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쿠팡 IPO]나스닥 대신 NYSE로, 이유있는 '스톡옵션' 살포'재무' 자신감 몸값 극대화, '100주 보유주주 5000명' 요건 충족 과제

최은진 기자공개 2021-02-18 08:05:12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7일 0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의 모기업 쿠팡 Inc 상장과 관련해 시장이 예상치 못했던 건 나스닥이 아닌 뉴욕거래소(NYSE)를 택했다는 점이다. NYSE를 택한 건 실적 허들을 넘기 충분하다는 자신감이 배경인 것으로 해석된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코리아디스카운트라는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이 나스닥이 아닌 NYSE였다는 의견도 나온다.

쿠팡 Inc는 NYSE의 상장조건 가운데 재무적 요건을 무난하게 충족했다. 문제는 유동성이다. 100주 이상 보유한 주주가 5000명 이상 돼야 한다는 조건을 채워야 한다. 최근 쿠팡이 배송 등 전방직원은 물론 계약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맞물려 있다.

쿠팡 Inc는 'CPNG'라는 약칭으로 NYSE에 상장한다. 빠르면 한달 뒤 늦어도 상반기 마무리 된다.

NYSE는 뉴욕 월가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증권거래소다. 전통적인 산업인 자동차 및 중후장대 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나스닥은 기술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상장 조건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규모와 위상이 대폭 상향되긴 했지만 과거에는 NYSE를 상대적으로 우량주 시장으로 봤다.

쿠팡 Inc는 당초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것이 유력시 됐다. 김범석 쿠팡 Inc 대표이사 역시 공개석상에서 나스닥 상장을 거론하기도 하면서 시장에선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설립 이후 조단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장요건인 재무적인 허들을 넘기 위해서라도 나스닥행이 불가피 할 것으로도 점쳐졌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달랐다. 쿠팡 Inc의 상장 무대는 나스닥이 아닌 NYSE였다. 쿠팡의 벤치마크 모델인 아마존 역시 나스닥에 상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의아한 지점이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지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의중 등이 개입된 결과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과거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알리바바와 우버 등도 나스닥과 NYSE를 두고 최종적으로 NYSE를 선택했다. 당시 양대 거래소가 대어급 기업을 잡기 위한 치열한 유치전에 나섰던 가운데 IBM·오라클·트위터를 잇는 최대 기술주라는 위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결정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밸류에이션과 연동된다.

쿠팡 Inc는 알리바바의 사례를 벤치마크 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의 경우에도 홍콩과 미국 증시상장을 고민하다 차등의결권을 인정하는 미국시장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165조원 정도로 예상됐던 기업가치는 180조원에 이를 정도로 대박을 쳤다. 이를 통해 20조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쿠팡 Inc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자금조달 목표를 알리바바와 마찬가지로 10억달러, 우리 돈 1조원 정도로 기재했지만 이는 등록비용을 추산을 위한 목적일 뿐 실제로는 수조원의 조달을 예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NYSE와 나스닥의 위상이 동등해졌지만 전통적으로 상대적 우량주라는 관점에서 만성적자라는 재무적 불안요소를 뛰어넘어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한국기업으로서의 한계를 기술성과 재무적 성장가능성 등으로 만회해보겠다는 목표로도 해석된다.
출처 : 삼성증권

NYSE의 재무적 상장요건은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다. 미국증시는 국내와는 상장요건의 관점 자체가 다르다. 재무적 요건의 허들이 그다지 높지 않다. 재무보다는 유동성 허들이 높다. 얼마나 많은 주주들에게 얼마나 많은 주식들이 분산 돼 있는지 등이 관건이다.

NYSE 상장 요건을 따져보면 수익성·매출·현금흐름 등의 조건이 있다. 이 가운데 쿠팡 Inc는 매출요건만 충족된다. 최근 매출이 7500만달러 이상이면 되는데 우리 돈 83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쿠팡 Inc가 13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만큼 요건을 충족한다.


문제는 유동성 부분이다. 100주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최소 5000명 이상이어야 한다. 소프트뱅크가 38% 지분을 보유한 주주라는 점은 꽤 부담이 된다.

하지만 쿠팡 Inc가 증권신고서에 밝혔듯 배송기사와 일선 직원들에게 약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배분할 예정인데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가 이메일로 직원들에게 계약직원들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무상배분하겠다고도 밝혔다. 해당 작업이 마무리 되면 유동성 문제도 해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장요건은 국내랑 관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재무적 허들은 넘기 쉽다"며 "문제는 유동성 및 주주의 수 요건인데 최근 쿠팡이 스톡옵션을 아끼지 않고 배분하는 것도 이와 연관된 행보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