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3월 05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그룹이 사상 첫 ESG채권 발행에 나선다. ㈜효성의 자회사인 효성중공업은 빠르면 이달 말 녹색채권(Green Bond)을 찍어 수백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은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 개발을 비롯한 여러 친환경 사업에 투입한다.효성그룹은 지주회사로 전환한 2018년부터 ESG 경영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조현준 회장도 친환경 사업,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투명성의 중요성을 수시로 강조한다. 이러한 그룹의 기조를 감안하면 첫 ESG채권 발행 시점이 다소 늦어진 감이 없지 않다.
다만 중공업 중심인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려하면 이번 녹색채권 검토는 시기와 상관없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 회사채 시장을 자주 찾지 않는 효성그룹이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ESG채권 발행에 자발적으로 나선 점 역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A등급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고 발행을 추진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ESG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A등급 회사채는 AA등급에 비교해 기관 투자자 모집 리스크가 크다.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천명한 ESG 경영을 자본시장에서 직접 실천하겠다는 그룹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효성그룹은 그동안 회사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과거 불거진 몇몇 부정적인 이슈 탓에 재계 순위 20위의 사세, 안정적인 사업군, 건실한 재무구조 등의 장점이 평가 절하를 당했다. 실제로 계열사 가운데 AA 신용등급을 가진 발행사는 한곳도 없다.
업계에선 이번 녹색채권의 성공 여부가 향후 크레딧 시장에서의 입지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효성중공업을 필두로 ㈜효성,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TNC 등이 주기적으로 ESG채권을 발행해 기관 투자자와의 간극을 좁혀나가면 부정적인 인식이 차츰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공모채 발행을 마친 효성첨단소재의 수요예측 결과에 반영됐다. 효성첨단소재는 모집액의 4배가 넘는 3110억원의 주문을 모으며 5년물 가산금리 -40bp라는 초강세 발행에 성공했다. 과거와 사뭇 달라진 수요예측 열기는 효성중공업의 이번 녹색채권 발행 검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효성그룹 펀더멘탈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호의적이다. 액화수소, 탄소섬유, 재활용 스판덱스 등 추진 중인 여러 신성장동력의 발전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번 ESG채권이 자본시장에서 효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효성도 SK, 현대차, LG 못지 않은 우량 발행사 대열에 충분히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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