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차기 리더는]박진회 전 씨티은행장, IB·기업금융·디지털 '팔방미인'유일한 외부 후보, 씨티은행 수익·체질개선 등 성과 강점
고설봉 기자공개 2021-02-17 16:36:5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사진)이 하나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에 깜짝 발탁됐다. 최종 후보 4명 가운데 유일한 외부출신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씨티은행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 강화를 이끈 주역이란 점이 후보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거론된다.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군(숏리스트) 4명을 확정했다. 김정태 현 회장,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등 4명이 선정됐다. 내부 인사 3명과 외부 인사 1명이다.
윤성복 회추위 위원장은 “회추위는 숏리스트 선정에 있어 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비전과 중장기 경영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 사전에 정한 세부 평가기준에 따라 개별 후보들을 평가했다고 전했다.
유일한 외부 인사인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6년 간 씨티은행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검증 받았다.
1957년 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시카고대 MBA를 취득했고, 영국 런던 정경대(LSE) 경제학 석사(MSc)를 받았다. 1980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입사한 그는 1984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하며 금융권에 발을 디뎠다.
1995년 씨티은행 자금담당 본부장(Country Treasurer)을 역임했고, 2000년 삼성증권 운용사업부담당 상무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01년 한미은행 기업금융본부장, 2002년 재무담당 부행장을 거쳐 2004년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으로 승진했다. 2007년에는 기업금융그룹장으로 발탁돼 7년여간 씨티은행의 IB부문을 이끌었다. 이를 발판으로 2014년 한국씨티은행 은행장에 취임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3연임을 포기하고 물러났다.
박 전 행장은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큰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옛 한미은행과 옛 씨티은행 합병으로 2004년 탄생한 지금의 씨티은행이 출범할 때부터 요직을 맡아 경영 일선에서 활동했다.
특히 그는 씨티은행이 수익성 저하로 고전할 때 굵직한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체질을 개선한 주역으로 꼽힌다. 박 전 행장은 취임 뒤부터 줄곧 수익성 강화를 중심으로 경영보폭을 확대해 왔다. 2017년 진행된 대규모 지점 통폐합은 박 전 행장의 대표적인 경영성과다.
2017년 씨티은행은 126개 영업점 중 90개를 없애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초기에는 노동조합의 극심한 반대에 직면했지만 폐쇄 영업점 수를 일부 줄이고 고용 보장과 근무여건 개선 등의 조건을 제시해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했다.
당시 씨티은행은 외국계 은행으로서 국내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기업금융(IB)부문에선 선진 IB 경험을 바탕으로 굵직한 인수합병(M&A) 딜(Deal) 등을 주선하며 강점을 보였다. 하지만 소비자금융부문에선 대형화되고 토착화된 국내 시중은행들과 경쟁에서 밀렸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은 수익성 저하를 겪었다. 경쟁력 약화로 영업 효율성이 저하됐고 이는 곧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박 전 행장은 대규모 지점 통폐합과 동시에 자산관리 기능을 강화한 대형·거점 점포 신설을 해결책으로 삼았다.
더불어 그는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중심으로 씨티은행의 체질을 개선했다. 소비자금융부문을 축소하고 기업금융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는 등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
머지 않은 시점에 성과를 봤다. 그가 취임한 2014년 이후 씨티은행은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2014년 1121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이 2019년 2942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3분기 누적 기준 161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그의 또 다른 강점은 '디지털'에 있다. 지점 통폐합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개혁한 박 전 행장이 주력한 곳은 디지털금융이었다. 두 번째 임기 동안 씨티은행을 디지털금융 거래의 전초기지로 탈바꿈시켰다. 디지털금융 환경에 맞는 소비자금융 전략을 새롭게 짰다. 자산관리(WM)센터 구축과 뉴 씨티 모바일 앱 및 뉴 씨티 인터넷 뱅킹 등 미래 전략을 위한 투자에 중점을 뒀다.
당시 박 전 행장은 “디지털은 우리에게 분명 기회이며 디지털로의 전환만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우리에게 또 다른 성장을 보장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씨티은행은 기존 강점으로 여겨졌던 기업금융부문에 디지털금융을 덧씌워 시장에 안착했다. 신규 고객을 디지털 채널 중심으로 유입하고 전문 자산관리는 대형화한 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이원화 전략을 펼쳐 결실을 맺었다.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경쟁이 취약한 외국계 은행이 디지털금융 기술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를 남겼다. 박 전 행장이 이끌어낸 성과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진회 전 은행장은 외국계 군소은행으로서 대형화한 국내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씨티은행만의 강점에 집중해 강소은행 이미지를 만들어낸 CEO"라고 평가했다.
윤성복 회추위 위원장은 “회추위는 숏리스트 선정에 있어 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비전과 중장기 경영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 사전에 정한 세부 평가기준에 따라 개별 후보들을 평가했다고 전했다.
유일한 외부 인사인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6년 간 씨티은행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검증 받았다.
1957년 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시카고대 MBA를 취득했고, 영국 런던 정경대(LSE) 경제학 석사(MSc)를 받았다. 1980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입사한 그는 1984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하며 금융권에 발을 디뎠다.
1995년 씨티은행 자금담당 본부장(Country Treasurer)을 역임했고, 2000년 삼성증권 운용사업부담당 상무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01년 한미은행 기업금융본부장, 2002년 재무담당 부행장을 거쳐 2004년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으로 승진했다. 2007년에는 기업금융그룹장으로 발탁돼 7년여간 씨티은행의 IB부문을 이끌었다. 이를 발판으로 2014년 한국씨티은행 은행장에 취임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3연임을 포기하고 물러났다.
박 전 행장은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큰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옛 한미은행과 옛 씨티은행 합병으로 2004년 탄생한 지금의 씨티은행이 출범할 때부터 요직을 맡아 경영 일선에서 활동했다.
특히 그는 씨티은행이 수익성 저하로 고전할 때 굵직한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체질을 개선한 주역으로 꼽힌다. 박 전 행장은 취임 뒤부터 줄곧 수익성 강화를 중심으로 경영보폭을 확대해 왔다. 2017년 진행된 대규모 지점 통폐합은 박 전 행장의 대표적인 경영성과다.
2017년 씨티은행은 126개 영업점 중 90개를 없애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초기에는 노동조합의 극심한 반대에 직면했지만 폐쇄 영업점 수를 일부 줄이고 고용 보장과 근무여건 개선 등의 조건을 제시해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했다.
당시 씨티은행은 외국계 은행으로서 국내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기업금융(IB)부문에선 선진 IB 경험을 바탕으로 굵직한 인수합병(M&A) 딜(Deal) 등을 주선하며 강점을 보였다. 하지만 소비자금융부문에선 대형화되고 토착화된 국내 시중은행들과 경쟁에서 밀렸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은 수익성 저하를 겪었다. 경쟁력 약화로 영업 효율성이 저하됐고 이는 곧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박 전 행장은 대규모 지점 통폐합과 동시에 자산관리 기능을 강화한 대형·거점 점포 신설을 해결책으로 삼았다.
더불어 그는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중심으로 씨티은행의 체질을 개선했다. 소비자금융부문을 축소하고 기업금융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는 등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
머지 않은 시점에 성과를 봤다. 그가 취임한 2014년 이후 씨티은행은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2014년 1121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이 2019년 2942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3분기 누적 기준 161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그의 또 다른 강점은 '디지털'에 있다. 지점 통폐합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개혁한 박 전 행장이 주력한 곳은 디지털금융이었다. 두 번째 임기 동안 씨티은행을 디지털금융 거래의 전초기지로 탈바꿈시켰다. 디지털금융 환경에 맞는 소비자금융 전략을 새롭게 짰다. 자산관리(WM)센터 구축과 뉴 씨티 모바일 앱 및 뉴 씨티 인터넷 뱅킹 등 미래 전략을 위한 투자에 중점을 뒀다.
당시 박 전 행장은 “디지털은 우리에게 분명 기회이며 디지털로의 전환만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우리에게 또 다른 성장을 보장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씨티은행은 기존 강점으로 여겨졌던 기업금융부문에 디지털금융을 덧씌워 시장에 안착했다. 신규 고객을 디지털 채널 중심으로 유입하고 전문 자산관리는 대형화한 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이원화 전략을 펼쳐 결실을 맺었다.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경쟁이 취약한 외국계 은행이 디지털금융 기술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를 남겼다. 박 전 행장이 이끌어낸 성과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진회 전 은행장은 외국계 군소은행으로서 대형화한 국내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씨티은행만의 강점에 집중해 강소은행 이미지를 만들어낸 CEO"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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