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의 머크그룹(Merck Group)과 미국 뉴저지의 머크(Merck & Co.) 두 회사는 서로 독립이지만 뿌리가 같다. 하멜이 표류기를 냈던 1668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바로 남쪽에 있는 다름슈타트에서 프리드리히 머크가 창업했던 약방이다. 이 약방은 후손들에 의해 19세기 동안 크게 성장해서 수백 종의 의약품과 세계 최초로 모르핀을 대량생산하는 제약회사로 컸다. 따라서 머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회사다. 나이가 353년이다.1891년에 23세의 조지 F. 머크가 미국으로 이주해서 뉴욕에 독일 본사의 자회사를 세운다. 이 회사는 1차 대전 중인 1917년에 미국 정부가 적산으로 몰수할 때까지 독일 본사 소속이었다. 1919년에 되찾아 왔는데 그때 독일 회사와 분리되었다. 창업 251년 만이다. 조지 F. 머크의 아들 조지 W. 머크가 승계해서 1925~1950년 동안 회사를 경영했다. 이후 회사는 소유가 분산되면서 가족경영에서 벗어났고 전문경영인이 경영한다.
미국 머크는 2019년 매출 470억 달러, 종업원 수 약 7만 명인 글로벌 5위 권 거대 제약회사다. 백신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필두로 한 제약 90%와 동물사업 10% 비중이다. 화학 분야 소재도 생산한다. 제약업계에서 머크라 하면 대개 미국의 머크를 가리킨다. 미국 머크는 독일 머크보다 큰 회사이고 미국과 캐나다 밖에서는 독일 머크와 헛갈리지 않도록 MSD라는 상호를 쓴다. 독일 머크는 북미에서 EMD를 쓴다. 두 회사는 이름 때문에 소송을 한 적도 있다.
독일 머크는 헬스케어, 생명과학, 기능성 소재 등 분야에 사업을 가지고 있는데 종업원 수는 약 6만 명이고 2019년 매출은 160억 유로다. 독일법상의 주식합자회사(KGaA)이고 1995년 이래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이다. 1920년대부터 가족이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에만 몇 사람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미국 머크와는 달리 중단없이 아직도 머크 패밀리가 지배한다. 가족 소유 합자회사(E. Merck KG)가 독일 머크에 가진 지분이 70%를 넘는다. 외부 주주로는 블랙록이 7%를 보유하는 정도다.
독일 머크의 가족 구성원들은 일찌감치 가족 전통에 대한 학습을 받는다. 기업경영에 관심이 있고 재능을 인정받는 경우 이사회 내 가족 과반수 찬성으로 회사에 임원급으로 들어올 수 있다. 2014년 이후 가족 합자회사의 회장인 12대손 요하네스 바일로우도 IBM 출신이다. 패밀리 우대가 없는 곳에서 능력을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회사의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2009년 10월 기준으로 가족은 모두 217명이었다. 가장 어른이 창업자의 11대손이고 13대손까지 있다고 한다. 이들 중 130명이 가족회의 구성원이고 가족 합자회사 주주다. 오래된 회사라고는 해도 가족 주주의 수가 이례적으로 많다.
그 이유는 가족 간 계약이 지분을 매도하는 것보다 계속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가족 합자회사가 배당을 받아도 그 돈으로 지분을 보충하고 후대에 가족 기업의 가치를 잘 전달하는 것이 목표여서 대부분의 가족들은 모두 각기의 직업과 수입원을 가지고 평범한 시민으로 검소하게 산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