낯 부끄럽지 않느냐, 국민들에게 이렇게 걱정을 끼쳐도 되나? 빨리 해결하라'고 권유를 했지만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조속한 합의' 요구에 먼저 응답한 쪽은 SK이노베이션이었다. 이번에는 배터리 사업 대표인 지동섭 사장이 직접 나섰다.

지 사장은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에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해 왔고, 소송이 시작된 이후 3년차에 접어 들어가고 있다"라면서 "지금까지의 모든 소송 과정에 성실하게 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원만하게 해결을 하지 못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 사장은 "오늘 국무총리께서 방송기자클럽 초청 생방송에서 배터리 소송에 대해 크게 우려를 표하신 것은 이같은 국민적인 바람이라고 엄중히 받아 들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국민적인 우려와 바람을 잘 인식하여, 분쟁 상대방과의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에 "배터리 소송과 관련해 당사는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면서 "다만 최근까지 SK이노베이션의 제안이 협상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어서 논의할 만한 제안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SK "소송은 국익 훼손" vs LG "소송은 국익 보존"

2019년 4월 분쟁이 시작된 이래로 양 사간 분쟁에서 '국익'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어느 쪽의 논리가 국익에 기여하는 지 의견이 분분했다.

정 총리의 28일 발언은 지난 3년간 SK이노베이션이 주장해온 '국익론'과 맞아떨어진다. 양 사간의 분쟁을 쓸데없는 비용으로 생각하고 오롯이 '낭비'로 바라본 셈이다. 양 사가 분쟁하는 동안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그 틈을 비집고 성장할 것이라는 시선이다. 만약 SK이노베이션이 ITC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면 미국 내 수입 금지 조치가 내려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 역시 국익 훼손이라고 바라본 것이다.

이와 같은 시각을 두고 업계의 의견은 갈라진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해 미국 내 배터리 부품 수입이 금지될 경우 전기차 메인 마켓인 미국 시장에서의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이 경우 SK이노베이션의 파이를 다른 해외 업체에 빼앗길 가능성도 없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국익 훼손' 주장을 여론전을 위한 '프레임'이라고 해석하는 쪽도 있다. 다시 말해 LG화학 쪽의 논리다.

LG화학은 분쟁 시작 후 SK이노베이션과의 분쟁을 비용 낭비가 아닌 산업 발전을 위해 밟아야 할 과정이라고 해석해왔다. 어떤 산업군에서나 회사의 핵심 요소인 '지식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과정이라는 의미다. 당사자 간의 해결이 아닌 외부에 의한 찜찜한 합의는 오히려 국익을 해치는 행위라고 해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소송전에서 원고는 LG화학이고 피고는 SK이노베이션이다"라면서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번 ITC 소송이 추후 일어날 수 있는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에서 중요한 판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추후 글로벌 경쟁사와 비슷한 분쟁이 발생하면 그때도 정부가 나설 것인가"라면서 "이번 정 총리의 발언은 일방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편을 들어준 격"이라고 해석했다.

◇양 사 합의 이뤄질 가능성은

정 총리 발언에 양 사의 반응은 기존 각 사의 논리에서 바뀌지 않았다. 국익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는 양 사는 "합의 가능"이라는 태도는 공통으로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합의의 기준점이다. LG화학은 당연히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걸맞은 배상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합의를 원하나 그 기준이 LG화학 측보다 한참 낮은 것으로 알려진다. LG화학이 이번 정 총리 발언에 대한 입장으로 SK이노베이션 측의 '합의할 만한' 제안을 언급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판결이 2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정 총리 발언 후에도 양 사가 극적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양 사간 분쟁의 ITC 최종 판결은 다음 달 10일이다. 기존 최종 판결일은 작년 10월이었으나 3번의 판결 연기가 이뤄졌다. ITC는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미국 내 정권 교체와 코로나19 상황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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