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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포트폴리오 진단]비은행 맏형 '캐피탈', 잘나가는 아우 '투자증권'③든든한 '캐시카우' 실적 견인, 증권사 매서운 성장세

김현정 기자공개 2021-02-09 07:49:59

[편집자주]

지방금융사는 각기 지역 경제의 '핏줄' 역할을 해왔다. 지역에 뿌리를 둔 기업 및 소상공인과 민생지원 역할을 하며 이를 기반으로 성장세도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 한계가 명확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설 자리가 좁아졌다. 저금리 등 영향에 NIM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니다. 유일한 해법은 비은행 부문 강화다. 각 지방금융사의 현재 포트폴리오가 안고 있는 문제와 해결책은 무엇일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5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캐피탈은 BNK금융지주 7개 비은행 자회사 가운데 든든한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출범 직후부터 압도적인 비은행 실적 기여도로 사실상 BNK금융 내 ‘비은행 부문 1등=BNK캐피탈’이라는 공식을 만들어왔다.

최근 들어서는 BNK금융 비은행 1세대로 꼽히는 BNK투자증권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투자금융(IB) 부문이 자리를 잡으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특수로 주식·파생수수료가 증가하며 실적 고속성장을 선보였다. BNK금융이 천명한 ‘투자금융 전문회사로의 탈바꿈’의 핵심 역할을 하는 계열사다.

◇BNK캐피탈, 그룹 비은행 실적 견인…사업 초기부터 '안착'

부산은행 2010년 7월 출자금 200억원을 들여 BNK캐피탈을 설립했다. 이후 연평균 자산이 1조원씩 증가하는 등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앞서 설립된 투자증권과 신용정보를 제치며 BNK금융 내 최대 비은행 계열사로 입지를 굳혔다.

2010년 말 1197억원이었던 총자산은 5년 후 4조원대로 불어났다. 당기순이익도 2010년 15억원대 순손실에서 이듬해 바로 99억원 흑자전환한 뒤 2016년까지 해마다 30%가량씩 꾸준히 성장했다.

사업 초기 BNK캐피탈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건 자동차금융 등 안전자산 중심으로 영업자산을 확대한 덕분이다. 자동차금융은 할부와 오토론 등 원리금균등상품이 많아 신차 영업의 경우 계약기간 초기부터 이익률이 높게 나타난다. 신차 영업을 확대하며 고속성장할 수 있었다.

최대주주인 BNK지주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BNK지주는 BNK캐피탈 설립 후 8번의 자본금 증자에 참여하며 총 3800억원을 투자했다. 2015년 한일월드 부도 사태로 BNK캐피탈의 평판이 손상됐을 땐 지주가 든든한 뒷배임을 공언하며 500억원을 즉각 수혈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 내수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카드사, 저축은행 등 신규 플레이어들이 자동차금융에 진입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무엇보다 BNK캐피탈 영업 자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쌍용차 캡티브 물량이 KB캐피탈로 넘어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BNK캐피탈은 수익 다각화 작업에 들어갔고 기업대출 및 가계대출 등 일반대출과 해외사업으로 새 수익 원천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16년만 해도 55.4%에 이르렀던 자동차금융 비중이 최근(2020년 3분기 말 기준)에는 40.1%로 줄어들었다. 반면 일반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31%에서 45.6%로 증가했다.

출범 직후부터 BNK금융 비은행 실적을 책임져왔다. 사실상 BNK캐피탈 순익 비중이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과 거의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16년엔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과 BNK캐피탈 순익 비중의 차이가 0.6%포인트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비은행부문 순이익 역시 BNK캐피탈 의존도가 높다. 2018년 BNK캐피탈의 실적 개선세가 주춤하자 당시 BNK금융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도 2017년 19.5%에서 2018년 19.9%로 0.4%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현재 역시 BNK캐피탈이 비은행 부문 실적의 밑바탕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비은행 이익의 53%가 BNK캐피탈로부터 나왔다. BNK캐피탈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지만 타 계열사들이 점차 커지는 과정에서 저절로 이익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BNK투자증권 지주 등에 업고 전환점 마련, 존재감 부각

최근 들어서는 비은행 부문 중 '증권사'가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BNK지주가 BNK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시점은 2009년 11월이다. BNK투자증권의 전신은 1997년 설립된 부은선물이다. 부은선물은 2009년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증개업 인가를 받아 BS투자증권(현 BNK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꿨다.

BNK투자증권은 지방은행 최초의 증권사로 큰 이목을 끌었다. 실제 DGB금융지주는 2018년에나 되서야 하이투자증권을 품게 됐고 JB금융지주는 아직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다.

BNK금융은 지역 우량 중소기업이 수도권 소재 기업에 비해 리서치부분과 IR 등에서 소외돼온 만큼 틈새시장부터 시작해 사세를 키워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BNK금융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컸다.

하지만 기대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증권업은 사실상 자본 싸움이다. 자기자본 규모가 오랜 시간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던 BNK투자증권은 영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BNK투자증권은 2017년까지 10~90억대 순이익을 왔다갔다 했다. BNK금융이 종합금융그룹의 꼴을 갖추게 된 1세대 비은행 계열사였지만 그룹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2017년에 내놓은 19억원 규모의 순이익은 BNK캐피탈 순이익의 3%에 불과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건 김지완 현 회장이다. 부국증권, 현대증권(현 KB증권),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김 회장은 증권업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았고 BNK투자증권에 활력을 불어넣어줬다.

BNK지주는 2018년과 2020년 각각 2000억원씩을 지원해 BNK투자증권의 자본을 확충했다. 올 초에도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추가로 참여했다.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조만간 1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경영 실적도 중형증권사 수준으로 올라왔다. BNK투자증권은 2017년 19억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이 2018년 순이익 114억원으로 6배 늘었다. 이후 2019년에는 210억원으로 두 배가량 성장했으며 2020년에도 500억원을 훌쩍 넘는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덕분에 2017년 0.2%에 머물렀던 ROA(총자산순이익률)는 2020년 3분기 기준 1.9%까지 올라왔다. 투입 자본의 효과가 확실히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업 범위도 넓어졌다. 과거에는 위탁매매 및 주식·채권운용 등 자기매매부문의 수익이 주요 수익원이었으나 2018년 이후 탄탄해진 자본을 바탕으로 IB 영업을 확대시켰다. 순영업수익에서 ‘IB 및 기타손익’ 비중은 2017년 11.9%에서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34.5%까지 높아졌다.

BNK투자증권의 최근 선전은 BNK금융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비은행 계열사 맏형 BNK캐피탈의 가파른 성장세가 한 풀 꺾인 상황에서 대안을 찾게 된 셈이다.

BNK투자증권 순이익(2020년 3분기 누적기준)은 그룹 전체 비은행 순이익에서 30%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한다. 2017년만 해도 2.4%였다. 전체 실적 가운데 투자증권의 순이익 기여도는 아직 7.5%에 불과하지만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의 안목도 재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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