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펫사업 점검]'펫츠비 고전' GS리테일, '합병 호재' 승부수 띄울까③'미래 먹거리' 낙점 유통망 연계, GS홈쇼핑 흡수 시너지 기대
정미형 기자공개 2021-02-15 08:12:58
[편집자주]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명 시대.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이 잇달아 펫(pet·반려동물) 시장을 잡기 위해 뛰고 있다. 폭발적인 시장 성장과 맞물려 백화점, 마트 등 채널기업을 비롯한 식음료 업체까지 블루오션을 찾아 몰려들었다. 하지만 수입 브랜드 등의 벽에 가로막혀 수년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의 펫산업 현주소를 점검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0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리테일은 반려동물 시장 확대를 최전선에서 목격해온 곳이다. 반려동물 인구가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구매 편의성이 높은 편의점에서 반려동물용품을 찾는 소비자 역시 함께 늘었다. 2016년 무렵부터 GS리테일의 편의점 업체인 GS25에 다양한 반려동물용품을 적극 도입하고 판매 점포를 늘렸다.미래 먹거리로 반려동물사업을 눈여겨본 것도 이때부터다. GS리테일은 이듬해인 2017년 반려견 간식을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출시했다. 같은 해 GS프레시를 출범하며 온라인몰을 강화할 때도 반려동물 카테고리에 적지 않은 신경을 썼다. 2018년에는 직접 반려동물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반려동물사업의 성장세는 더디다. 시장에 진출한 지 3년째지만 아직 결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반려동물용품의 경우 GS리테일 같은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관련 시장에 진출할 만큼 경쟁이 심하고 아직 이렇다 할 주도권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인수 3년차 펫츠비 '자본잠식'…사업체 '일원화' 카드
GS리테일의 반려동물사업 주력사는 펫츠비다. 펫츠비는 2012년 설립된 1세대 반려동물용품 업체다. GS리테일이 2018년 지분 24.6%를 50억원에 사들이며 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지난 2년간은 펫츠비 지분을 62.6%까지 늘렸다.
펫츠비는 수의사 등 전문가들이 반려동물별로 선별한 상품을 판매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용품은 펫츠비 쇼핑몰뿐만 아니라 GS리테일 유통채널인 GS프레시, GS25 등에서 연계해 판매됐다. 앞서 편의점, 마트 등 대규모 오프라인 유통망과 온라인몰을 구축해 놓은 GS리테일 입장에게 반려동물사업은 숟가락만 얹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파급 효과는 크지 않았다. 펫츠비 사업 첫해인 2018년 매출액은 51억원으로 2017년 48억2900만원에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9년에는 매출액이 80억원으로 뛰며 57%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2017년 당기순손실은 7억원에서 2018년 10억원, 2019년 30억원으로 불어났다. 현재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펫사업 돌파구를 찾아 재정비에 나섰다. 펫츠비가 거느리고 있던 종속기업인 반려동물용품 업체 여울과 옴므를 흡수 합병해 반려동물 사업체를 일원화했다. 업체별로 각기 다른 영역으로 나뉘어있던 사업 부문을 한 곳으로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GS리테일은 적자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성장측면에서 성과가 분명 있었다는 평가다. 올해 1월 펫츠비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98% 이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업체 일원화로 올해 매출 규모는 15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GS홈쇼핑과 합병...성장 정체 돌파구 기대
현재 정체된 반려동물사업에 GS홈쇼핑과의 합병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GS리테일은 지난해 11월 GS홈쇼핑과의 합병을 발표했다. GS리테일이 GS홈쇼핑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오는 7월 통합법인 출범이 예정돼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GS홈쇼핑도 반려동물사업과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GS리테일처럼 직접 진출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 관련 법인체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해왔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GS홈쇼핑 수장으로 있을 당시 벤처 기업에 투자를 많이 해왔는데 2017년부터는 펫 분야를 신규 투자 분야로 선정, 투자를 지속해왔다
GS리테일의 펫츠비 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GS홈쇼핑이 그간 투자해온 스타트업은 펫프렌즈, 도그메이트, 펫픽, 바램시스템 등이다. 강아지 사료, 반료동물용 로봇, 펫시터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연계 가능성이 높다. 확장성 측면에서 든든한 밑거름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반려동물사업의 중장기적 방향성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합병 이후에는 홈쇼핑 내 확보된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현재 GS리테일에 반려동물사업과 같은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편의점사업으로 업계 선두를 다투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슈퍼마켓이나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랄라블라 등에서는 기대보다 못한 실적을 거두며 성장세가 정체됐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그간 반려동물사업에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불편함이 컸는데 앞으로 고객 지향으로 차별화된 상품 및 콘텐츠를 발굴 할 계획"이라며 ”합병 휴 홈쇼핑 내 확보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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