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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영풍, 무차입경영 불구 환경부문(E) 최하위 독점 시장지위 덕분 재무건전성 우수…환경오염 이슈, 기업가치 발목 우려

이우찬 기자공개 2021-02-24 10:00:55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2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재무적 리스크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7개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 중 최하위인 'D' 등급에 대해 이같이 설명한다. 'D'는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한 등급이다.

그런 점에서 영풍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숫자로 드러나는 재무제표는 흠 잡을 데가 거의 없다. 매년 1조원대 안정적인 매출(별도 기준)을 올린다. 연간 170억원 가량의 배당(2017~2019년)도 한다. 그러나 비재무적 요소 특히 환경부문(E)은 KCGS 평가 'D' 등급으로 취약하다.

영풍은 종합비철금속제련회사로 본업인 제련부문 외에 인쇄회로기판 제조업, 반도체 패키지업, 용역, 농업 등을 하는 14개의 자회사를 거느린다. 경상북도에 봉화군에 있는 석포제련소의 경우 영풍 제련 사업부문의 심장부나 다름없다. 아연 괴, 황산 등을 생산한다. 영풍의 제련사업은 2019년 별도 기준 매출 1조348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43.7% 비중을 차지한다. 아연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계열사인 고려아연과 함께 연간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다.

특히 영풍은 우수한 재무건전성으로 잘 알려져 있는 기업이다. 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이 많은 사실상의 무차입경영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6396억원으로 차입금 3005억원 보다 2배 이상 많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더 두드러진다. 4087억원의 현금성자산은 363억원의 차입금 보다 11배 이상 많다.


독점적인 사업구조 덕분에 제련부문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1조원대 초중반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8년을 제외하고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수익성에 부채비율 또한 20%대에 불과하다.

재무는 우수하지만 비재무적 요소의 환경부문(E)을 들여다보면 취약점이 있다. 지난달 폐수 배출을 이유(물환경보전법 위반)로 2개월간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던 영풍의 석포제련소는 최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조업정지 처분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다. 그러나 조업 정지처분 취소소송 선고가 나올 때까지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임시 처방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4월 석포제련소를 특별점검을 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 초과 등 11건의 환경법 위반사항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9년 7월에는 대기오염물질 자가측정을 조작한 혐의로 석포제련소 환경담당 임원이 구속되기도 했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상류에 자리 잡고 있는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상수원 오염을 일으킨다며 우려를 제기한다. 환경부문 리스크는 2018년에도 제기됐다. 영풍은 2018년 4월 폐수 유출 등으로 20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1심에서 영풍이 패소했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외부 평정기관은 영풍의 환경부문 점수를 냉정하게 매겼다. KCGS에 따르면 영풍의 환경부문(E)은 2016년 'B'에서 2017년 'B+'로 한 단계 상승한 뒤 2018년 'C'로 하락했으며, 2019~2020년 2년 연속 최하위인 'D' 등급을 받았다.


영풍도 친환경경영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석포제련소는 약 320억원을 투입해 전 세계 최초 무방류 설비를 지난해 완공했으며, 이르면 올 4~5월 가동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 미국 등에서 해외전문가들이 시스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최초로 물이 공장 외부로 나가지 않는 공정 설비로 물 이용의 효율화, 환경가치 제고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오염지하수가 하천으로 침출되는 것을 막는 지하수 관련 공사도 진행된다. 총 430억~45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이 공사는 올해 말까지 1차로 핵심구간인 제1공장 앞 1.1km를 완공하는 게 목표다. 영풍에 따르면 지역사회갈등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인 환경부 '낙동강상류환경관리협의회'에서 제안한 공법대로 시공하게 된다.

이강인 영풍 대표는 올 신년사에서 "공사 이후 공장 앞 낙동강의 윗물과 아랫물의 수질이 같도록 해 '낙동강 상류 수질오염 제로(0)'라는 선언이 절대 허언이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며 "수질뿐만 아니라 대기, 토양, 산림 등 제반 분야에서 벌이고 있는 개선노력들도 속속 가시적인 성과를 내 석포제련소가 환경과 공존하며 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음을 확신시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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