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한국앤컴퍼니]오너 일가 권한 '집중'...부족한 견제구①'대표이사=이사회 의장'...사내이사진 오너 일가 독식, 독립성 저해
김서영 기자공개 2021-02-04 11: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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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3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앤컴퍼니(전신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이사회 권한은 오너 일가에 집중돼 있다. 사내이사진은 각자 대표이사인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으로만 꾸려졌다. 이사회 의장 자리도 대표이사인 조 부회장이 수행한다. 이사회의 견제구가 부족해 독립성이 저해된다는 평가가 나온다.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2012년부터 지금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조 부회장은 2002년 상무로 임원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2009년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됐다. 그로부터 3년 뒤 조 부회장은 사내이사는 물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자리에 올랐다.
조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도 이사회에 진입했다. 2018년 조 회장이 대표이사를 사임하자 사내이사 자리는 조 사장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조 사장은 조 회장의 지분 전량(23.59%)을 양도받아 지분율 42.9%로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형인 조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국앤컴퍼니의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2인(조현식 부회장·조현범 사장)과 사외이사 3인(김순기·전범준·김한규)으로 구성돼 있다.

이후 조 회장은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다가 2012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전신인 한국타이어가 기업분할을 하면서 24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서승화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는 물론 사내이사,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오너 일가가 곧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인 한국앤컴퍼니에게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공식은 독립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지난해 6월 공시된 '2019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운데 '이사회 운영 규정' 제2장 5조에는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로 한다"라고 명문화돼 있다. 2019년부터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앤컴퍼니에는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이사회 의장을 맡을 사내이사가 없는 상황이다. 사내이사에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지배구조등급(G) 담당 연구원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차안으로는 대표이사가 아닌 선임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CGS는 사내이사 수가 많을수록 그만큼 사외이사를 많이 두게 되기 때문에 이사회의 독립성이 높아진다고 본다. 상법에서는 2조원 이상의 상장사가 이사 총수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두도록 한다. 사내이사가 한 명 늘어나는 만큼 사외이사를 한 명 더 선임해야 하는 셈이다. 사외이사 수가 많을수록 이사회 내 각종 위원회가 활발히 운영돼 그만큼 이사회의 견제 기능도 강화된다.
주요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사내이사 구성과도 차이를 보인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이사회의 사내이사는 전문 경영인인 이수일 사장과 그룹 오너인 조 사장 2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사외이사는 5인이다.
다른 기업 역시 오너 일가 이외에 주요 임원을 사내이사로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사내이사는 5명이다. 그룹 오너인 정의선 회장을 제외한 전문경영인 4명(이원희 사장·알버트 비어만 사장·하언태 사장·김상현 전무)이 있다. LG그룹은 사내이사에 최고재무책임자(CFO) 1명을 반드시 포함시킨다.

업계에서는 한국앤타이어의 이사회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하는 오너 일가의 결정권이 강한 반면 사외이사의 견제가 약하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KCGS 지배구조등급에서 B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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